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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추리/미스터리소설 > 일본 추리/미스터리소설
· ISBN : 9788954438629
· 쪽수 : 312쪽
· 출판일 : 2018-08-25
책 소개
목차
감염유희(感染遊戱) 7
연쇄유도(連鎖誘導) 51
침묵원차(沈默怨嗟) 95
추정유죄(推定有罪) 139
리뷰
책속에서
짐작대로 텔레비전에서는 나가쓰카 준의 장례식 장면이 나오고 있었다.
장소는 세타가야 구의 한 장례식장이었다. 추모객들 가운데 모리오 게이코의 모습도 보였다. 카메라는 오열하는 모리오 게이코의 모습을 계속 비추었다. 남다른 미모가 눈에 확 띄었다. 미인이 오열하는 모습은 시청자의 흥미를 끌고도 남을 소재라 방송국 입장에서도 그 장면을 놓칠 리가 없었다. 그때 누군가가 갑자기 채널을 돌렸는데 바뀐 화면에서도 게이코가 우는 모습이 화면을 가득 채웠다.
“날마다 쏟아져 나오는 정보가 오토모 같은 사람 손에 들어간다면 어떻게 되겠나? 요즘 공무원을 원망하는 사람은 백 명이나 천 명 정도의 자잘한 규모가 아니라고. 몇십만 명, 몇백만 명의 국민이 관료들을 증오하면서 밤마다 텔레비전 앞에 앉아 이를 갈고 눈을 부라리지. 15년 전, 오토모 신지가 품었던 원망과 분노가 지금 이 순간에도 많은 국민 사이에 똬리를 틀고 응어리져 있어. 그 응어리는 시시각각 사람들을 감염시켜 세력을 넓혀가겠지. 엄청난 시대가 닥쳐올 거다, 레이코. 바로 정부에 대한 국민의 역습이야. 까딱하다간 마녀사냥을 보게 될지도 몰라. 관료라는 사실 하나만으로, 자칫 중앙관청에서 일한다는 게 알려지기라도 하는 날에는 곧장 사형대로 끌려가겠지. 이미 그런 시대가 도래했는지도 모르고.”
그렇다. 인간의 목숨은 빼앗고 나면 보상할 길이 없다. 오로지 죽음으로써 용서를 구해야만 한다. 사람을 죽이면 사형선고를 받아 마땅하다고 여겨왔다. 경찰관으로서 지닌 신념이기도 했다. 그렇게 믿고 날마다 구두 밑창이 닳도록 도쿄 거리를 활보하며 형사로서 책임을 다해왔다.
구라타는 오만 가지 생각으로 머릿속이 복잡했다. 다른 사람은 몰라도 내 아들만은 용서받기를 바라는 속물 같은 생각 따위 하고 싶지 않았다. 오히려 내 아들이기에 더욱더 엄격하게 죗값을 치러야 했다. 앞장서서 경찰에 넘기고 부디 아들의 목숨을 거두어 가는 것으로 죄를 사하여 주십사 고개 숙여 빌어야 했다. 지금도 그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 히데키에게 선택권이 주어진다면 죽음을 선택하라고 권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