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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인문학 > 교양 인문학
· ISBN : 9788957077917
· 쪽수 : 280쪽
책 소개
목차
현재 판본 머리말
이제껏 한 번도 본 적 없는 것
1. 문화와 야만
2. 예술의 기준에서 판단한 과학
3. 과학의 독주: 기술
4. 삶의 병
5. 야만의 이데올로기
6. 야만의 실행
7. 대학의 파괴
언더그라운드
옮긴이의 말
책속에서
1987년 『야만』이 출간되었을 때 이 책은 커다란 반향뿐 아니라 신랄한 비판 또한 일으켰다. 그 어조는 단호했으며, 그 주장은 지나치게 단정적인 것 같았다. 그 지복천년설의 제안에 예언적인 무엇이 있었다. 사라져가는 문화에 관한 한탄은 과거의 향수를 잘 숨기지 못했다. 그리고 어쩌면 다른 것에 자리를 내줘야 했을 생각이나 방식, 표현 방법에 관한 애착을.
‘소통’의 회복을 떠맡게 된 건 컴퓨터다. 고전 사유가 “의식의 소통”이라 불렀고, 현대 현상학이 여전히 “상호 주관성”이라는 이름 아래 부르는 것, 누군가가 다른 누군가의 동시대인으로 되는 이 감정적 동요는 이제 화면 위 객관적 메시지의 출현으로 귀결한다. 이는 ‘정보의 고속도로’다. 그 위에서 우리는 누구의 얼굴도 구별하지 못한다. 소통, 이곳에서는 아무와도 소통하지 않으며 그 내용은 속도에 따라 빈곤해지기를 멈추지 않는다. 결국 다중적이고 비일관적인 모든 분석과 모든 평가 기준과 모든 비판에서, 그 역사와 발생에서 모든 이해 원칙에서 단절된 아무 의미 없는 정보의 소통이다. 바야흐로 학교에 컴퓨터를 들일 때다. 수업하는 건 컴퓨터의 몫이다. 유전자 사이에서 발생하는 것과 비슷한 정보의 소통이다. 모든 형태에서, 그리고 모든 변장을 통해 인간의 ‘자연화’는 갈릴레이의 ‘아프리오리’가 갖는 마지막 변모다. 인간은 사물과 다르지 않다.
이 책에서 우리가 던지는 물음은 지금 얘기한 물음들을 피할 수 없다. 우리 시대 고유한 쇠퇴를 이해하는 일은 어떻게 삶의 쇠퇴 일반이 가능한지를 아는 일을 함축한다. 하지만 우리 시대의 쇠퇴가 더 뚜렷하다. 우리에게 닥친 야만의 특수한 성격을 명백하게 하는 게 중요하다. 야만의 그늘에서 우리는 벌써 눈먼 이처럼 비틀거린다. 현대의 혼란이 과학 지식과 그것이 낳은 기술의 과도한 발전의 결과로 생기며, 또 그와 함께 과학 지식이 삶의 지식을 거부한데서 생긴다는 주장은 너무 일반적이고 극단적으로 보이게 될 것이다. 결국 자세한 보기를 통해 이를 증명해야 한다. 먼저 예술을 거론하겠다. 이는 우연이 아니다. 과학의 야만이라고 우리가 잠정적으로 부르게 될 것을 밝혀주는 것이 바로 예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