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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외국에세이
· ISBN : 9788982031410
· 쪽수 : 288쪽
· 출판일 : 2019-08-15
책 소개
목차
카뮈의 부조리 사상과 《시지프 신화》 ………………………… 6
저자 서문 ……………………………………………………………… 12
제1장 부조리한 추론(推論)
1. 부조리(不條理)와 자살(自殺) ……………………………… 19
2. 부조리의 벽 ……………………………………………………… 29
3. 철학적 자살 ……………………………………………………… 52
4. 부조리한 자유 …………………………………………………… 80
제2장 부조리한 인간
1. 돈 후안주의(Le Don Juanisme) …………………………105
2. 연극 …………………………………………………………………116
3. 정복 …………………………………………………………………126
제3장 부조리한 창조
1. 철학과 소설 ………………………………………………………138
2. 키릴로프 ……………………………………………………………152
3. 덧없는 창조 ………………………………………………………163
제4장 시지프 신화
1. 시지프 신화 ………………………………………………………172
부룩 I. 프란츠 카프카의 작품에 나타난 희망과 부조리
1. 프란츠 카프카의 작품에 나타난 희망과 부조리 ……………180
부록 Ⅱ. 철학 에세이
1. 알제(Algiers)에서 보낸 여름 ………………………………… 200
2. 미노토르─오랑에서의 체류 ……………………………………217
3. 헬레네의 추방 ……………………………………………………250
4. 티파사로 돌아오다 ………………………………………………258
5. 예술가와 그의 시대 ……………………………………………271
연 보 …………………………………………………………………279
책속에서
저자 서문
내게 있어 《시지프 신화》는 《반항인》에서 추구할 예정이었던 한 생각의 시작을 나타낸다. 《시지프 신화》가 자살의 문제를 풀고자 하듯 《반항인》은 살해의 문제를 풀고자 하는데, 이 두 경우에 모두 문제를─어쩌면 일시적인 것이겠지만─현대 유럽에 부재(不在)하는, 혹은 왜곡되어 있는 ‘영원한 가치’라는 것들의 도움 없이 풀고자 하는 것이다. 《시지프 신화》의 근본적인 주제는 이러하다. 즉 삶이 대체 의미를 갖고 있을까 하는 의문을 갖는 것은 정당하고 필연적이다. 따라서 자살의 문제에 정면으로 부딪치는 것도 정당하다는 것이다. 이 문제에 대한 대답은 여러 가지 패러독스〔逆說〕들 밑에 깔려 있다. 그리하여 그것을 덮고 있는 그 역설들을 통해 나타나는데, 그것은 이러하다. 즉 인간이 신을 믿지 않는다 하더라도 자살은 정당하지 않다는 것이다. 15년 전인 1940년 프랑스와 유럽에 닥친 재난의 한가운데에서 씌었던 이 책이 선언하는 것은, 니힐리즘의 한계 내에서도, 그 니힐리즘을 넘어 나아갈 수 있는 방법들을 찾을 수 있다는 것이다. 그 뒤에 써 온 모든 책들 속에서, 나는 그러한 방향을 따르고자 시도해 왔다. 《시지프 신화》는 죽음의 문제들을 제시하긴 하지만, 내겐 결국 사막 바로 한가운데에서 살고 창조하라는 하나의 분명한 권유가 된다.
그러므로 이 철학적 논고(論考)에다가 그간 내가 그치지 않고 써 왔던 일련의 에세이들을 덧붙일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는데, 그러한 에세이들은 나의 다른 작품들에 붙이기엔 좀 군더더기 같기 때문이다. 보다 서정적인 형태를 띤 이 에세이들 모두가 동의(同意)와 거부(拒否) 사이를 오락가락하는 그 본질적인 진동을 보여 준다. 내가 보기에는 그것이야말로 예술가와 예술가의 힘든 소명(召命)을 규정해 주는 것이다. 이 책의 한결같은 점은, 예술가라면 살고 창조하기 위한 자신의 이유들과 관련하여 빠질 수 있는, 냉철해졌다가 다시 열렬해지기도 하는 그 사색에 있다. 15년이 지났으니, 나는 이 책에 씌어 있는 입장들 중 서너 가지를 넘어섰지만, 그러한 입장들을 불러일으켰던 절박한 상황에 대해서는 계속 충실히 해온 것 같다. 이 책이 영어로 출판했던 나의 모든 책들 중에서 가장 개인적인 것도 어떤 의미에서는 그 때문일 것이다. 따라서 이 책은 다른 어느 책보다도 더 독자의 너그러움과 이해를 필요로 하고 있다.
1955년 3월, 파리에서, 알베르 카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