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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영미소설
· ISBN : 9788934956020
· 쪽수 : 439쪽
책 소개
목차
19차 상담치료
Part One. 미해결 문제들 두 달 전...
Part Two. 퇴보
Part Three. 진전
Part Four. 더 멀리 진전
부록
리뷰
책속에서
엄마가 내가 일하는 바에 ‘그냥’ 들렀다는 건 어설픈 연막을 친 취조 작전에 불과하다. 그래도 체면을 세워드리자면 대화 속에 당신들이 알고 싶은 질문을 섞어서 하긴 하신다. 이자벨: 뭘로 드릴까요? / 올리비아: 삶의 목표가 있는 딸 / 이자벨: 죄송해요, 다 떨어졌어요. 다른 건요?
내 눈을 믿을 수가 없었다. 주사기, 약병, 하얀 가루가 든 봉지, 대마초가 든 봉지. 이럴 수가. 나는 아연실색한 채 바닥에 주저앉아 상자 안을 한참 들여다보았다. 이럴 리 없다. 완벽한 데이비드 오빠가 마약 중독자일 리 없다. 눈이 작동을 멈추자 코가 끼어들었다. 상자에서 익숙한 냄새가 풍기고 있었다. 그런데 이상했다. 나는 대마초 냄새가 어떤지 안다. 이건 대마초가 아니었다. 담뱃잎이 들어 있는 봉지를 집어 들어서 코에 가져갔다. 허브. 그건 허브였다. 이번에는 하얀 가루가 든 봉지를 열고 새끼손가락으로 찍어서 맛을 보았다. 설탕. 약병에는 식염수라고 꼼꼼히 적혀 있었다. 물건을 상자에서 다 꺼내고 나니 바닥에 이렇게 적혀 있었다. “메롱!”
“말해봐. 증거들을 어떤 순서로 찾아냈어?”
“총, 도박 수첩, 약. 특히 허브를 그렇게 꾸며놓은 게 기막히던 걸.”
“설마 피우려고 하진 않았겠지?”
“그런 짓은 열세 살 적에 아무도 말리는 사람 없을 때나 하는 거야.”
“그래. 너무 궁금해서 물어봤어. 그럼 내가 도박 중독이라는 결론은 언제 섰어?”
“건달들 왔다 갔을 때. 골프 같이 치는 친구들이야?”
“농구야.”
“아하. 그럼 어디 갔다 온 거야? 이탈리아는 아닐 거 아냐.”
“왜 이제 스무고개는 안 하게? 인터넷으로 이탈리아 관광 정보나 한 번 더 검색해보지? 공부할 시간은 며칠 줄 수 있는데.”
“아, 진짜. 오빠, 이탈리아 가는데 휴고 보스 정장을 빠뜨리고 갈 리가 없잖아. 소문을 듣자하니 그 옷에 죽고 못 한다며?”
“누가 그래?”
“우선, 옷을 사랑하는 오빠의 변태 취향에 대해서는 이러쿵저러쿵 안 할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