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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시 > 한국시
· ISBN : 9788936425128
· 쪽수 : 148쪽
· 출판일 : 2025-01-31
책 소개
목차
제1부
언덕
다시 언덕
느티
시월 바다를 향해 말하다
노을
내 맨 나중 가질 것은
연꽃 심을 때
가을 연밭
꽃이 무거운 꽃나무여
꽃과 물과 구름 노래
창을 닦아요
대숲 아침 해
좁은 봄
가을 포구
상강(霜降)
제2부
목도장
콩
시 창작 수업
흰죽
가구를 옮기다
열쇠
병풍
아버지 옷
꽃 배달
제3부
자화상
무지개의 집
기차에서의 술
내가 사랑한 거짓말
묘지명(墓誌銘)
독작(獨酌)
노래를 청하다
사성암에서
새 그리기
가을 손
가면론
가면의 생
서정시를 쓰십니까?
가을 목수
사막을 사모함
나의 얼굴을 다오
옛집 명자꽃 더미 앞에서
쾌청
겨울 후박나무로부터
이야기하러 가는 나무
꽃
어느 날 나는 악기 상가 앞에 서 있다
분장실에서
나는 풍류객
나의 풍경
그림일기
어떤 방
대기실
한파(寒波)
이름을 놓다
제4부
조광조(趙光祖)
청량리역에서
여름의 입구
어느 장마
한 혁명의 방문
꽃밭에서
서울, 2023, 봄
법의 자서전
체중계에 대하여
마술 극장 서(序)
마술 극장 1
마술 극장 2
마술 극장 3
저울
어떤 봄
대서소 1
대서소 2
발명가
숙제
꽃송이 하나 떨어져서
해설|최원식
시인의 말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언덕
파란 눈썹과 같은 언덕
나는 언덕을 사랑하지 않을 수 없지
무엇이든 그 언덕을 넘어서 왔거든
나는 언덕을 넘어오는 한 사람으로부터 나였으니까
그 한 사람을 무슨 이름으로 불러야 할지 알 수 없지
그리하여 한번도 부르지 못하고
나는 그 언덕의 노래였으면 했지
주인이 없거든 노래는 갇히지 않지
그 언덕과 같지 노을 속에서
멀리 사랑이 보이지 붉게 타는 노을
사랑이 보이는 그 긴 언덕을 나는 사랑하지
―「언덕」 부분
물에 노래를 심다니요
그것도 지금 노래가 아니라 훗날
하지(夏至) 때의 그 노래를 심다니요
매일 아비를 잃는, 그믐마다 어미를 잃는
울음 아닌 노래를 심다니요
물에서 피는 꽃이라니요
꽃에서 나는 노래라니요
―「연꽃 심을 때」 부분
서랍의 거미줄 아래
아버지의 목도장
이름 세 글자
인주를 찾아서 한번 종이에 찍어보니
문턱처럼 닳아진 성과 이름
이 도장으로 무엇을 하셨나
눈앞으로 뜨거운 것이 지나간다
이 흐린 나라를 하나 물려주는 일에 이름이 다 닳았으니
국경이 헐거워 자꾸만 넓어지는 이 나라를
나는 저녁 어스름이라고나 불러야 할까보다
어스름 귀퉁이에 아버지 흐린 이름을 붉게 찍어놓으니
제법 그럴싸한 표구가 되었으나
그림은 비어 있네
―「목도장」 전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