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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사회과학 > 비평/칼럼 > 국제사회비평/칼럼
· ISBN : 9788964360286
· 쪽수 : 330쪽
· 출판일 : 2011-05-11
책 소개
목차
한국의 독자들에게
제1장 정체성을 넘어서
제2장 페미니즘 속의 인종주의
제3장 교차하는 히로시마
제4장 가족과 이문화 적응
제5장 ‘전후’에 만들어진 식민 지배
제6장 정주외국인과 근대국가의 오산
제7장 국민주권 원리와 정주외국인의 참정권
제8장 다문화주의의 가능성과 어려움
제9장 젠더의 정치와 국민의 재구성
제10장 난민 받아들이기와 포스트국민국가
시작을 위한 후기
주석
참고 문헌
글이 처음 실린 곳
옮긴이 후기
책속에서
결국 피차별자가 그 차별을 고발하는 것은 단지 자기 자신에 대한 의무이기 때문이다. 차별을 방치하지 않기 위한, 스스로 내면화하지 않기 위한 의무 말이다. 결코 차별을 없앨 책임을 혼자 도맡아서가 아니다. 그런데 ‘다수자’들은 이러한 ‘소수자’의 고발을 <지원>한다는 형태로 반차별의 태도를 취하려고 한다. 그러나 차별과 싸우는 주체가 되고 차별을 없애는 데 사회적 의무와 책임을 다해야 하는 것은, 오히려 차별하는 사람들이지 피차별자가 아니다. 그런 것을 ‘다수자’가 ‘소수자’를 <지원>한다고 하는 순간, 그 책임은 교묘하게 ‘소수자’에게 전가되고 ‘해주기’, ‘받기’라는 상하관계가 생겨나 다시 ‘다수자’가 우위에 선다. 이러면 차별 구조를 똑같이 덧칠하는 것밖에 되지 않는다.
제1장 정체성을 넘어서(53쪽)
조선인에게서 일본 국적을 박탈함으로써 일본은 자기들에게 유리하게 전후 처리를 할 수 있는 관건을 쥔 것이다. 먼저 조선인이 강제적, 또는 반강제적으로 일본으로 건너온 역사를 은폐하고 “외국인이지만 혜택을 베풀어 살게 해준다”는 식의 논리로 바꿔치기하는 것이 가능하게 됐다. 다음으로 소행이 선량하고 순종적인 재일조선인은 경기의 안전판적인 역할을 하는 노동력으로서 그대로(또는 귀화시켜서) 살게 해주지만, 일본 정부에 반항적이거나 구미에 안 맞는 재일조선인은 강제퇴거로 쉽게 내쫓을 수 있게 됐다. ……현재도 외국인 노동자 대부분을 불법 상태에 둠으로써 자기 뜻대로 조종하려고 하듯이 재일조선인의 일본 국적을 박탈함으로써 뜻대로 조종하려고 한 것이다.
제5장 ‘전후’에 만들어진 식민 지배(146쪽)
‘외국인’ 노동자가 문제가 될 수 있는 것은 노동력 이동 그 자체 때문이 아니다. 이동하는 ‘도중에 우연히 국경선이 있었기’ 때문이다. ‘외국인’ 노동자 문제란, 노동자가 ‘외국인’이기 때문에 생기는 문제가 아니라 거기에 ‘국경선’이 있었기 때문에 생기는 문제, 즉 ‘국경선’ 문제인 것이다. 물어야 할 것은 ‘외국인’ 노동자를 받아들일 것이냐 말 것이냐가 아니다(노동력이 필요할 때에는 그것을 묻기 전에 ‘외국인’ 노동자를 받아들이는 것이 현실일 것이다). 물어야 할 것은 오히려 왜 거기에 국경선이 있었는가, 국경선에 의해 지켜지고 있는 것은 무엇인가 하는 문제이다.
제6장 정주외국인과 근대국가의 오산(166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