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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일본소설 > 1950년대 이후 일본소설
· ISBN : 9791136239211
· 쪽수 : 248쪽
· 출판일 : 2020-07-23
책 소개
목차
1장 장례식
2장 동창회
3장 우편물
4장 유리
5장 보르조이
6장 시어머니
7장 학교
8장 밀회
9장 교신
10장 추억
11장 노인
12장 소설
13장 비밀
14장 옛 친구
15장 심령
16장 편지
마지막 이야기 유서
리뷰
책속에서
네가 죽은 건 작년 7월 29일이었다.
내가 너의 죽음을 알게 된 건 그로부터 3주 정도 지난 8월 23일이었다.
네 여동생 유리에게서 네가 죽었다는 이야기를 들었던 순간에는 머릿속이 새하얗게 되어 아무것도 생각할 수 없었다. 솔직히 지금도 그 사실을 제대로 받아들이지 못했다. 그만큼이나 너의 죽음이 내게는 큰 충격이었다. 나는 충격에서 미처 헤어나지 못한 채 이 소설을 쓰기 시작했다. 소설을 다 쓸 무렵에는 마음이 조금이나마 평온해질까? 네 죽음을 받아들일 수 있게 될까?
소설가 해도 되겠는걸.
그 소녀의 한마디에 휘둘린 결과 나는 지금도 소설가를 계속하고 있다. 이런 바보가 세상에 또 있을까. 이렇게 다시 네 목소리를 들으니 지금까지 소중히 간직해왔던 기억이 업데이트되어 흐릿했던 영상이 또렷해지는 듯한 착각조차 일었다. 아니, 그건 착각이 아니었다. 실제로 일어난 현상이었다. 실제로 머릿속에서 기억이 선명하게 되살아났다. 그것만으로도 나는 부서질 것 같았다.
“사실은…… 언니가 죽었어요.”
갑자기 네 ‘죽음’을 선고받은 나는 아무런 마음의 준비도 못한 채 그 선고를 제대로 받아들이지 못했다. 어쩌면 네가 결혼했다는 선고를 받는 게 더 가슴 아팠을지도 모른다. 그만큼이나 나는 어떤 무감각하고 무감동한 마음으로 네 ‘죽음’을 전달받았다. 유리도 내 차가운 반응을 의외라고 생각했을까. 아니, 그렇게 느낀 건 내 착각일 뿐이고 유리가 보기에는 엄청난 충격을 받은 내가 그곳에 있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