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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호러.공포소설 > 외국 호러.공포소설
· ISBN : 9791160807899
· 쪽수 : 248쪽
· 출판일 : 2022-02-07
책 소개
목차
유령 연인 _007
끈질긴 사랑 -스피리디온 트렙카의 일기 중에서 _105
사악한 목소리 _175
부록
마법의 숲 _227
해설 | 언캐니, 두려운 낯섦과 중첩된 정체성의 공포 미학 _238
리뷰
책속에서
나는 이따금 뭐랄까, 아내의 본성을 일깨워주고 싶다는 강렬하고도 무용한 욕망에 사로잡히곤 했어요. 나는 그 여자의 본성을 너무나 잘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았고, 잘 이해하기만 한다면 내심 편안하게 순응할 수 있다고 믿었지요. 그런데 저 남자는 이 수수께끼의 갈피를 영원히 잡지 못하고 괴로워하는 형벌을 받아야 한다니 참으로 부당한 일이었어요. 내게는 이토록 명백한 사실을 저토록 이해하지 못하고 영혼이 너덜너덜해지도록 고민하고 있다니요.(〈유령 연인〉)
게다가 생각해보면 또 말이 안 될 건 뭡니까? 250년 전에 연인을 살해한 여인이 다시 태어난, 누가 봐도 이승의 것이 아닌 기이한 존재라면, 그런 생명체라면(이승의 연인들과 비교할 수 없이 월등할 테니) 전생에 자신을 사랑하고 그 사랑으로 인해 죽음을 맞은 남자를 제 곁으로 불러올 수도 있지 않겠어요?(〈유령 연인〉)
다만 여기서 한 가지 주목할 점이 있다면, 쉰 살의 노병과 열여섯 소녀의 결합이었다는 사실이다. 그 진짜 의미를 생각해보라. 그건 바로 제왕의 기품을 지닌 이 여인이 금세 하찮은 소지품처럼 취급되었다는 뜻이다. 공작에게 조언이 아니라 대를 이을 씨를 선사하는 것이 자신의 소임임을 거칠게 깨달을 수밖에 없었으리라. ‘어째서 이러저러합니까?’라고 따져 물어서는 안 되고, 공작의 자문관들, 사령관들, 심지어 애첩들에게도 무릎을 굽혀 절해야 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으리라. 아주 조금만 반항하는 기미를 보여도 공작은 험한 욕설과 구타를 서슴지 않는다. 교살하거나 굶겨 죽이거나 아무도 모르는 지하 감옥에 던져버리겠다고 윽박지른다. 그런데 그런 남편이 이런저런 남자에게 너무 길게 눈길을 주는 아내에 대한 생각을 품게 되었다면 그녀는 어떨까.(〈끈질긴 사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