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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인문학 > 철학 일반 > 교양 철학
· ISBN : 9791166290510
· 쪽수 : 472쪽
· 출판일 : 2021-09-15
책 소개
목차
1. 동학과 현대 과학의 생명관, 그리고 정치실천적 과제
1. 서론
2. 동학과 현대 과학의 생명관
3. 동학과 현대 과학의 사상적 근친성
4. 지구생명공동체의 구현을 위한 정치실천적 과제
5. 결론
2. 생태정치학적 사유와 현대 물리학의 실재관
1. 서론
2. 생태정치학적 사유의 특성과 현대 물리학의 실재관
3. 전일적 패러다임의 정치사상적 도입
4. ‘생명의 3화음적 구조’와 생명정치
5. 결론
3. 켄 윌버의 홀라키적 전일주의(holarchic holism)와 수운의 「시」(侍)에 나타난 통합적 비전
1. 서론
2. 켄 윌버의 홀라키적 전일주의와 통합적 비전
3. 수운의 「시(侍)」철학과 평등무이의 세계관
4. 홀라키적 전일주의와 「시」에 나타난 통합적 비전
5. 결론
4. ‘특이점’의 도래와 새로운 문명의 가능성
1. 서론
2. ‘특이점’ 논의의 중요성과 미래적 함의
3. 기술의 진화와 사회적 영향 및 파급효과
4. 새로운 문명의 가능성: 동학에 길을 묻다
5. 결론
5. 과학과 영성 그리고 진화
1. 서론
2. 과학과 영성의 접합
3. 영성 계발과 진화
4. 지구 문명의 새로운 지평 탐색
5. 결론
6. 포스트모던 세계와 포스트휴먼 그리고 트랜스휴머니즘
1. 서론
2. 포스트모던 세계에 대한 초기 담론
3. 포스트모던 세계에 대한 후기 담론
4. 호모 사피엔스를 넘어서
5. 결론
7. 포스트 물질주의 과학과 동학의 사상적 근친성에 대한 연구
1. 서론
2. 포스트 물질주의 과학과 동학의 실재관 및 사상적 특성
3. 포스트 물질주의 과학과 동학의 사상적 근친성
4. 결론
8. 뉴 패러다임의 정치철학적 함의와 실천적 적용
1. 서론
2. 과학적 방법론과 뉴 패러다임의 등장
3. 뉴 패러다임의 정치철학적 함의
4. 뉴 패러다임의 실천적 적용의 한계 및 극복 방안
5. 결론
<부록>
‘한’과 동학의 사상적 특성과 정치실천적 과제
『화엄일승법계도(華嚴一乘法界圖)』와 『무체법경(無體法經)』에 나타난 통일사상
저자소개
책속에서
동학의 생명관은 평등무이(平等無二)의 세계관에 기초하여 불연과 기연을 생명의 본체와 작용의 관계로서 상호 회통시키고 있다. 불연과 기연이 본래 한 맛임을 알게 되면, 생(生)·주(住)·이(異)·멸(滅)의 사상(四相)의 변화가 그대로 공상(空相)임을 깨닫게 된다. 만유가 그러하듯 사람 또한 죽음과 더불어 영원히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다른 형태의 에너지로 변환하는 것임을 알게 되면, 생명이 무시무종(無始無終)이고 무소부재(無所不在)이며 불생불멸이라는 사실을 깨달아 한 길로 생사를 초월하게 되는 것이다. 이는 동학의 생명관이 상대적 차별성을 떠난 여실한 대긍정의 세계를 지향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이러한 평등무이의 세계관은 수운(水雲) 심법의 키워드라 할 수 있는 ‘오심즉여심(吾心卽汝心: 내 마음이 곧 네 마음)’에서 명료하게 드러난다. 여기서 ‘오심’과 ‘여심’은 본체와 작용의 관계로서 하늘마음[근원의식, 전체의식, 보편의식]과 사람마음[부분의식, 특수의식]이 분리될 수 없는 하나임을 보여주는 것이다. 보편자인 하늘은 만유에 편재해 있는 까닭에 만유와 분리될 수 없는 것이다.
동학의 평등무이의 세계관은 불연기연적 세계관에서 뿐만 아니라 동학 심법(心法)의 키워드인 ‘오심즉여심(吾心卽汝心: 내 마음이 곧 네 마음)’에서도 분명히 드러난다. 경신년(庚申年) 4월 5일 수운은 ‘오심즉여심’의 심법과 함께 무극대도를 하늘로부터 받는 신비체험을 하게 된다. 밖으로는 접령(接靈)의 기운이 있고 안으로는 강화(降話)의 가르침이 있으되 보이지도 들리지도 않는 가르침의 말씀은 ‘내 마음이 곧 네 마음’이라고 하는 것으로 시작된다. 이는 곧 하늘마음(天心)이 수운의 마음(人心)과 같다는 뜻으로 천인합일(天人合一)의 정수를 보여준다. 세상 사람들이 천인합일의 심오한 의미를 파악하지 못하는 것은 우주만물의 생성·변화·소멸의 전 과정이 하늘의 조화 작용임을 알지 못하기 때문이다. 말하자면 천지의 형체만 알 뿐 천지의 주재자인 하늘은 알지 못하기 때문에 우주섭리와 인사(人事)의 긴밀한 연계성을 파악하지 못하는 것이다. 그러나 ‘체’로서의 ‘신령[不然]’과 ‘용’으로서의 ‘기화[其然]’가 하나임을 알면, 다시 말해 우주만물이 지기(至氣, 混元一氣, 神靈)인 하늘기운의 화현임을 알게 되면 생명의 전일성과 유기적 통합성을 깨닫게 되므로 각자위심(各自爲心)에서 벗어나 동귀일체(同歸一體)가 이루어져 천리(天理)에 순응하는 삶을 살 수 있게 된다.
동학은 인간 자체의 근본적인 변화를 바탕으로 다음의 몇 가지 점에서 새로운 휴머니즘의 길, 신문명의 길을 제시한다. 첫째, 동학은 완전한 소통성과 평등무이의 세계관에 기초하여 근본지(根本智)로의 회귀를 촉구함으로써 무극대도의 세계를 지향한다는 점이다. 둘째, 동학은 하늘과 인간, 인간과 사물의 융화에 기초하여 조화적 통일과 대통합을 지향하는 강한 실천성을 띤 사상적 특색을 보여주고 있다는 점이다. 셋째, 동학의 후천개벽은 인류 문명의 대변곡점을 지칭하는 광의의 ‘특이점’과 조응하며 천시(天時)와 인사(人事)의 상합에 기초해 있다는 점에서 포괄적이고도 총합적인 개념이라는 점이다. 특히 ‘기술적 특이점’에 착안한 레이 커즈와일이나 버너 빈지의 협의의 특이점과는 달리 동학의 후천개벽은 인위의 정신개벽과 사회개벽 그리고 무위자연의 천지개벽이 분리될 수 없는 하나라고 보고 우주적 본성으로의 회귀를 통해 후천개벽의 새 세상이 열리는 길을 제시한다. 넷째, 동학은 천지개벽의 도수에 따른 후천 곤도(坤道)시대의 도래와 맥을 같이 하여 음양의 조화를 특히 강조하며 진보된 여성관을 보여주고 있다는 점이다. 동학의 ‘여성성’은 서구 휴머니즘의 극복으로서의 새로운 휴머니즘의 길, 신문명의 길을 제시해야 할 과제를 안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