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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인문학 > 문화/문화이론 > 일본문화
· ISBN : 9788960905863
· 쪽수 : 280쪽
· 출판일 : 2021-10-30
책 소개
목차
책머리에 7
1부 일본인의 독서사
독서의 시작
『겐지 이야기』를 읽는 소녀 • 음독인가 묵독인가 • 스가와라노 미치자네의 짜증 • 내 방을 갖고 싶다 • 개인적인 독서
난세 일본의 르네상스
서재와 가이쇼 • 겐지 르네상스 • 한자를 읽지 못하는 지식인 • 히라가나에 의한 독서층 확대
인쇄 혁명과 데라코야
프로이스와 기리시탄판 • 사이카쿠와 출판의 상업화 • 사무라이의 독서 • 자발적인 공부 붐 • 대중의 독서
새로운 시대로
후쿠자와 유키치의 『학문의 권장』 • 새로운 머리와 오래된 몸 • 음독에서 묵독으로 • 의무교육의 힘
2부 독서의 황금시대
20세기 독서의 시작
누구나 책을 읽는 시대로 • 백만(국민) 잡지의 등장 • 엔본 붐 • 문고의 힘
우리의 독서법
촛불에서 전등으로 • 책장이 있는 집 • 일용 노동자의독서 • 전철에서 책을 읽는 사람들
전쟁의 참화를 딛고 새 출발
종이가 사라졌다! • 책에 대한 굶주림 • 부활 • 20세기 독서의 전성기
활자에서 멀어지다
만화를 읽는 대학생 • 팔리는 책이 좋은 책이다 • 사람들이 책을 읽지 않게 되었다 • 황금시대의 종언
종이책과 전자책
만화를 읽는 대학생 • 팔리는 책이 좋은 책이다 • 사람들이 책을 읽지 않게 되었다 • 황금시대의 종언
리뷰
책속에서
9세기부터 10세기에 걸쳐 궁정의 여성들 사이에서 한자의 초서체를 바탕으로 한 표음문자, 즉 히라가나가 일상적으로 쓰이게 되었다. 그리고 일본어 표기를 위한 그 새로운 문자 덕에, 그때까지 남성 지식인이 장악한 한자 문화 안에서 침묵을 강요당해왔던 여성들이 와카和歌와 일기와 수필과 편지, 결국에는『겐지 이야기』와 같은 거대한 이야기까지도 자신의 말로 쓸 수 있는 상황으로까지 변모해간다.
1000년 전 극소수의 상층 귀족 사이에서 시작된 독서의 습관이 에도와 교토, 오사카 등 대도시를 중심으로 이윽고 일반 서민을 포함해 일본 사회 내 모든 계층에 뿌리를 내리게 되었다. 메이지 유신도, 그리고 뒤이은 문명개화도 그 배경에는 이처럼 에도시대 후기에 급속도로 두께를 더해간 독자층의 존재가 있었던 것이다.
우선 첫 번째로 문해율인데, 프랑스의 역사인구학자 에마뉘엘 토드Emmanuel Todd에 따르면 유럽에서는 1900년이 되면 여성을 포함하여 인구의 90퍼센트 이상이 문자를 읽을 수 있게 되었다고 한다. 따라서 그 시기가 일본과 앞서거니 뒤서거니 했다. 다만 이것은 독일, 스칸디나비아, 스코틀랜드, 네덜란드, 잉글랜드 동북 및 남부, 프랑스 동부 등의 선진 지역에 한정된 것이고, 같은 유럽이라도 포르투갈이나 스페인 등의 지중해 지방, 이탈리아 남부 등에서는 겨우 50퍼센트, 지역에 따라서는 25퍼센트 이하인 지역도 있었다고 한다.
그렇다면 미국은 어땠을까? 이탈리아의 경제사가 카를로 치폴라Carlo Maria Cipolla에 따르면 같은 1900년, 합중국에서도 백인과 비백인을 합쳐 인구의 약 90퍼센트가 유럽의 선진 지역 정도로 문자를 읽을 수 있게 되었다. 문해율에 있어서는 일본도 구미 선진권도 거의 같은 수준으로 20세기를 맞이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