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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사회과학 > 비평/칼럼 > 한국사회비평/칼럼
· ISBN : 9788954645195
· 쪽수 : 384쪽
책 소개
목차
편집자 머리말 | 이상엽
기억을 소환하기 위한, 사진
해설 | 후지이 다케시
물에 빠진 개는 쳐라
1 광장의 기억
2 기억의 광장
사진 설명
참여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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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우리가 막 지나온 역사적 현장의 잔상이 아직 가시기 전, 날것에 가까운 상태로 이 사진들을 대중에게 서둘러 전달할 책무가 있다고 느낀 것도 그 때문이다. 이 사진들은 탄핵과 파면, 박근혜의 구속이라는 격변 이후 우리 사회를 어떻게 재구성해갈지에 관한 화두를 놓치지 않도록 시민들에게 제공하는 기초 자료에 가깝다. 분명 시급한 과제들이지만 그렇다고 속보 위주의 강한 자극성을 가진 사진으로 뉴스와 경쟁할 이유는 없다. 이 책은 오히려 뉴스가 그렇게 생산하고 소비한 이미지, 그 이미지들을 통해 각인된 현상의 깊은 이면을 보게 하는 사진들에 더 비중을 두었다. 우리는 책의 독자들이 잊고 있는 또는 잊어가고 있는 기억을 소환하기 위해 노력했다.
[...] 이 책은 ‘그날’ 당신과 내가 어디에 있었느냐고 묻고 있지만, 우리 모두는 어디에 있었든 이 역사의 동참자들이며 미래의 방향을 결정할 사람들이다. 어디에 있었느냐는 물음은 그래서 이렇게 바꾸어도 좋을 것이다. 이제 당신은 어떤 민주주의를 선택할 것인가?"
-- 이상엽, 머리말 "기억을 소환하기 위한, 사진" 중에서
"이 사진집은 즐거웠던 승리의 순간을 기억하기 위한 것이 아니다. 물론 실제로 우리는 승리를 했고, 그 경험은 앞으로 우리가 살아가는 데 크나큰 힘이 될 것이다. 하지만 그 승리에 도취해 벌써 ‘너그러운 마음’을 가지게 될까 봐 우려하는 마음이 이 사진집에는 담겨 있다. [...] 중국의 작가 루쉰은 1926년 초에 발표한 글, 「페어플레이는 아직 이르다」에서 페어플레이를 주장하며 물에 빠진 개는 치는 게 아니라고 설파한 이를 강하게 비판했다. 악한 이들이 조금 약한 척을 하면 바로 불쌍히 여겨 용서해주려는 선한 사람들이 지니는 경향을 우려한 것이다. 물론 루쉰도 무조건 페어플레이를 배격하지는 않는다. 상대를 잘 보고 하라는 것뿐이다. 우리가 어떤 ‘개’를 상대했었는지 잘 봐야 한다. 그리고 개는 결코 한 마리가 아니다.
이 사진집 1부에 수록된 사진들은 대부분 촛불집회를 기록한 것들이다. 박근혜를 파면시킨 이 촛불집회를 두고 무혈혁명이라고 표현하는 사람들이 더러 있다. 대통령 파면이 결정된 3월 11일에 탄핵에 반대하는 이들 가운데 사상자가 난 것을 제외하면, 실제로 탄핵 국면에서 누가 피를 흘리는 일은 없었다. 하지만 시야를 최근 몇 달이 아니라 ‘박근혜 4년’으로 확장하면, 무혈이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잔인했던 시간들이 떠오른다. 세월호뿐만 아니라 정부와 결탁한 재벌 기업에서, 안전관리도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 전철역에서, 송전탑을 강요당한 밀양 같은 지역에서, 그리고 바로 광화문에서 죽음으로 내몰린 이들을 생각한다면, 무혈혁명이네 명예혁명이네 하면서 좋아하고 있을 수만은 없다. 그들의 죽음은 결코 박근혜 개인에 의해 초래된 것이 아니다. 그렇다면 대통령 하나 파면시킨 것만 가지고 그들의 죽음 앞에 우리는 떳떳할 수 있을까?"
-- 후지이 다케시, 해설 "물에 빠진 개는 쳐라"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