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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사회과학 > 비평/칼럼 > 한국사회비평/칼럼
· ISBN : 9788972979616
· 쪽수 : 340쪽
· 출판일 : 2020-08-10
책 소개
목차
•표지 설명
•들어가는 말
1. 경계 밖으로 밀려나다
- 아픈 청춘입니다만, 살아 있습니다.
- 나는 나를 의심한다.
- ‘점’이 아니라 ‘선’
- 환우患友 가족의 탄생
- 아플 걸 알지만 떡볶이는 먹고 싶어
- ‘덜’ 장애인? ‘조금 더’ 장애인?
2. 금을 밟다
- 어느 정도 장애인이세요?
- 휠체어가 필요한 순간
- 취준생의 자격
- 누구도 해치지 않는 말하기
- 텍무새가 떴다!
- 신경 노동
- 인권은____아니다
3. 선을 응시하다
- ‘착한’ 기업은 충분한가
- ‘쓰레기’의 욕망
- 연극이 끝나고 난 뒤
- ‘환자’ 대통령을 상상하다
- 타인의 몸을 의심할 권리?
- 당신의 시선은 결백한가
- 해명은 없다
4. 틈을 넓히다
- 병사病死면 뭐가 달라지는데요?
- 죽음은 더 낮은 곳으로 간다
- 우리가 같이 살아남을 수 있을까
- 바이러스는 어떻게 질병이 되는가
- 역병이라는 스펙타클
- 우리는 치료되지 않는다
5. 경계 위를 살다
- “안 아파 보이는 나를 용서해줘”
- 나를 위해 울지 마
- 내 몸이 의학의 한계이다
- 식물 같은 일상
- 약해지기 위해 쓴다
- 아픈 몸들이 함께 이야기한다면
6. 부록
아픈 대학생이 알려주는
- 이메일 쓰는 법
- 조별 과제 대처법
- 잘 먹고 잘 쉬는 법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이런 나는 결코 ‘청춘’에 닿지 못한다. 기존의 청춘 혹은 청년 담론이 남성 중심적으로 구성되었다는 비판은 익숙하다. 최근 청년들의 삶을 이야기할 때 가장 자주 등장하는 열쇳말은 ‘헬조선’이었다. 여기에는 취업도 포함되지만, 이 안에서 청년을 묶는 단어로 등장한 ‘3포 세대’는 남성의 얼굴이었다. ‘3포’는 연애, 결혼, 출산*을 ‘포기’한다는 것을 의미했는데, 이는 연애, 결혼, 출산에서 이득을 얻는 이를 청년으로 상정하고 있음을 의미하는 것이다. 데이트 폭력과 경력 단절의 위험에 놓인 한국 여성들은 그런 의미에서 청년에 포함되지 않을 것이다. 이처럼 남성 중심적으로 구성된 청년 담론에 나는 비장애인, 비질환자 중심으로 구성되었다는 이야기를 덧붙이고자 한다. 청춘은 ‘건강한’ 남성의 얼굴을 하고 있다.
면역 수치가 ‘정상치’ 미만인 게 나에게는 ‘정상’이다. ‘비정상’과 ‘정상’이 공존하고 둘이 잘 구분되지 않는 애매한 인간인 나는 ‘청춘’이 아닌 ‘아픈 청춘’으로 살고자 결심했다. 그리고 그런 내가 생존하기 위해 좀 느리고 아파도 배제되지 않는 세상을 만들어 보겠다고 결심한다. 나는 아프지만 살아있고, 아프게 살 것이다.
어쩌면 우리는 ‘가족’을 몸의 경험을 함께하는 사람들로 정의해볼 수도 있지 않을까? 밥을 같이 먹는 사람이라는 의미의 ‘식구食口’처럼 말이다. 피가 섞인 사람만이 속하고, 결혼과 출생만으로 확장되는 폐쇄적인 가족이 아닌, 어떤 경험을 함께 나누고 서로를 돌보는 공동체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