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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인문학 > 교양 인문학
· ISBN : 9788992525800
· 쪽수 : 304쪽
· 출판일 : 2010-05-17
책 소개
목차
이어령의 들어가는 말 장고처럼 울리는 책
강창래의 들어가는 말 자궁 속 20억 년의 기억
서장 죽을 준비로 바쁜 사람을 붙잡다
“죽을 준비 때문에 바빠요”
수없이 했는데, 또 해?
2만 4천 개짜리 직소퍼즐
사랑했던 그들에게 놀라다
칼날 위에 오르며
이마를 짚는 손
1장 귀여운 어령이
어령이의 치킨 게임
어령아, 너는 어떻게 생각하니?
2장 소문에 가려진 진실, 불온성 논쟁
오랫동안 잊고 지낸 이름
자살집행을 연기하다
의식화되면서 관심이 변하다
젊은 비평가의 험담에서 시작하다
그들은 말테와 같은 경험을 했을까?
도대체 그들은 왜, 무엇 때문에?
이어령 문학의 씨앗과 두 가지 오해
기억과 소문의 오류
이어령과 김수영의 불온시 논쟁 원문
3장 이어령의 회색지대, 그 창조의 공간
너를 위해 종이 울고 있다
클레오파트라와 시저
창조성과 목욕탕
검은 유리조각이 아니면 태양을 볼 수 없다
공안통치 법정에서 보여준 창의성
창조학교의 퀴즈, 창조적 대답
죽은 나무 꽃피우기
예수와 디지로그
4장 프리즘에서 나온 이어령의 기독교
비종교인의 종교 경험
진실에 가까이 가기 위해
지성에서 영성으로
변화의 씨앗과 계기
그 빛나던 아침 햇살, 그리고 세례
과학자들의 설명
바다는 거대한 초록색 지우개
5장 시지프스의 신화 -스리피스로 만든 한 벌의 수의
깊은 우물을 하나 파고 싶다
가위바위보의 균형을 위한 일
뒤에 오는 사람에게 주는 창조의 실마리
영원히 묻힐 수 있는 이야기
시지프스의 신화를 생각하며
강창래의 나가는 말 일란성 쌍둥이
리뷰
책속에서
서장 죽을 준비로 바쁜 사람을 붙잡다
“죽을 준비 때문에 바빠요”_이어령은 “죽을 준비”를 하느라고 너무 바쁘다고 했다. “자기 손으로 무덤을 만들거나 수의를 장만하는 게 옛날 노인들이었어요. 나는 그게 참 이상하게 보였어요. 죽음은 자기에게 마지막인데 그 죽음을 준비한다는 게 얼마나 웃기는 일인가 싶었던 거지. 그런데 요즘 그게 이해가 돼요.” 자신의 죽음을 말하는 그의 얼굴은 열정적이었을 뿐 아니라 무척이나 건강해 보였다. 그는 죽기 전에 실패할 일, 세 가지를 벌였다고 했다. 그 세 가지는 ‘한중일비교문화연구소’, ‘창조학교’, ‘한국인이야기’다(이 세 가지가 실패할 이유는 5장에서 이야기한다).
2만 4천 개짜리 직소퍼즐_이어령은 처음 만난 날부터 대담집에 대해 걱정스러워 했다. 많은 대담을 했지만 그 대담들조차 이해가 아니라 오해를 만든 경우가 많았다는 것이다. 다른 대담에서도 그렇게 말한 적이 있다. 이어령은 그래도 다시 추락해보겠다고 했다. 그의 책, 《지성의 오솔길》에서 본 한 구절이 그의 답이었다. “나의 지식으로부터, 재력으로부터, 명성이나 박수 소리로부터 자진해서 추락하는 꿈을 꾸어야만 내 신장은 멈추지 않고 커갈 수 있을 것이다. 사막의 신기루에 속지 않기 위해서”(이어령, 《지성의 오솔길》, 문학사상사, 2004, 30쪽) 그는 일흔일곱의 나이에 번지점프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1장 귀여운 어령이
어령이의 치킨게임_이어령은 나에게 자신의 외로움과 말 많음에 대해 말한 적이 있다. “사람과 마주 앉아 있을 때 내가 가장 두려운 것은 침묵이에요. 치킨 게임 같은 거죠. 두 대의 차가 마주보고 전속력으로 달리다가 두려움이 큰 쪽이 핸들을 돌리는 것처럼, 침묵을 못 참는 사람이 입을 여는 거지. 그러니까 만일 누군가가 이야기를 한다면 나는 입을 다물게 돼. 왜 크리스천아카데미의 강원룡 목사 있잖아. 그 사람하고 함께 자리하면 내가 말하지 않고 있는 시간이 꽤 길어져요. 강원룡 목사도 꽤나 말이 많거든.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 어느새 또 내가 말을 하고 있어요.” 그러니까 나는 그와 치킨게임을 열 번쯤 한 것이고, 늘 이겼다는 말이 된다. 물론 강준만이 〈이어령의 영광과 고독에 대해〉에서 말한 것처럼, “이어령은 워낙 상징적인 말을 많이 하는 분인지라 위 말뜻을 해석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인물과 사상》22, 개마고원, 2002년, 45쪽)긴 하다. 강준만의 말에는 일리가 있지만, 쉽거나 어려운 문제가 아니라 왜 그런 말을 하는지를 생각해볼 필요가 있지 않을까 싶다. 날마다 죽는 사람의 의미를 생각해보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