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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인문학 > 인문 에세이
· ISBN : 9788964374894
· 쪽수 : 312쪽
· 출판일 : 2025-07-21
책 소개
두 발달장애인을 돌보는 엄마, 그리고 장애 학생과 비장애 학생이 서로에게 배우는 통합 교육을 꿈꾸며 좌충우돌하는 중학교 영어 교사. 학부모이자 교사인 건 분명한데, 어쩔 땐 학부모도 교사도 아닌 그 어떤 존재가 된다. 그 덕분에 길에서 교실에서 강연장에서 만난 수많은 교사와 학부모, 학생 들과 나누었던 웃기면서도 가슴 아프고, 슬프면서도 통쾌한 이야기들을 묶었다. 교사가 아무리 '존중'을 가르쳐도, 교실에서 '눈으로 보고' 배우는 것이 훨씬 많은 아이들을 위해서라도 한번 일궈 보고 싶다고 다짐한 함께하는 교육, 함께하는 성장의 시간들.
"우리 아이들은 세상 속에서, 사람들과 부딪히며 더 많이 배운다는 것을. 그리고 세상도 우리 아이들에 대해 배워야 한다는 것을. 이제는 너무나도 잘 알게 되었으니까."
― 책 속에서
목차
프롤로그 10
1장. 나를 부모로 만든 아이들
당연히 낳아야지요 14
내가 바랐던 아이 17
병원 쇼핑 20
사이비 치료 28
엄마, 이거 봐 40
꿈이 바꾼 삶 47
노래 부르는 어린이 52
유아 수험생 56
다섯 살의 연우에게 59
내가 그때로 돌아간다면 63
함께하는 손길 66
진짜 기도 71
채비 74
내가 꿈꾸는 아이의 미래 78
2장. 내 아이를 위한 학교
보이지 않는 아이 86
사람이 우선이지 90
싸우는 엄마들 98
내 아이를 위한 학교 108
다시 돌아간 공교육 112
실수가 아니라 차별 119
바지를 내리면 학교에 다닐 수 없어 132
그 질문, 왜 하면 안 될까? 137
조급한 엄마가 되지 않기로 144
존중의 언어 148
정우가 장애인이에요? 152
깍두기 규칙이 보여 준 함께하는 교육 155
3장. 엄마의 눈으로 본 세상
있는 그대로의 사랑 162
나도 배우고 싶어요 165
누구에게나 어린 시절을 향유할 권리가 170
장애로 퉁 쳐지는 사람 172
버스 하나 해 먹은 날 176
야만 사회 181
접시빵 주세요 187
뒤돌아봐 줘서 고마워 192
표현하지 못한 마음 195
딸의 사춘기 198
아름다운 역주행 201
사랑의 메아리 206
조심스럽게 다리를 놓는 중입니다 210
4장. 함께하는 교실, 함께하는 성장
약점이 강점이 되기까지 216
모두를 위한 수업 설계 220
함께하는 교실, 함께하는 성장 224
교실에서의 존엄 234
특수학교에 가야 하는 거 아니야? 240
배려와 배제 사이 243
교사에게 짐이 되는 통합 교육, 어떻게 해결할까? 247
배우지도 않고 평가받는 아이들 258
부모는 다 아프다 268
모든 행동에는 이유가 있다 272
함께 눕는 아이들 277
장애를 당당하게 말하는 아이 282
그건 정말 당연한 걸까? 285
나쁜 소식 전하기 289
선생님, 사실 힘들어요 292
모두 다 꽃이야 297
너의 내일을 응원해 299
녹음기 이전에 해야 할 고민 304
마이크를 잡은 엄마 308
에필로그 311
저자소개
책속에서
아이가 여섯 살이 되던 해 여름, 지옥이 시작되었다. 자폐증이 있는 아이라 계절 변화에 민감해 매년 여름이 힘들긴 했다. 하지만 그해에는 어떤 말로도 표현하지 못할 고통이 찾아왔다.
아이는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이유 없이 울기 시작했다. 밥을 먹을 때 잠시 멈췄다가, 다시 울었다. 밤에 눈을 감을 때까지, 울음은 멈추지 않았다. 울음소리는 다양했다. 끙끙 앓는 소리, 짜증 섞인 신음, 점점 커지는 울부짖음. 시간이 지날수록 내겐 모두 똑같은 고문의 소리로 들렸다.
‘분명 이유가 있을 거야.’
아이에게 아무리 물어봐도, 대답은 돌아오지 않았다. (<사이비 치료>)
나는 이제 이전의 내가 아니었다. 멋진 1등만이 되고 싶었던 사람이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되었다. 아무도 관심 가져 주지 않는 소외된 아이들, 존재하지만 존재하지 않는 것처럼 취급되는 아이들에게 나는 그 누구보다 관심을 쏟는 교사가 되었다. 시험 점수 1점이라도 올리는 것이 중요했던 내가, 소외된 사람에게 따뜻한 사랑을 베풀 수 있는 심성의 제자를 기르는 것이 목표가 되었다. 그렇게 하루하루 나는 내 아이들을 보는 마음으로 제자들을 만난다. 내가 만나는 학생들이 곧 내 아이들이 살아갈 세상이자 미래이므로. (<꿈이 바꾼 삶>)
카페에서 쫓겨난 경험을 해 본 사람이 몇이나 될까? 어느 날 우리 가족은 카페에서 빵을 먹다 쫓겨났다.
“손님들이 불편해하십니다. 죄송하지만 정리하고 나가 주세요.”
그렇게 큰 소리로 부르지도 않았고, 아주 짧게 부르다 그쳤을 뿐인데. 노래를 부르지 말아 달라는 부탁도 아니고 나가 달라니? 게다가 어디서든 환영받아야 마땅할 일곱 살짜리 아이였는데. 시선을 다른 데 둔 채로 온 감각을 동원해 우리를 주시하고 있던 카페 손님들, 그 공간에 가득 차 있던 쌀쌀한 공기는 두고두고 잊히지 않았다. (<노래 부르는 어린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