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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일본소설 > 1950년대 이전 일본소설
· ISBN : 9791157956203
· 쪽수 : 216쪽
· 출판일 : 2021-12-10
책 소개
목차
인간 실격
머리말
첫 번째 수기
두 번째 수기
세 번째 수기
후기
아침
메리 크리스마스
부록
<인간 실격> 줄거리와 해설
다자이 오사무의 생애
리뷰
책속에서
익살에는 여자가 남자보다 훨씬 관대한 듯 보였다. 내가 익살을 떨면, 남자들은 언제까지고 낄낄 웃지는 않았기에, 게다가 나도 남자들을 상대로 신이 나서 익살을 떨다가는 실패하게 된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반드시 적당한 곳에서 끝내도록 언제나 주의하고 있었다. 그러나 여자는 적당이라는 것을 알지 못한 채, 언제까지고 언제까지고 나에게 익살을 요구하였고, 나는 그 끝없는 앙코르에 응하여, 녹초가 되었다. 여자는 정말로 잘 웃는다. 대체로 여자란 남자보다도 쾌락을 훨씬 마음껏 즐길 수 있는 모양이다.
- ‘두 번째 수기’ 중에서
“‘돈이 떨어지면 정도 떨어진다.’는 속담은 잘못된 말이야. 돈이 떨어지면 여자에게 차인다는 의미가 아니라구. 남자에게 돈이 떨어지면, 남자는 저절로 의기소침하게 되어, 맥을 못 추고, 웃음소리에도 힘이 없게 되고, 또한 어딘가 비뚤어지게 되고, 결국에는 자포자기가 되어, 남자 쪽에서 여자를 차버리는 거야. 반미치광이가 되어 마구 차린다는 뜻이지. ‘가나자와 대사림(金澤大辦林)’이라는 사전에 의하자면 말이야, 불쌍하게도. 나도 그 기분을 알고 있지.”
분명히 그런 식으로 바보 같은 소리틀 하며 쓰네코를 웃겼던 기억이 있다. ‘너무 오래 신세를 지면 안 된다. 자칫하면 그렇게 될 염려가 있다.’ 하는 생각에 세수도 하지 않고 잽싸게 빠져나왔지만, 그때 나의, ‘돈이 떨어지면 정도 떨어진다.’는 엉터리 소리가, 훗날, 의외의 결과를 낳게 된다.
- ‘두 번째 수기’ 중에서
호리키는 스승 같은 태도마저 보였다. 나는 그 ‘귀신’ 그림을 이 녀석에게 보여준다면 어떤 표정이 될까, 하고 그 헛된 몸부림을 치면서,
“그런 소리 마. 꽥 하는 비명이 나오니까.”
호리키는 더욱더 의기양양하여,
“처세술이 뛰어난 것만으로는, 언젠가, 본색이 드러날 테니까.”
처세술……. 나는 정말로 쓴웃음만 나왔다. 나에게 처세술이 있다니! 하지만, 나처럼 인간을 두려워하고, 피하고, 속이는 것은,
“긁어 부스럼 만들지 말라.”
는 속담의 영리하고 교활한 처세술을 준수하는 것과 마찬가지인 것일까? 이아, 인간은 서로 아무 것도 모른다. 제대로 알지도 못하면서, 둘도 없는 친구처럼, 평생을 눈치 채지 못하고, 상대가 죽으면 울면서 조문을 읽는 것이 아닐까?
- ‘세 번째 수기’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