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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한국소설 > 2000년대 이후 한국소설
· ISBN : 9788932042336
· 쪽수 : 334쪽
책 소개
목차
1부 로사르믹제
이미상 상담방랑자
임솔아 퀘스트
김리윤 조명하지 않는 빛
박세미 아사나를 향하여
2부 소진된 인간
서이제 더 멀리 도망치기
손보미 빚
위수정 제인의 허밍
강성은 미니멀라이프
송승언 영원의 고향 같은 숲, 옛 친구, 그리고 음률이 붙지 못할 다크 포크 Dark Folk를 위한 몇 편의 짧은 시
3부 어두운 곳에서 홀로
김연수 신의 마음 아래에서
한유주 작별하는 각별한 사람들
안미린 첫눈의 미래
이제니 맑은 물은 맑은 물을 만진다
출간의 말
저자소개
책속에서
“명상의 효과가 얼마나 갈 것 같아요?” ‘환자’가 물었다. “누구나 처음 아프면 이유를 알려고 해요. 아픈 이유를 알면 병이 다 나을 것처럼. 신참 환자들은 대증요법對症療法을 우습게 알아요. 병이 잠시의 해프닝이라도 되는 듯 어깨 한번 으쓱하면 떨어낼 수 있을 줄 알죠. 하지만 결국에는 미봉책이 우리를 살게 한답니다. 고통의 주머니를 잠시 오므리는 미봉, 죽은 새 위에 얇게 덮어놓는 티슈, 딴 곳을 보는 아이의 주의를 잠깐 끌기 위한 손가락 스냅. 그 잠깐의 ‘눈 가리고 아웅’이 우리를 살린다는 것을 어떤 수로 설명할 수 있을까요?”
이미상, 「상담방랑자」
“어른이 돼서 그런 거 아닐까?”
내가 영혜에게 말했다.
“착해진 거 아니야?”
지원이 농담을 던졌다.
“난 겁이 많아져서 변한 거라고 생각해.”
영혜가 답했다. 옆에서 민조가 중얼거렸다.
“셋 다 비슷한 뜻으로 느껴지는데.”
영혜는 가끔 고어물을 좋아하던 자신을 되찾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고 했다. 개연성이 없어서 하위문화 취급을 받았던 고어물의 무개연성에 대해 가끔 생각한다고 했다.
“개연성이라는 게 현실에 있나?”
영혜가 말했다. 우리는 각자 자신에게 벌어졌던 안 좋은 일들을 떠올렸다. 어째서 그런 일이 벌어졌는지 이해해보기도 전에 또 다른 안 좋은 일이 앞섰던 안 좋은 일을 덮어갔다.
임솔아, 「퀘스트」
우리가 다른 꿈으로 돌아가더라도
우리가 같은 꿈으로 돌아가더라도
같은 피로에 절어 있다 해도
디테일이 다른 생활이 우리를 짓누른다 해도
눈을 감은 채로도 방은 환하고
창이 많고
네가 보는 것을 나도 본다.
김리윤, 「조명하지 않는 빛」