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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인문학 > 서양철학 > 현대철학 > 슬라보예 지젝/슬로베니아 학파
· ISBN : 9788967359669
· 쪽수 : 384쪽
· 출판일 : 2021-11-22
책 소개
목차
머리말
여전히 혹은 아직도 지젝, 이데올로기 비판과 존재의 무 —자밀 카더
1부
1장 지젝에게는 어떤 대상이 숭고한가? —이언 파커
2부
2장 마르크스주의자 헤겔: 지젝의 독일관념론 수정 —토드 맥고원
3장 지젝과 기독교: 마르크스와 프로이트 이후의 종교 비판 —브루노 보스틸스
4장 예식처럼 거행되는 우연성과 양가적 자유 의례 —조슈아 러메이
3부
5장 자연 경제학 비판: 지젝과 함께 양자역학을 —에이드리언 존스턴
6장 지젝은 에코 시크 —베리나 앤더맷 콘리
7장 지젝과 파농: 자기를 해치는 폭력 —에릭 포크트
8장 지젝은 누구를 배신했는가?: 레닌과 민족 문제, 그리고 혁명적 국제주의가 남긴 탈식민주의 유산 —자밀 카더
4부
9장 왕과 천민, 섹스 그리고 전쟁 —슬라보예 지젝
지젝 저서 목록
참고문헌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지젝은 자신이 드러낸 모순을 모두 해결하지 않는다. 어떻게 그가 해결할 수 있겠는가? 마르크스주의 용어대로 기술하자면, 지젝 자신이 자아비판의 자리이며, 교화가 영원히 이루어지는 자리다. 정신분석 용어로 말하자면, 지젝의 분열은 비일관성의 원천이자, 다시 일관성을 부여하는 원천이다. 즉 지젝이 스스로 보여준 분열은 지젝이 상징계의 본성과 자신에 대해 논증한 것에 다시 일관성을 부여하는 근원인 것이다. 헤겔의 용어로 표현하자면, 지젝은 오늘날 우리가 꼼짝없이 갇혀 있는 곳에서 빠져나오는 길을 그려낸다. 이 길은 늘 완결되지 않으며 반드시 부정적 변증법을 따른다. 지젝다움에는 미완결이 있다. 지젝다움을 온전히 드러낼 체계나 곁쇠가 없다는 말이다. 이 미완결은 ‘지젝주의자’다움의 미완결이기도 하다. 지젝주의자답게 되는 것은 불가능하다. 이 불가능성을 이해할 때, 세계가 다르게 바뀔 수 있다고 믿으며, 무에서 다시 시작할 수 있다.
타자의 타자됨을 존중할 때, 우리는 타자의 정체성이 온전하다고 생각한다. 분열된 주체와 달리, 타자는 스스로 동일하다. 그래서 타자를 알려고 하는 주체에게 타자는 완전히 낯선 존재이다. 유럽이 미국 대륙을 침입하기 전에 미국에 이미 원주민이 살았다거나 자연계는 조화로운데 인간이 개입하여 조화가 깨졌다는 생각은 이런 타자 개념에서 곧바로 도출된다. 다른 측면에서는 마음을 달래주는 이런 타자 개념에도 문제가 있다. 우리가 이 개념을 사용하는 한, 존재는 나뉘어 있고 자기 동일성도 불가능함을 보지 못할 것이다. 유럽인이 침입하기 전에 살았다는 미국 원주민은 정체성을 순수하게 유지하는 존재를 표상한다. 분열된 주체성을 가진 유럽인이 이 원주민을 망쳤다. 이런 생각에는 정치 기획을 망치는 해로운 요소가 나타난다.
주체가 결론이 정해지지 않은 미래보다 과거와 맺은 관계가, 특히 과거 자체에 내재한 우연성과 맺은 관계가 자유의 으뜸 되는 측면이다. 지젝에게 과거는 현재를 결정하지 않는다. 오히려 미래가 다를 수 있는 것은 오직 과거가 있었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과거와 단절하지 않고, 오히려 과거를 취하여 변형하는 행위가 참으로 자유롭다. (우리를) 결정하는 원인과 우리가 맺은 관계 안에서만 우리는 자유롭다. 과거와 상관없었던 행위는 의미가 없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