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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사회과학 > 교육학 > 교육 일반
· ISBN : 9788974839680
· 쪽수 : 272쪽
· 출판일 : 2018-12-05
책 소개
목차
머리말
얘들아 화내지 마 - 촉촉한 공학자 만들기 대작전
: 자연 계열 학생들과 함께하는 본격 문학 수업 _김영희
일 년 내내 책만 읽은 비결
1단계. 너희가 좋아할 만한 글을 가져와 봤어: SF 한 번 읽어 보지 않을래?
천천히, 촉촉해지다
‘창에 부딪힌 새’를 이해한다는 것
2단계. 지필 평가에서 뒤통수치지 않을게, 진짜루
3단계. 이게, 책 속에만 있는 얘기가 아니야: 비문학으로 문학 수업하기
세상을 바꾸는 괴짜가 되어 줘
4단계. 생기부, 놓치지 않을 거예요
아름답고도 세속적인 독서
그림책으로 되찾은 살아 있는 역사 시간 _권은재
스마트폰의 습격, 책과 함께 탈출하다
나의 첫 그림책 수업: 하켄크로이츠를 그린 아이를 위하여
《꽃할머니》와 《나무 도장》: 따뜻한 봄날에도 쓸쓸함을 읽을 수 있도록
나도 모르게 눈물이 났다
《평화의 소녀상》과 《오늘은 5월 18일》: 역사의 주인공이 될 아이들을 생각하며
고등학교에서 그림책 읽는 법
‘초록 창’은 알 수 없는 이야기 속으로
책에 길을 묻다! - 인.문.학.도 프로젝트
: 온 학교의 아름다운 사제동행, 교과융합 독서교육 _김은선
류성룡 찾기
인문학도 프로젝트 1: 《징비록》을 읽는 열한 가지 방법
우리의 몸이 한 권의 책을 통과할 때
인문학도 프로젝트 2: 《명견만리》로 아이들 꿈에 날개 달기
단단한 독서: 집단지성×자문자답
펼쳐진 모든 길이 바로 너이기에
9급 공무원 권하는 사회
시니까 같이 읽자
: 영혼을 치유하는 씨앗 심기 _문숙희
도대체 우리는 전생에 무슨 죄를 지었을까?
운명처럼 만난 독서교육의 고수들
어떻게 시로 토론을?
그렇게 시가 우리의 가슴에 퍽 하고 꽂혔다
닭이 먼저 달걀이 먼저?: 시 창작
미로를 헤매는 일의 가치: 시 토론
행간을 읽는 즐거움
이들의 손을 잡고 시의 숲을 거닐다: 시집 읽기
서로를 치유하는 나만의 시집 만들기
누구에게나 공평한 독서를 위하여
북적북적 이매동 책공방 탄생기
: 커뮤니티 매핑 - 독자에서 작가로 _김경미
어쩌다, 교사
지식은 힘이 없었다: 낭독의 발견
새로운 도전, ‘커뮤니티 매핑’: 지도 위에 책 짓기
나만의 관점 찾기
기획부터 북 디자인까지
대망의 미션, 《우리 동네 책》 만들기
파란만장 야외조사
《모란시장 사용 설명서》의 출현
우리는 하면서 배운다
세상에서 가장 시끄러운 독서
: 읽기의 공동체를 꿈꾸다 _전지향
학교는 왜 다닐까?
가르치지 않을 수 있는 용기
쏟아지는 민원 세례, 비장하게 정면 돌파
움츠린 마음을 열다
입이 트이는 독서토론: 카드로 책 읽기
함께 빚으면 질문이 된다: 모둠 내 토론
서른다섯 명의 이야기를 찾아서: 모둠 간 토론
상황극으로 만나는 타인의 세계
교실에 나타난 예시바 도서관
협동이 빛낸 축제, 문학콘서트: 재기 발랄 동화 구연에서 흥부자 듀오의 공연까지
나는 오늘도 점을 찍는다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한 학급에서 세 명 남짓 깨어 있을까 말까 한(반장, 부반장, 그리고 나…….) 수능 대비 문제 풀이 수업을 하다 학년을 옮기게 되니 신이 나서 죽을 것 같았다. 그래서 수업 시간에 한풀이하듯 책을 읽었다. 일 년 내내 책만 읽고, 일 년 내내 활동만 했다.
