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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인문학 > 인문 에세이
· ISBN : 9791155402177
· 쪽수 : 280쪽
· 출판일 : 2023-06-28
책 소개
목차
들어가는 글: 에메랄드처럼 맑고 아름다운 ‘녹색 쾌락주의자’의 행복에 관하여
1장 음식: ‘자연의 버터’ 아보카도는 인공 버터와 얼마나 다를까?
요양소에서 배운 짜릿한 단식 생활 | 누구나 알고 있지만 지키지 않는 원칙 | 그냥 체중 관리를 했을 뿐인데 | 아보카도보다 친환경적으로 버터를 즐기는 법
2장 자동차: 요란스럽고 뚱뚱한 차를 꼭 가져야만 할까?
돈 많은 허풍선이를 위한 위험한 장난감 | 자동차 없는 미래는 가능할까? | 새로운 이동 수단이 가져올 낙원 같은 세상 | 허황된 꿈에서 현실이 된 모빌리티
3장 여행: 그렇게 빨리 날아갈 필요가 있을까?
퇴폐적 사치가 된 비행기 여행 | 관광여행보다 우아한, 사치의 포기 | 여행을 떠나기 위해 사들이는 수상한 면죄부 | 지구에 미안하지 않은 여행을 하는 방법
4장 패션: 지구를 생각해서 에코백 하나를 더 사야 할까?
마크 제이콥스의 헌 옷 수거함 컬렉션 | 럭셔리 친환경 백화점에서 행복한 쇼핑을 | 패스트패션이 일으키는 참을 수 없는 소유욕 | 답은 간단하다, 적게 구매하라
5장 전자제품: 썩어 없어지는 아이폰을 만들 순 없을까?
이 에어프라이어도 곧 아프리카로 가겠지 | 먹어도 아무 문제 없는 핸드폰 | 비행기 모드를 켜놓고 책을 읽자
6장 주거: 다시 벽난로에 불을 땔 순 없을까?
인간의 품위에 어울리는 인테리어 | 단열 시공이 불러올 탄소 폭탄 | 오래된 삶의 방식 되살리기 | 벽난로, 꽃, 양초라는 골치 아픈 인테리어 | 기후변화 시대의 진정한 사치품
7장 쓰레기와 플라스틱: 좀비보다 질긴 것들을 어떻게 처리할까?
종이봉투는 비닐 대용품이 될 수 있을까? | 베이클랜드 일가의 비극적 운명 | 플라스틱에 점령당한 바다와 인체 | 플라스토칼립스에서 벗어날 길은 없을까? | 인간에 대한 예의로서의 분리수거
8장 동물 사랑: 왜 개와 고양이는 되고, 소와 돼지는 안 될까?
개보다 고양이가 지구에 덜 해롭다 | 도축되는 동물들의 끔찍한 비명 | 고등동물 돼지와 친구가 되는 법
9장 스포츠: 자연친화적으로 즐길 만한 품격 있는 운동은 없을까?
우아하고 생태학적인 스포츠, 승마 | 즐기기엔 너무 잔인한 자연 체험 | 유난 떨지 않고 몸을 움직이기
10장 깨끗한 공기: 건물 외벽을 이끼로 채우면 공기 정화가 될까?
옛날보다 좋아졌다지만 | 대기오염의 최대 위험, 미세먼지 | 너무 작아서 위험한 문명병의 주범 | 깨끗하고 신선한 공기를 마실 수 있는 곳으로
나오는 글: 거창한 구호 없이, 바로 지금 여기에서부터
용어 설명
리뷰
책속에서
들어가는 글
이 책을 쓰게 된 이유는 또 있다. 기후 위기로 불안감이 커지는 이 시기에 역사나 도덕론 같은 분야에서 일개 아마추어로 떠들고 있을 수만은 없었다. 그보다는 어떻게 하면 삶을 긍정하고 즐겁게 살면서도 친환경적인 생활을 추구할 수 있는가 하는 삶의 방식의 문제를 다루지 않을 수 없었다. 나아가 이렇게 말하고 싶다. 생태학적 책임 의식을 갖는 삶은 그것이 금지와 고행을 요구하기보다는 좀 더 즐거운 삶을 약속할 때만 실현될 수 있다.
