책 이미지
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중국소설
· ISBN : 9788932923437
· 쪽수 : 328쪽
책 소개
목차
황니가와 S 기계 공장에 관하여
생활 태도를 변화시킨 큰 사건
해가 뜨는 세월 속에서
황니가에 나타난 왕쯔광
큰비
철거 이주
햇빛 찬란한 황니가
옮긴이의 말: 상징으로 그려 낸 부조리한 세기말 풍경화
리뷰
책속에서
그 도시 변두리에는 황니가黃泥街라는 거리가 있었다.
쓰레기를 버리기라도 하듯이 하늘에서 검은 먼지가 쏟아져 내렸다. 약간 짭조름한 것이 설파민 알약 같은 냄새가 났다. 어린아이 하나가 맞은편에서 달려왔다. 아이가 콧구멍에서 코딱지를 파내면서 내게 말했다. 「암 환자 두 명이 죽었어요. 저쪽에서요.」
내가 아이를 따라가 보니 철문이 하나 보였다. 철문은 이미 심하게 부식되어 무너져 내리기 직전이었다. 까마귀들이 철침 위에 한 줄로 나란히 앉아 있었다. 코를 자극하는 시체 썩는 냄새가 허공에 가득했다.
거지들은 이미 잠들어 꿈속에서 그 짭조름한 먼지의 냄새를 음미하고 있었다.
꿈이 하나 있었다. 그 꿈은 푸른 뱀처럼 부드럽고 차갑게 내 어깨를 타고 미끄러져 내려갔다.
S 기계 공장에서는 어떤 물건을 생산하는 것일까? 「쇠구슬요.」 사람들은 이렇게 대답했다. 보름에 한 번씩 거무튀튀한 물건 수십 상자가 공장 안에서 운반되어 나왔다. 이 쇠구슬은 어디에 쓰는 것일까? 아무도 대답하지 못했다. 억지로 대답해 보라고 을러대면 사람들은 놀란 표정으로 좌우를 두리번거리며 되물었다. 「상부에서 파견되어 온 분이신가요?」 얼른 자리를 뜨지 않으면 그들은 계속 물어 댔다. 「합리화 관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오래된 혁명 근거지의 전통을 계속 계승하고 전파해야 하는 건가요?」 그러면 상대방은 머리가 당혹감으로 가득 차버렸다. 몸을 돌려 등을 보이며 얼른 그곳을 빠져나가는 수밖에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