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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한국에세이
· ISBN : 9788937417405
· 쪽수 : 96쪽
책 소개
목차
문보영(시인)
모방자 11
내 방에 물건 두고 가지 마 16
김남숙(소설가)
내가 아는 현주 23
장호원 —만두 마을 이야기 26
유계영(시인)
새가 말을 건다면 대답할 수 있겠니? 31
뿔과 뿌리 37
소유정(문학평론가)
나로부터 멀어지던 날들 43
다시, 사랑을 보여 달라고 한다면? 47
김연덕(시인)
2020년 1월 27일부터 2월 17일 사이의 짧은 일기들 53
2020년 7월 15일 58
정용준(소설가)
아는 것과 익히는 것 67
서로 고개를 끄덕여 주는 사이 71
강지혜(시인)
무정박 항해 중인 너에게 75
요정이 떠난 집에 남은 슬픈 사람들 81
권민경(시인)
오래 달리기 할 때 떠오르는 이름 85
너와 나의 말발굽 —효와 걷는 동안 1 89
언덕을 구르는 아이들 —효와 걷는 동안 2 91
저자소개
책속에서
누군가에게 빙의해 글씨를 연습하거나, 수학 문제를 풀거나, 남의 글을 읽고 그 사람의 문체로 글을 쓰거나. 무언가를 따라 하는 순간에는 애씀 없이 그 무언가를 하게 된다. 뭔가가 ‘하고 싶다’라는, 인생을 방치하면 좀체 생겨나지 않는 이 느낌은 소중하고 영험하다. 뭔가가 하고 싶다는 마음을 관장하는 ‘나도 할래 수용체(I want to do something receptor)’는 나이가 들면서 그 수가 점점 줄기 때문이다.
―문보영, 「모방자」
내가 깨어 있는 이유는, 보통 누군가를 이유 없이 기다리고 싶은 마음이 들 때다. 물론 정확히 누군가를 기다리는지는 모른다. 하지만 나는 그런 마음이 종종 들어서 잠을 설칠 때가 있다. 언젠가 좋은 연락이 올 거야, 누군가 이 밤에 반가운 연락을 하겠지, 등등. 그러나 그런 일은 전혀 일어나지 않는다. 아니, 가끔 일어나기도 한다. 그건 내가 아는 현주가 새벽 무렵 나에게 연락을 해 올 때다.
―김남숙, 「내가 아는 현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