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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한국에세이
· ISBN : 9791197938276
· 쪽수 : 176쪽
책 소개
목차
─ 첫 번째 일기
1 The Definition of Love • 유선혜
2 환상이라는 이불을 덮고 있는 괴물 • 강우근
3 나의 슬픔 • 김유나
4 슬픔을 말할 수 있을 때 • 황용하
5 우리의 두 발은 함정을 좋아해 • 김희수
─ 두 번째 일기
6 신이 빼앗아 갈 수 없는 것 • 김유나
7 닿지 못할 무언가를 향해 가고 있는 기분 • 황용하
8 뒤편을 기르는 일 • 김희수
9 사랑은 사랑이 아닌 것들과 지나치게 비슷한 모양새를 하고 • 유선혜
10 목소리의 여행 • 강우근
─ 세 번째 일기
11 가면을 쓴 사람들 • 황용하
12 투명해지는 문 • 강우근
13 야목 • 김유나
14 Don’t Be a Drag! • 유선혜
15 비명으로 사랑하기 • 김희수
16 불의 첫맛 • 김희수
─ 네 번째 일기
17 불길 • 김유나
18 하루를 백 년이라고 생각해 봐 • 강우근
19 베껴 쓸 답지가 없다는 것은 • 유선혜
20 문 • 황용하
21 샤워해도 돼요? • 김희수
─ 다섯 번째 일기
22 Nirvana • 유선혜
23 틱택토 • 황용하
24 방화수류정 • 김유나
25 사물들의 우주 • 강우근
26 제트에게 • 김희수
─ 여섯 번째 일기
27 전화 받어 • 김유나
28 샌프란시스코에 남은 이름들 • 황용하
29 침대에 누워 카드를 덮고 • 김희수
30 불가능세계 • 유선혜
31 훌라후프를 돌리는 우리를 구경하는 유령이 있다 • 강우근
─ 일곱 번째 일기
32 영원한 이미지로 남는 꿈 • 황용하
33 고름 참기 • 김희수
34 세계라는 웃음 • 강우근
35 우리 사랑 연습도 없이 • 유선혜
36 다음 사랑 • 김유나
책속에서
나는 오늘 글자를 사랑했어. 책에 부드러운 연필로 밑줄을 그으며 말이야. 그 문장을 다시 노트에 옮겨 적기도 하며, 글자들의 세계로 날아갔어. 오늘 나는 늦잠을 사랑했고, 화분을 사랑했지. 점심시간이 지나서 몽롱하게 눈을 뜨고 풀에 물을 따라주며 사랑을 했어. 애정을 나열하자면 끝도 없이 긴 리스트를 작성할 수 있지. 물, 앵두, 추리소설, 샌프란시스코, 아빠, 고양이 그리고 시 · · · · · · 점점 목록은 늘어나고 · · · · · ·
어떤 날은 그 리스트에서 모든 것을 지워 버리고 싶어. 빨간 펜으로 그 목록에 아무렇게나 두 줄을 죽죽 그어 버리고 싶지. 애정은 투명하고 순식간에 형태를 바꾸니까. 마치 액체괴물처럼 말이야.
─ 유선혜, 「The Definition of Love」
올바름에 가까운 방식을 알면서도 나는 안 그래. 누군가를 좋아하게 되면, 다가가서 사랑이라는 칼날 들이밀고 협박해. 너 내 곁에 머물러. 다른 사람이랑 놀지 마. 안 그럼 찌를 거야. 분명 폭력적이지만 나는 칼을 쥐고 있어. 상대방을 사랑하는 마음보다 나를 위하는 마음이 우선인 거야. 나 포함 대다수의 사람들은 본인 욕구에 치중하기에 상대에게 접근해서 흠집 내. 질병 아니니? 사랑하는 대상을 내 숙주로 삼고 병들게 하잖아.
─ 김희수, 「우리의 두 발은 함정을 좋아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