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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한국에세이
· ISBN : 9788979444667
· 쪽수 : 412쪽
· 출판일 : 2014-02-28
책 소개
목차
머리말
고정희 뜨거운 여백으로 남은 시인_ 김미혜
기형도 끝내 전하지 못한 말들_ 이정숙
김관식 자유로웠던 영혼, 김관식을 찾아가는 여행_ 윤여탁
김광섭 일관성에 대하여_ 김정우
김남주 새벽의 별_ 유영희
김종삼 광야에서 영원을 찾는 순례_ 오형엽
김춘수 의미와 무의미 사이에서 김춘수를 만나다_ 김남희
김현승 신성과 고독의 변증법_ 유성호
박남수 비상을 꿈꾸었던, 새의 시인_ 손예희
박용래 따뜻한 겨울눈을 사랑한 시인_ 최미숙
박재삼 정한의 깊이를 보여준 박재삼의 시와 시조_ 송희복
서정주 ‘떠돌이’의 자유로운 영혼과 영원주의_ 박호영
신동엽 살며, 사랑하며, 알맹이를 꿈꾸었던 신동엽 시인을 찾아서_ 임경순
신석정 ‘생활’과 ‘낭만’의 사이_ 강호정
양명문 가곡과 시의 조우:이념의 세계와 낭만의 세계_ 박윤우
오규원 ‘해방의 이미지’ 혹은 ‘날 이미지’의 세계_ 남민우
이성부 유백두대간록_ 염은열
이영도 비파강 은어 혹은 청모시 치마_ 이명찬
이은상 말.글.얼의 시인_ 강영미
전봉건 전쟁과 음악과 희망의 시인_ 정재찬
조태일 램프이면서 불꽃이었던 시인_ 정정순
천상병 평화의 새, 천상병의 시_ 이숭원
책속에서
문학에 대한 개론을 오랫동안 강의하면서 그의 시는 가끔 강의의 한 예로, 혹은 생활을 이겨내는 한 방편으로 인용되기도 했는데 예를 들어 같은 나이의 대학생들, 청춘을 힘들어하고 있을 우리 학생들에게 나는「질투는 나의 힘」의 한 구절을 힘주어 강조하곤 했다.
아주 오랜 세월이 흐른 뒤에
힘없는 책갈피는 이 종이를 떨어뜨리리
그때 내 마음은 너무나 많은 공장을 세웠으니
어리석게도 그토록 기록할 것이 많았구나
구름 밑을 천천히 쏘다니는 개처럼
지칠 줄 모르고 공중에서 머뭇거렸구나
나 가진 것 탄식밖에 없어
저녁 거리마다 물끄러미 청춘을 세워두고
살아온 날들을 신기하게 세어보았으니
그 누구도 나를 두려워하지 않았으니
내 희망의 내용은 질투뿐이었구나
그리하여 나는 우선 여기에 짧은 글을 남겨둔다
나의 생은 미친 듯이 사랑을 찾아 헤매었으나
단 한 번도 스스로를 사랑하지 않았노라
-「질투는 나의 힘」 전문
“저녁 거리마다 물끄러미 청춘을 세워두고 / 살아온 날들을 신기하게 세어보”는 자신의 타자화, 객관화를 은근히 강조하면서 너희는“그토록 기록할 게 많”은 나이이고 그건 절대로“어리석”은 게 아니라는 말을 덧붙이곤 했다.
-본문 '기형도:끝내 전하지 못한 말들'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