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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사회과학 > 사회운동 > 사회운동 일반
· ISBN : 9788974830014
· 쪽수 : 560쪽
책 소개
목차
서문
-역사를 통해 만나는 진보정당운동
I 19세기 말부터 1차 세계대전 전까지
1 지금도 반복되는 한 세기 전 진보정당의 고뇌1
-최초의 진보정당 독일 사회민주당
2 지금도 반복되는 한 세기 전 진보정당의 고뇌2
-베른슈타인의 길과 룩셈부르크의 길
3 ‘혁명적 개혁주의’라는 이상 혹은 몽상?
-장 조레스와 프랑스 사회당
4 변방에서 미래를 준비하다
-1912~1914년의 러시아 사회민주노동당 다수파
II 1차 세계대전과 2차 세계대전 사이
5 역사의 ‘거름’이 되어야 할 때와 ‘추수’에 나서야 할 때
-2차 세계대전 전의 이탈리아 사회당?공산당
6 독일 노동계급은 왜 나치에게 패배했는가?
-양차 대전 사이의 독일 사회민주당?공산당
7 인민전선운동, 그 절반의 성공
-양차 대전 사이의 프랑스 사회당?공산당과 인민전선
8 미국에는 왜 사회주의정당이 없는가?
-미국 사회당의 도전과 좌절
9 ‘붉은 빈’- 원조 ‘제3의 길’
-2차 세계대전 전의 오스트리아 사회민주노동당
10 스웨덴 복지국가, 어떻게 가능했나?
-2차 세계대전 전의 스웨덴 사회민주노동당
III 2차 세계대전 이후부터 20세기 말까지
11 혁명보다 어려운 개혁
-2차 세계대전 후의 이탈리아 공산당
12 칠레의 전투는 계속된다
-칠레 사회당?공산당과 아옌데 인민연합정부
13 신자유주의의 등장에 맞선 구조개혁 좌파
-영국 노동당의 벤좌파운동
14 일본 사회당의 조용한 죽음
-일본 사회당
IV 21세기의 실험들
15 행복을 꿈꾸길 두려워하다?
-브라질 노동자당
16 21세기에도 진보정당운동의 도전은 계속된다
-스페인 포데모스
결론
-진행 중인, 그리고 끝날 수 없는 역사의 중간 정리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지난 150여 년간 이런 정당들은 세계사의 주요 배역 가운데 하나였다. 역사의 결정적 순간마다 거기에는 늘 좌파정당이 있었다. 가령 1차 세계대전 이전만 해도 보통선거제도를 시행하는 나라는 거의 없었다. 대다수 나라에서 가난한 노동계급 남성은 투표권이 없었고, 여성은 정치 영역에서 일체 배제됐다. 이때 노동자와 여성에게 참정권을 보장하라며 앞장서서 싸운 정치세력이 각 나라 좌파정당들이었다. 일단 보통선거제가 실현되고 난 뒤에 모든 민주국가의 급박한 다음 과제는 노동자와 사회적 약자, 소수자의 권리를 보장하는 일이었다. 2차 세계대전 이후 이를 얼마간 실현한 복지국가가 처음 등장했는데, 어느 나라든 이 과업의 중심에는 항상 좌파정당과 노동운동 세력이 있었다. 그런가 하면 제국주의 열강의 지배를 받았던 민족들이 새 나라를 세울 때도 거기에는 좌파 정치세력이 있었다. 또한 정치적 독립을 넘어 경제적 자립을 향해 나아가는 길에서도 좌파정당은 가장 적극적인 문제 제기자이자 대안 제시자였다.
레닌이나 로자 룩셈부르크가 활동하던 무렵으로부터 인간 세상은 나이를 100년도 더 먹었다. 세계 진보정당운동의 역사는 그들 이전보다 오히려 이후가 분량이 더 길어졌다. 한 세기 전 거인들은 경험하지도 못했고 예측할 수도 없었던 일들이 그간 수없이 명멸했다. 예를 들면, 지구 위 거의 모든 나라가 보통선거를 실시하는 세상은 그들이 살던 세상과는 거리가 꽤 멀다. 몇몇 고전의 요약 정리만으로는 미래를 헤쳐 나갈 수 없는 가장 단순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나침반까지는 몰라도 지도는 될 수 없다. (…) 구체적인 맥락에서 몇 가지 명제만 따로 떼어낸다고 다른 시간, 다른 공간에 있는 우리에게 유효한 길잡이가 될 리 없다. 어쩌면 더 중요한 것은 구체적 맥락 쪽일 수도 있다. 우리보다 먼저 진보정당운동을 한 이들이 마주했던 문제 상황을 생생히 추체험하고 논쟁의 여러 당사자들이 우리 안에서 다시 대화하게 해야 한다. 만약 ‘이론’이란 게 있다면, 이런 재상연을 통해 우리 스스로 생산해야 할 것이다.
좌파정당은 지배세력과 노동대중 사이의 힘의 균형을 바꾸려 한다. 어떤 정책을 추진하든 늘 기존의 세력균형을 조금이라도 더 노동대중에게 유리하게 흔들고 변형하고 뒤집으려 노력한다. 더 나아가서는 앞의 인용구대로 “더 이상 돌이킬 수 없게” 바꾸려 한다. 그러자면 세력 관계의 가장 단단한 부분, 즉 자본주의 ‘구조’에 손을 대야 한다. 좌파정당은 늘 이런 근본과제를 시야에서 놓치지 말아야 한다. 지금 이 순간 가장 철저한 ‘개혁’세력이기 위해서도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