기후 재앙을 경고하는 이들에게는 대중의 의식을 일깨워준 공로에 감사 인사를 보내야 마땅하다. 하지만 이제는 이들이 외치는 종말론적 시나리오 대신 새로운 환경운동가들이 말하는 ‘유토피아적 실용주의’를, 그보다 더 혁신적인 이들 사이에서는 ‘쾌락적 지속가능성Hedonistic Sustainability’이라 불리는 것을 내세울 때가 왔다. 책임 의식을 갖고 자연과 생명체를 대하고, 소비와 오락산업에서 떠드는 장단에 맞추지 않는 삶을 사는 것도 얼마든지 즐겁고 재미있을 수 있다. …
두려움과 자기혐오는 지구라는 별에서 성공적으로 살아가는 데 결코 훌륭한 안내자가 될 수 없다고 말하고 싶다. 이 책은 ‘당신이 있어서 좋다!’는 기본 전제를 바탕으로 한다. 아울러 나 자신과 주변 세계를 위해 좋은 일을 할 수 있다는 믿음에서 출발한다. 당장 세상을 구하려고 나설 필요는 없다. 우선은 몇 가지 잘못된 점부터 고치는 것으로 충분하다. 그러면서 세상을 하나하나 좀 더 나은 곳으로 만들어가는 것이다.
1장 음식
실제로 배출가스와 자원 낭비를 줄이는 데 식습관을 조절하는 것만큼 효과적인 수단도 없다. 다시 말해 우리는 얼마든지 원하는 대로 비행기를 타도 상관없다. 우리의 식습관이 남기는 탄소발자국에 비하면 크게 중요한 일도 아니다. 독일인은 개인 소비를 통해 1인당 평균 7.7톤 정도의 이산화탄소를 발생시킨다(세계 평균 4.8톤). 만약 가공식품(즉 간편식)과 육류 소비를 끊는다면 벌써 1톤 이상을 줄일 수 있다(이에 비해 국내 항공 여행을 하지 않을 때는 0.28톤을 감소시킬 뿐이다).
육류 소비가 얼마나 황당무계한지를 보여주는 간단한 계산이 있다. 즉 우리가 고기를 통해 섭취하는 1칼로리를 위해 가축은 10칼로리의 사료를 먹는다는 사실이다. 최악의 탄소발자국을 찍는 것은 소고기이며 돼지고기가 그 뒤를 따른다. 단연 기후 친화적인 것은 가금류이다. 독일인은 매일 평균 165그램의 육류를 먹는다. 저마다 3분의 1로 줄인다면 —즉 일요일과 축제일에만 고기를 굽는 전통으로 돌아갈 때— 매년 100킬로그램 넘게 탄소 배출량을 줄일 수 있다.
3장 여행
탄소 상쇄라는 도덕적으로 수상한 면죄부를 사는 꼴이다. 그 목적은 높은 구매력을 가진 인간의 양심을 달래는 데에 있다. 이제 사람들은 전처럼 끊임없이 세계 곳곳을 제트기로 돌아다닐 수 있다. 면죄부를 산 사람들은 가벼운 마음으로 서둘러 카리브해로 떠나는 다음 비행편을 예약한다. 아트모스페어 같은 단체들은 문명적 전환을 이끌어내기보다는 부유층의 잦은 제트기 여행에 사회적 면죄부를 발행한다. 이런 논리라면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처럼 헬리콥터나 호화 요트만으로 이동해도 아무 문제가 없을 것이다. 우림 한 조각을 사들이면 그만이기 때문이다.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의 한 칼럼니스트는 상쇄 비용을 내는 원칙을 일상의 다른 분야로 확대하자는 제안을 한다. 그렇게 되면 나쁜 부모에 대한 ‘상쇄’도 불가능한 일만은 아니다. 자녀를 때릴 때마다 아동보호 프로젝트에 몇 유로씩 기부함으로써 구타를 상쇄하기 때문이다. 유머 넘치는 어느 영국인 둘은 ‘오프셋’이 얼마나 어처구니없는 전략인지 보여주고자 외도를 상쇄해주는 인터넷 사이트 www.cheatneutral.com을 개설하기도 했다. 몇 유로만 이체하면 양심의 거리낌 없이 계속 바람을 피울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이체한 돈이 부부 상담이나 성실한 배우자 관계를 장려하는 프로젝트에 투자된다는 사실을 알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