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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한국에세이
· ISBN : 9788960908413
· 쪽수 : 252쪽
책 소개
목차
프롤로그_계속 듣고 싶은 이야기(이지수)
처음이라는 특별한 의미
- 뭐야, 별거 아니잖아?(서이제)
- 어떤 영화는 이런 식으로도 특별해진다(이지수)
두 번째 만남
- 다시는 볼 수 없을 사람에게(서이제)
- ‘빨간 맛’은 이제 그만(이지수)
각자 혼자 함께
- 빛과 함께 사라졌다가(서이제)
- 우리 이제 파전 먹으러 갈래요?(이지수)
나는 이 도시를 사랑하게 되었다
- 가본 적 없는 곳에 애정을 갖는 일(서이제)
- 사라졌지만 이어지는 것(이지수)
최고로, 제일, 가장
- 추락하는 필모에 날개를……(서이제)
- 멀리서 응원봉을 흔드는 마음으로(이지수)
떠올리면 언제든 그 계절로 데려가는
- 수박 껍질 같은 사랑(서이제)
- 여름 햇살이 축복처럼(이지수)
오묘하고 깊은 맛
- 매일 먹고 사는 일(서이제)
- 50개의 밤껍질을 벗기며(이지수)
좋거나 혹은 별로거나
- 차기작을 기다리며(서이제)
- 더 많이 보며 실패하고 성공하기(이지수)
마침내 헤어질 결심
- 영화의 언어를 통해(서이제)
- 사랑의 시차(이지수)
당신을 위한 영화
- 그래도 아름다워(서이제)
- 내가 지금 뭘 본 건가(이지수)
에필로그_아름다운 시선 하나(서이제)
책속에서
나는 가끔 영화가 사라진 세상을 상상했다. 그러니까 거대한 인류의 역사에 고작 100년에서 200년 정도 잠시 존재했던 예술이 될지도 모른다고. 영화는 정말 이대로 끝인가? 이따금 나는 생각하고, 그렇게 생각하기 때문에 영화가 지속될 것이라고 믿는다. 사라짐을 상상한다는 것은 언제나 사랑의 증거가 되었으니까.
우리는 빈틈이 메워지는 짜릿한 순간만을 위해 살지 않는다. 삶은 오히려 그 앞과 뒤에 더욱 길게 펼쳐져 있다. 틈을 메워 강렬한 행복이나 만족감을 느끼는 건 우리의 길고 지루한 인생에서 이따금 꼭 필요한 순간일 수도 있다. 그러나 존재하는 모든 틈을 미친놈처럼 일일이 메울 수 없다면, 어떤 틈과는 함께 살아가는 방법을 익히는 편이 좋을지도 모른다.
“혼자가 되지 않는 유일한 방법은 내가 없는 것이다”라고 시작하는 소설을 쓴 적이 있다. 극장에서의 경험은 내가 잠시 사라지는 경험이기도 했고, 동시에 수많은 사람과 함께하는 시간이기도 했다. 나는 줄곧 혼자였지만, 그런 방식으로 이따금 혼자가 아닐 수 있었던 것이다. 내가 혼자라는 사실을 잠시 잊거나 지우거나, 또는 각자 혼자 함께하거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