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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사회과학 > 정치학/외교학/행정학 > 정치인
· ISBN : 9788971993873
· 쪽수 : 364쪽
· 출판일 : 2010-04-26
책 소개
목차
고맙습니다
노무현 자서전, 이렇게 만들었습니다
프롤로그: 실패와 좌절의 회고록
제1부 출세
1. 유년의 기억
2. 은인 김지태 선생
3. 내 인생의 부산상고
4. 막노동판에서
5. 권양숙을 만나다
6. 사법고시 합격
7. 세속의 변호사
제2부 꿈
1. 부림사건
2. 운동 전문 변호사
3. 사람 사는 세상
4. 분열과 좌절
5. 국회의원이 되다
6. 청문회 스타
7. 의원직 사퇴
8. 김영삼과 결별하다
9. 『조선일보』와 싸우다
10. 첫번째 낙선
11. 야권통합
12. 지방자치실무연구소
13. 두번째 낙선
14. 세번째 낙선
15. 정권교체의 감격
16. 다시 국회로
17. 종로를 떠나다
18. 자동차 산업 살리기
19. 네번째 낙선, 노사모의 탄생
20. 해양수산부 장관
제3부 권력의 정상에서
1. 『조선일보』 인터뷰를 거부하다
2. 광주의 기적
3. 김대중 대통령과 나
4. 후보단일화
5. 단일화 파기의 우여곡절
6. 대통령 당선
7. 구시대의 막차
8. ‘잃어버린 10년’이라는 거짓말
9. 양극화
10. 부동산 정책
11. 방폐장과 세종시
12. 대북송금특검법
13. 탄핵
14. 이라크 파병
15. 남북관계의 핵심은 신뢰
16. 한미 자유무역협정
17. 남북정상회담
18. 국정원장 독대보고
19. 검찰 개혁의 실패
20. 정치 권력과 언론 권력
21. 대연정 제안
22. 원칙 잃은 패배
23. 청와대를 떠나다
제4부 작별
1. 귀향
2. 봉하오리쌀
3. 화포천, 둠벙, 무논
4. 장군차
5. 국가기록물 사건
6. 수렁에 빠지다
7. 노무현의 실패는 노무현의 것이다
8. 마지막으로 본 세상
에필로그: 청년의 죽음
리뷰
책속에서
20년 정치인생을 돌아보았다. 마치 물을 가르고 달려온 것 같았다. 세상을 조금이라도 바꾸었다고 믿었는데, 돌아보니 원래 있던 그대로 돌아가 있었다. 정말로 세상을 바꾸는, 사람 사는 세상을 만드는 길이 다른 데 있었던 것은 아니었을까? 대통령은 진보를 이루는 데 적절한 자리가 아니었던 것이 아닐까? 그렇다면 도대체 누가, 무엇으로, 어떻게 세상을 바꾸는 것일까?
_ 학창 시절
중학교에서 나는 나름대로 공부를 잘했다. 하지만 교모를 비뚜룸하게 쓰고 다니면서 불량한 장난도 많이 쳤다. 친구들과 어울려서 자주 학교를 빼먹었다. 몸이 아파 결석한 날도 많았다. 큰형님 덕에 세상 돌아가는 일을 좀 아는 편이라 친구들 사이에 인기가 제법 있었다. 그러다가 큰 사고를 냈다. 4·19혁명이 일어난 1960년. 그해 2월에 이승만 대통령 생일을 앞두고 모든 학교가 대통령을 찬양하는 글짓기 행사를 열었다. 진영중학교도 예외가 아니었다. 나는 이것이 부당한 일이니 백지를 내자고 급우들을 선동했다. 그렇지 않아도 글을 쓰기 싫은 터에 잘됐다면서 모두들 백지를 냈다. 나는 택(턱)도 없다는 뜻으로 ‘우리 이승만 (택)통령’이라 쓰고 이름을 적어서 냈다. 감독하러 들어온 여선생님이 울음을 터뜨렸다.
괘씸죄에 걸려 교무실에서 종일 벌을 섰다. 그런데 그날 민주당의 대통령후보였던 조병옥 박사가 미국에서 돌아가셨다는 뉴스가 신문에 났다. 선생님이 신문을 보면서 말했다. “역시 이승만 대통령은 운을 타고난 사람이고 하늘이 내신 분이야” 더 반감이 생겨서 반성문을 쓰지 않고 집으로 도망쳤다. 큰형님이 꾸지람을 했다. 잘못했다고 생각하면 반성문을 쓸 일이고 잘못이 없다고 생각하면 끝까지 버텨야지, 사내놈이 왜 도망을 치느냐는 것이다. 다시 학교에 갔다. 그러나 반성문은 끝내 쓰지 않고 경위서만 냈다. 다행히 사건은 유야무야되었다. 교감선생님이 나를 보고 “조그만 놈이 우월감이 굉장하다”고 했는데, 그게 무슨 뜻인지 그땐 몰랐다. (48~49쪽)
_ 부일장학회(정수장학회)
세상이 바뀌긴 했는데 좀 이상하게 바뀌었다. 군사정권은 남의 재산을 강탈할 권한을 마구 휘둘렀는데, 민주정부는 그 장물을 되돌려 줄 권한이 없었다. 과거사 정리가 제대로 안 된 채 권력만 민주화되어 힘이 빠진 것이다. 부당한 기득권을 가진 사람들한테 더 좋은 세상이 되어 버렸다. 억울하지만 이것이 우리 역사의 한계일 것이다. 정수장학회 문제만 그런 게 아니다. 지난날 잘못된 역사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억울한 일을 당했다. 장물이 그대로 남아 있는데 그 소유자가 정권까지 잡겠다고 했다. 그런 상황까지 용납하고 받아들이자니 너무나 힘들었다. (52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