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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역사 > 일본사 > 일본고대/중세사
· ISBN : 9791143009685
· 쪽수 : 289쪽
· 출판일 : 2025-12-05
책 소개
목차
1. 옛 서적들의 문제점
2. 《일본서기(日本書紀)》의 문제점
3. 《구사기(舊事紀)》에 대해 논함
4. ‘고사기(古事記)’라는 책 이름에 대해
5. 여러 사본 및 주석에 대해
6. 문체에 대해
7. 일본 가나 문자에 대해
8. 훈독 방식에 대해
9. 정화(淨化)의 신, 나호비의 신령(直毘靈)
참고문헌
부록 -《고사기전》 목차
해설
지은이에 대해
옮긴이에 대해
책속에서
본디 뜻(마음)과 사실과 말은 서로 일치해야 하는 법일 터인데, 상대(上代)는 뜻도 사실도 말도 다 상대의 것이고, 후대는 뜻도 사실도 말도 후대의 것이다. 중국은 뜻도 사실도 말도 중국의 것인데, 《일본서기》는 후대의 뜻에 근거해 상대의 사실을 기록하고, 중국의 말을 빌려 일본의 뜻을 나타내려고 했기 때문에 일치하지 않는 점이 많다. 하지만 《고사기》는 조금도 꾀를 부려 조작하지 않고 예로부터 전해 내려오는 대로 기록한 것이므로 그 뜻과 사실과 말이 멋지게 맞아떨어지고, 모두 상대의 진실을 전하고 있다. 이는 오로지 상대의 말로써 쓰였기 때문일 것이다.
모든 뜻이나 사실도 말로써 전하는 것이므로 ‘글’이란 거기에 기재된 말이 주체가 된다. 《일본서기》는 중국 문장을 의도해서 작성했기 때문에 일본의 옛말이 지닌 멋진 표현을 많이 잃어버렸지만, 《고사기》는 고어 그대로 글을 쓰고 있으므로 문장도 아주 유려하다. 그러므로 설령 《일본서기》에서 언급하는 서적 중 하나로 취급되고, 중요히 여기는 공식 역사서가 아니라 할지라도 존중해야 마땅하다. 하물며 《고사기》는 기요미하라노 미야(淨御原宮) 시절에 통치하셨던 덴무 천황의 뜨거운 마음이 반영되어 편찬이 시작되고 다시 한번 나라 시대에 겐메이 천황의 명령으로 완성된 책이라는 사실을 참작한다면 결코 가볍게 여길 역사서가 아니다. 그러한 점들을 다 고려했을 때 《고사기》는 더욱더 존중하고 숭상할 만한 역사서라 생각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찍이 한학(漢學)만이 융성해져서 천하의 율령 제도까지도 중국을 모방해 만들었기 때문에 서적도 한결같이 중국 서적처럼 한문체로 쓴 것을 좋아하고, 그것이야말로 주류인 양 여기고, 상대에 만들어진 진실한 서적들도 주류에서 벗어난 것이라 해서 마치 사적이고 개인적인 자료처럼 취급해 버렸다. 아마도 그 때문에 《고사기》 편찬 관련 내용도 《속일본기》에 열거하지 않았던 것이리라. 그 이후에는 더욱더 그러한 사고방식이 우세해지고 《고사기》를 구해서 보려 하는 사람도 드물어지고, 세상에서 박식하다고 우쭐대는 사람들은 《고사기》가 올바른 국사의 형태를 갖추고 있지 않다고 해서 등한시해 왔던 것은 아주 유감스러운 일이다.
무릇 일본에 오래된 역사책은 중국 것 이외에는 전해 내려오고 있지 않기 때문에 문체나 전례들은 중국 서적에서 배울 수밖에 없었다. 따라서 역사책의 모양을 갖추고 있다는 것은 중국 서적과 닮았다는 것을 의미한다. 만약 중국에 아부하는 마음이 없다면 중국 서적과 닮지 않았다고 해서 어떠한 문제가 있겠는가? 모든 일을 중국이라는 나라를 본보기로 삼아 좋고 나쁨을 판단하는 식의 세상 사람들의 습관이야말로 어리석기 그지없다.
내 스승이신 오카베노 우시(岡部大人)【가모 마부치(賀茂眞淵)】께서 관동 쪽에 있는 에도(江?)에서 고전 학문을 펼치신 이후에 1000년 이상 사람들 마음속에 스며들었던 중국 서적 속의 사상이 가진 이질적인 모습을 조금씩 이해하는 사람들도 생겨나, 《고사기》의 중요함에 대해서 사람들이 알기 시작한 것은 학문의 길에서 일본이라는 나라가 생긴 이래로 견줄 자 없는 스승님의 공적이라 할 수 있다.
나 노리나가는 스승님 덕분에 이 사실을 알게 되었고 햇수를 거듭하는 가운데 드디어 중국식 표현 기법에 기반을 둔 중국 사상이 가진 고루함을 알게 되고 옛 시대의 깨끗한 진실을 볼 수 있게 되었으므로 이 《고사기》를 모든 서적 중에서 최상의 역사서라 생각해 《일본서기》를 《고사기》 밑에 두는 것이다. 적어도 일본 국학 학문을 지향하는 자라면 이러한 사실을 결코 착각하면 안 될 것이다.
〈1. 옛 서적들의 문제점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