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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인문학 > 교양 인문학
· ISBN : 9788977771949
· 쪽수 : 364쪽
책 소개
목차
추천사 | 한국교회와 사회의 희망을 잉태하기를 | 한명숙
들어가는 말 | 하늘로부터 어떤 기척을 기다리며 | 김기석
사랑의 길, 자본의 길
해함도 상함도 없는 세상의 길 위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작은 일’
‘그것’ 세상을 넘어서려면
어느 60대의 ‘천국’ 가는 희망
하늘의 길은 땅의 길과 이어져 있다
누가 ‘빚의 탕감’을 ‘죄의 용서’로 비틀었는가
교회는 자동세탁기가 아니다
돈과 예수, 그리고 죄
넘어진 자리를 딛고 일어서듯
‘원죄’의 원죄와 새로운 사회
우리는 지지 않는다
빚의 기도, 사랑의 실천
하나님은 우리를 필요로 하신다
새로운 사람의 길
우리는 혼자가 아니다
나가는 말 | 신에게도 ‘지옥’이었을 ‘인간에 대한 사랑’ | 손석춘
김기석 목사님 그리고 손석춘 선생님께(1) | 나의 교회야, 나의 교회야 | 김인국
김기석 목사님 그리고 손석춘 선생님께(2) | 인간적 향기가 물씬 풍긴 두 분의 영적 감성|한종호
리뷰
책속에서
40대 후반에 들어선 어느 날, 서재를 정리하다가 대학 시절 밑줄을 그으며 읽었던 <성경>을 들춰보았습니다. 우연히 펼친 <성경>에서 만난 한 구절이 벼락처럼 제게 다가와 꽂혔습니다.
“하나님은 사랑이시라. 사랑 안에 거하는 자는 하나님 안에 거하고 하나님도 그 안에 거하시느니라.”
아시다시피 <요한일서>에 나오는 대목입니다. 하나님이 누구인가를 일찌감치 <성경>이 한마디로 압축해 가르쳐주었다는 사실이 사뭇 놀랍게 다가왔습니다. 20대에 <성경>을 읽었을 때는 나름대로 정독했다고 자부했지만 “하나님은 사랑”이라는 저 빛나는 말을 지나쳤던 게지요. 저로선 새로 발견한 그 하나님의 정의가 붓다의 가르침과 달라 보이지 않았습니다. 특히 “사랑 안에 거하는 자는 하나님 안에 거하고 하나님도 그 안에 거”한다는 대목이 그렇습니다.”
- 사랑의 길, 자본의 길
이제 ‘과연 인생은 투쟁이 아니라 선물로 받아들여야만 옳은 건인가?’라는 질문을 더 이상 회피할 수가 없게 되었습니다. 저는 ‘투쟁’과 ‘선물’이 양자택일의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나의 ‘있음’은 제게 풀리지 않는 신비입니다. ‘왜 나는 없지 않고 있는가?’ 이 질문 앞에 설 때마다 심연을 마주하고 있는 것처럼 어지럼증을 느낄 때가 많습니다. 일상성 속에 매몰되어 살아갈 때는 미처 느껴보지 못한 낯선 느낌에 사로잡히면 모든 가치가 상대화되어버립니다. 제가 인생을 선물이라고 말하는 것은 나의 있음이나 재능 혹은 소질이 나로부터 유래한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드러내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나의 존재가 주어진 것이라는 자각은 나의 외부에 있는 ‘타자들’ 역시 누군가로부터 품부(稟賦)받은 생을 살아간다는 자각으로 이어집니다. 그렇다면 세상에 있는 어떤 존재도 우리의 욕망을 위해 임의로 이용할 수 없습니다.
- 해함도 상함도 없는 세상의 길 위에서
아브라함 조수아 헤셀은 “세계-안에서-도전받는-존재로서의 인간 삶은 요구됨, 명령받음, 기대됨의 술어로만 이해될 수 있다. 의미 있게 산다는 것은 인간 존재에게 기대되고 요구되는 것을 충족시키려는 시도”(《누가 사람이냐》, 종로서적, 99쪽)라고 말했습니다. 세계에 노출되어 있는 인간은 삶이 던지는 질문에 응답하면서 자기를 초월합니다. 그렇다면 ‘너’ 없이는 나의 ‘나됨’도 없습니다. 나의 있음의 의미에 대한 형이상학적인 질문은 구체적인 삶을 통해서만 대답될 수 있다는 것이 성경의 일관된 가르침인 것 같습니다. 내가 없는 것보다는 있는 게 나은 세상을 꿈꾸어야 할 것 같습니다.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정말 적습니다. 예수님도 세상의 모든 문제를 해결하실 수는 없었다는 말을 통해 제가 의도했던 바는 최선을 다해 노력해야 하지만 결과가 좋지 않다고 하여 스스로 낙심하지 말자는 것이었습니다. 우리가 가다가 넘어진 바로 그 자리에서 누군가가 일어나 그 길을 계속 걸어갈 것입니다. 세상은 시나브로 그렇게 조금씩 진보하는 걸까요?
- ‘그것’ 세상을 넘어서려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