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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영미소설
· ISBN : 9788994040028
· 쪽수 : 207쪽
· 출판일 : 2009-11-23
책 소개
리뷰
책속에서
짐과 함께하는 아침참이 하루 중 가장 좋았다. 두 잔 혹은 세 잔째 커피를 마시는 그때에 대화가 가장 잘 이루어졌다. 머릿속에 떠오르는 것은 무엇이든 이야기했다. 물론 죽음도 있었고, 생존도 있었다. 생존에 있어서는 어떻게 살아남을지를 이야기했다. 순식간에 죽임을 당하는 것과 자신의 죽음을 미리 아는 것, 두 가지의 상대적 장단점도 이야기했다. 그러나 이제 조지는 죽음에 대한 짐의 관점이 도저히 기억나지 않는다. 그런 질문들을 진지하게 받아들이기도 힘들다. 공론으로만 들릴 뿐이다. 망자가 살아 있는 사람을 다시 찾는다. 짐이 조지의 사는 모습을 보려고 돌아온다면, 그렇게 말할 수 있다. 그것이 좋기만 할까? 애당초 그럴 가치가 있는 일일까? 기껏해야 다른 나라를 잠깐 방문하여 자기 경험의 한계에서 잠시 그곳을 들여다보는 관찰자와 다름없으리라. 좁은 주방의 작은 식탁에 외로이 앉아서 초라하게 느릿느릿 수란을 먹는 이 인물, 삶의 수인을 멀리서 유리를 통해 들여다보는 관찰자.
이 경기는 잔인하다. 그러나 그 잔인함은 관능적이고, 그래서 조지는 뜨거운 흥분을 느낀다. 격렬한 반응을 바라는 감각이 조지에게 찾아든다. 조지는 떨리는 쾌감을 느낀다. 너무 잦은 일. 이제 안타깝게도 그 감각에 진저리가 난다. 조지는 이 젊은이들의 아름다움에 진심으로 고마워한다. 두 젊은이는 절대 모르겠지만, 이들 덕분에 조지는 지금 이 순간을 경이롭게 느낄 수 있고, 인생을 덜 미워하게 되고…….
샬럿은 조지와 포옹을 하는 사이, 입에 입을 맞추고, 갑자기 혀를 넣는다. 샬럿은 전에도 자주 이런 행동을 했다. 적어도 이론적으로는 일만 번의 시도 끝에 한 번 있는, 술을 핑계로 삼은 유혹 중 하나다. 어떤 관계를 제 궤도에서 이탈시켜 다른 궤도로 홱 옮기려는 시도. 여자들은 이런 시도를 영원히 멈추지 않을까? 물론이다. 그러나 여자들은 이런 시도를 절대 멈추지 않는 덕분에 오히려 좋은 패배자가 되는 법을 익힐 수 있다. 조지는 적당히 시간을 두고 가만히 있다가 몸을 뺀다. 샬럿이 다시 조지에게 매달리지는 않는다. 이제 샬럿은 더 이상 막지 않고 조지를 보낸다. 조지가 샬럿의 이마에 입을 맞춘다. 샬럿은 마침내 이불 속에 들어가는 어린아이 같다. “푹 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