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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인문학 > 인문 에세이
· ISBN : 9788971999042
· 쪽수 : 228쪽
· 출판일 : 2018-09-07
책 소개
목차
1부 말들이 움직이는 도시
다카르 모어 바깥에, 외국어
베를린 서양과 위생
로스앤젤레스 언어 사이에 있는 시적 계곡
파리 한 언어는 하나의 언어가 아니다
케이프타운 꿈은 어떤 언어로 꾸세요
오쿠아이즈 언어 이주의 특권
바젤 국경을 넘는 법
서울 강요받은 엑소포니
빈 이주자의 언어를 배척하다
함부르크 목소리를 찾아서
게인즈빌 세계문학을 다시 생각하다
바이마르 작은 언어, 큰 언어
소피아 언어, 그것이 머무는 장소
베이징 이동해서 사는 문자들
프라이부르크 음악과 언어
보스턴 영어는 다른 언어를 바꾸었는가
튀빙겐 미지의 언어를 번역하기
바르셀로나 무대동물
모스크바 안 팔려도 상관없다
마르세유 언어가 해체될 때
2부 말들의 생활(독일편)
공간 청소부는 공간을 돌본다
단지 작고 사소한 말의 힘
거짓말 동화, 음악, 연극
벼룩시장 손과 발과 내장의 도시
달 직역은 오역일까
끌다 무수한 선이 끌어당기는 세계
글쓰기 글을 꿰매다
몸 언어의 몸과 몸의 언어
옷 짓밟힌 넥타이
관능 의미와 감각 사이
옮긴이의 말 언어 사이를 여행한 기행문
리뷰
책속에서
“지금 시대는 사람이 이동하는 것이 보통이다. 어디에도 있을 곳이 없는 게 아니라 어디를 가도 깊이 잠들 수 있는 두꺼운 눈꺼풀, 여러 가지 맛을 알 수 있는 혀, 어디를 가도 주의 깊게 볼 수 있는 복잡한 눈을 지니는 것이 중요하지 않을까. (…) 나는 포이히트방거의 서재 창문에서 매일 태평양을 바라봤다. 이것이 어린 시절 가슴 떨리게 동경했던 태평양이구나, 하고 감동했다. 하지만 그다지 도쿄에 돌아가고 싶지는 않았다. 현재 자기가 있는 곳의 문화를 못 받아들이겠다, 인정할 수 없다, 이해할 수 없다고 느끼면 고향이 그리워진다. 하지만 나는 일본에도 나를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이 많고 캘리포니아에도 나를 이해하는 사람이 있음을 안다. 그것은 상대적 차이일 뿐이라는 느낌이라서 특별히 출생지를 미화하고 싶은 마음은 생기지 않는다.”
“나는 많은 언어를 학습하는 것 자체에는 그다지 흥미가 없다. 언어 자체보다 두 언어 사이의 좁은 공간이 중요하다. 나는 A어로도 B어로도 글을 쓰는 작가가 되고 싶은 것이 아니라, A어와 B어 사이에서 시적 계곡을 발견해 떨어지고 싶은 것인지도 모른다.”
“어쩌면 어른이 되어서 외국어를 공부하고 싶은 것은 갓난아이 때 혀와 입술을 자유자재로 움직였던 것이 그리워서일 수도 있다. 어른이 매일 말을 해도 혀가 절대로 하지 않는 움직임, 혀가 닿지 않는 장소를 찾으며 외국어 교과서를 더듬더듬 소리 내 읽는 것은 혀의 댄스예술이고 매력적인 일이다. 유연하게 모든 방향으로 뒤로 젖히고 늘어나고 줄어들며 두드리고 숨을 내쉬는 혀, 하나의 의미도 형성하지 못한 채 자유를 찾아 춤을 추어대는 혀, 내 안에는 그런 혀를 향한 동경이 숨어 있다. 하지만 정말로 그런 혀를 가진다면 누구도 혀의 말을 이해할 수 없게 된다. 그러기에 할 수 없이 단일언어를 쓰는 인간은 반은 경직된 혀로 일단 치장을 하고 주변 사람들과 의미를 주고받으며 살아간다. 그러나 각자 안에는 자유로운 혀를 가지고 싶은 충동이 숨어 있지 않을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