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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추리/미스터리소설 > 일본 추리/미스터리소설
· ISBN : 9788963700823
· 쪽수 : 288쪽
· 출판일 : 2009-12-22
책 소개
리뷰
책속에서
“교코 언니는 관심 없어요?”
“뭐가?”
“마루우도 말이에요.”
다에의 입을 통해 전통 있는 서점의 이름을 들은 교코는 자기도 모르게 새삼 입이 헤 벌어졌다.
미호가 일하는 마루우도는 오랜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서점일 뿐 아니라 멀리서도 찾아오는 사람이 있을 정도로 매력적인 서점인 모양이다. 전부터 가보고 싶기는 했지만 지금 그런 말을 하면 미호의 생각대로 될 것이다.
“그야 마루우도에는 흥미가 있지. 그래도 유령소동은 곤란해. 어차피 뭔가 잘못 본 걸 거야. 지금쯤 벌써 해결됐을지도 몰라. 그래, 그럴 거야. 그냥 내버려두자구.”
“괜찮겠어요?”
“응, 당연히 괜찮지.”
교코가 고개를 크게 끄덕이자 다에가 환하게 웃었다.
교코는 미호의 편지를 차곡차곡 접어서 봉투에 넣고는, 그것을 자신의 가방 깊숙이 밀어 넣고 이별을 고하듯 바깥쪽을 톡톡 두드렸다. 그럼 안녕히, 라는 기분이었는데 미호는 마치 그 행동을 보고 있기라도 한 듯 다음 날 두 번째 편지를 보냈다.
왈, 유령의 정체가 대충 밝혀졌다. 그건 27년 전에 일어난 살인사건과 관련이 있다-라고.
서점업계에서는 ‘살아 있는 책꽂이, 죽어 있는 책꽂이’라는 표현을 자주 쓴다. 매일매일 꾸역꾸역 들어오는 새로운 책들을 쫓아다니다보면 책꽂이에 꽂힌 책 중에서 구체적으로 무엇이 팔리고 무엇이 안 팔리는지 볼 수 없게 된다. 그러면 어느새 손님이 요구하는 책은 부족하게 되고 책꽂이는 정작 눈길 한번 안 주는 책들이 다 차지하게 된다.
“유령은 왜 하필이면 서점에 나타나는 걸까요? 저는 그게 무척 궁금해요. 설마 책을 읽으러 오는 건 아니겠지요?”
도모히코는 가라앉았던 표정을 떨치고 눈썹을 크게 움직이며 어깨를 으쓱했다.
“그건 사실 이상한 일이 아니에요. 그 무렵 선생님의 집에 드나들던 작가 지망생들은 입을 모아 말했지요. 언젠가 정식으로 작가가 되어 반짝반짝 빛나는 자신의 책을 이 마루우도에 놓아두는 것이 꿈이라고. 고마츠 아키오도 물론 그렇게 말했어요. 나의 단 하나의 바람은 마루우도의 책꽂이에 꽂힌 내 책을 보는 것이다, 라고. 그런 바람이 마음 깊이 새겨지거나 미련으로 남았다면 유령이 되어 우리 서점에 나타나는 것도 결코 이상하달 일은 아니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