이쯤 되면 독자님들께선 “학생들이 엄청 화냈을 텐데. 아, 이 글에선 학생들의 반발을 극복해 낸 교사의 감동적인 이야기가 펼쳐지겠군.” 싶으시겠지만, 그렇지 않다. 극적인 장면이 없었던 것이 아쉬울 정도로 학생들은 즐겁게 글을 읽고 즐겁게 참여해 줬다. 이제와 생각해 보면, 아이들이 내 수업을 향해 (불만은 품었겠다만) 화를 내지 않은 이유는 활동을 준비하고 진행하는 과정에서 가장 공을 들인 부분이 ‘아이들을 화나게 만들지 않기’였기 때문인 듯하다.
교사 입장에서는 수업을 준비할 때 이 활동이 의미 있는 것인지, 세상에 기여할 수 있는 것인지를 먼저 고민하겠지만, 학생들은 의미 있고 좋은 수업이라고 해서 무조건 참여해 주진 않는다. ‘아름다운 수업’과 ‘(세속적으로) 도움이 되는 수업’은 별개니까. 교사가 원하는 아름다운 수업을 해 나가는 동시에 학생들이 바라는 지점을 짚어 가는, 그래서 그들이 화내지 않게 만드는 수업을 하는 것이 가장 큰 목표였다. 어르고 달래기! _ ‘얘들아 화내지 마 - 촉촉한 공학자 만들기 대작전’ 중에서
하루는 3학년 학생들과 함께 제2차 세계대전 중에 일어났던 홀로코스트를 이야기하기 위해 《안네의 일기》를 읽었다. … 많은 학생들이 안네를 걱정하고 안타깝다는 글을 썼다. 하지만 그것은 그냥 표면적인 반응이었을 뿐, 아이들은 각자의 머릿속에 자신의 생각을 구축하고 자신의 방식으로 표현하고 있었다.
“선생님! 여기 보세요. 여기 일베 있어요!”
수업이 끝나는 종이 울리고 왁자지껄하는 틈 속에서 한 아이를 다른 아이들이 둘러싸고 있었다. 무슨 일인가 하고 다가가 보니 히틀러를 찬양하는 짤막한 글과 함께 하켄크로이츠가 큼지막하게 그려져 있었다. 순간, 어지러운 느낌이 들었다. 다른 아이들의 말처럼 그 아이가 ‘일베’여서가 아니었다. ‘난 무엇을 한 것일까?’라는 생각이 들어서였다. … 아이에게 《안네의 일기》는 자신과 전혀 상관없는 시대와 공간에서 살았던 여자아이의 재미없는 이야기일 뿐이었다. 또래 아이에게 공감할 것이라는 나의 생각은 멋지게 빗나갔다. 중학교 남학생에겐 차라리 연설로 많은 사람들을 선동해서 전쟁을 일으키고 세계를 지배하려 했던 히틀러의 모습이 더 인상적이었던 것이다.
아이와 대화를 하고 싶었다. 여러 날 동안 내 머릿속에는 ‘아이와 어떻게 대화를 할까?’라는 생각으로 가득 차 있었다. 그러다 문득 독서치료 연수에서 아이들과 소통하는 도구로 사용했던 그림책이 떠올랐다. 무엇에 홀린 듯 그림책을 찾았다. _ ‘그림책으로 되찾은 살아 있는 역사 시간’ 중에서
자크 랑시에르는 《무지한 스승》에서 가르치고 배우는 행위는 스승의 앎을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학생의 지성이 쉼 없이 실행되도록 하는 데 있으며 적어도 스승이라는 이름의 틀로 학생들의 배움과 성장을 한계 짓지 말아야 한다고 말한다. 나는 학생들이 독서를 통해 나의 얄팍한 수준 정도쯤은 얼마든지 훌쩍 뛰어넘어, 위대한 작가들이 세상과 시대를 읽어 이룩한 세계와 직접 만나기를 바란다. 그것이 바로 내가 독서교육을 통해 느끼고 싶은 즐거움이다.
시집 읽기 수업을 할 때마다 “선생님도 잘 몰라.”라고 이야기할 수 있는 용기를 내야 했다. 하지만 해 보면 누구나 본능적으로 알 수 있다. 이게 진짜 공부라는 것을. 서로를 성장하게 하고 실질적인 실력을 향상시킨다는 것을. 무엇보다 교사인 나도, 학생들도 분절된 글을 읽을 때보다 하나의 온전한 작품을 읽을 때 훨씬 행복했다. _ ‘시니까 같이 읽자’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