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이미지

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세계의 소설 > 기타 국가 소설
· ISBN : 9788937413285
· 쪽수 : 396쪽
· 출판일 : 2020-10-26
책 소개
목차
나쁜 소식 _9
요리와 접대의 기술 _27
머리 없는 기수 _51
나의 전 공작 부인 _95
다른 곳 _141
모노폴리 _165
흰 말 _248
혼령들 _289
래브라도의 대실패 _327
실험실의 소년들 _351
작가의 말 391
리뷰
책속에서
신문 좀 봐요. 티그가 말한다.
거기에는 사진들이 실려 있다. 나쁜 소식에 사진이 곁들여져 있으면 더 끔찍하게 느껴지는가? 나는 그렇다고 생각한다. 사진이 있으면 원하든 원치 않든 보게 된다. 뒤틀린 속 골격만 남고 소각된 차의 모습. 요즘 들어 연달아 보게 되는 광경이다. 까맣게 탄 윤곽이 안쪽에 웅크리고 있다. 이런 사진에는 으레 주인 없는 신발이 나온다. 이런 신발을 보면 마음이 아려 온다. 어디론가 가는 거라고 굳게 믿으며 신발을 신는 무고한 일상적 과업이 슬프게 느껴지는 것이다.
앞으로 다가올 위험은 너무나 막연했고, 그렇기 때문에 너무나 컸다. 내가 그것을 어떻게 대비한단 말인가?
나의 뜨개질은 마음 한구석에서 일종의 부적과 같은 작용을 했다. 벙어리 공주들이 백조가 된 오빠들을 사람으로 되돌려 놓기 위해 짜야 했던 동화 속의 쐐기풀 옷처럼. 내가 아기 옷 일습을 완성할 수만 있다면, 그것을 입을 아기는 세상으로 불려 나올 것이고, 따라서 어머니에게서 나올 것이다. 일단 내가 볼 수 있도록 밖으로 나오면, 얼굴을 갖춘 존재가 되면, 나는 그것을 감당할 수 있을 것이다. 지금 상태로의 그것은 위협적인 존재였다.
내가 왜 해야 해요? 내가 말했다. 내 아기가 아니잖아요. 내가 낳은 게 아니에요. 어머니가 낳으셨잖아요. 나는 어머니에게 이렇게 무례한 말을 한 적이 없었다. 말이 입에서 나오고 있는 순간에도 나는 내가 너무 지나쳤다는 것을 알고있었다. 비록 내가 한 말이, 어느 정도는, 사실이었지만.
어머니는 단숨에 일어나 뒤돌아섰다. 그리고 내 얼굴을 세게 때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