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밤이 지나면

1~11
Epilogue

그들 사이를 오가던 찌릿한 전류가 번개처럼 그의 몸을 뚫고 들어와 사타구니에 모이며 전신을 깨웠다.

“설마. 나도 집에 가길 바라는 건 아니겠죠?”

그녀가 말했다.

“왜 그런 생각을 하는 거요?”

말이 다소 격하게 튀어나왔다.

“그냥 확인차 물어본 거예요. 속마음을 직접 듣지 않으면 잘 모르는 편이어서요.”

그제야 그는 그녀가 간접적으로 무슨 말을 하고 있는지 눈치챘다.

그는 그녀의 얼굴을 감쌌다.
그녀의 초록 눈동자가 따스하고 희망차며 은근히 굶주린 기운을 내뿜고 있었다. 갈색 반점마저 유난히 선명하게 보였다. 영문을 알 순 없으나, 그 반점이 그의 복부에 한줄기 욕망을 내리꽂았다.

“오늘 밤은 즉흥적으로 행동하기로 했잖소.”

그는 계속 말했다.

“우리 둘 다 그런 데에 젬병이지. 그러니 서로에게 기대를 품지 맙시다. 그리고 오늘 밤 당신이 원하는 걸 해 봅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