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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여행에세이 > 해외여행에세이
· ISBN : 9791167141057
· 쪽수 : 488쪽
· 출판일 : 2025-01-20
책 소개
목차
프롤로그 prologue
1장―9월 Septiembre
2장―10월 octubre
3장―11월 noviembre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마침내 나도 허리를 숙이고 페달을 밟을 때마다 몸을 좌우로 흔드는 사이클 라이더가 됐다. 바람을 가르며 마덕리 시내를 질주하는 내 모습을 뿌듯하게 상상하고 있으니, 직원이 조심스레 사진을 한 장 찍자 했다. 방금 전까지 내 직업이 소설가라는 대화를 나눈 사실로 미뤄보아, 그가 기념사진을 찍고 싶어 한 걸로 추정됐으나, 나는 세속적 욕망과는 거리를 둔 작가처럼 겸손하게 답했다.
“사진이라니요. 저는 그냥 글만 쓸 수 있다는 사실에 만족합니다.”
내 말에 젊은 직원은 어안이 벙벙한 표정을 지었다.
“노노노노노. 마드리드에는 자전거 도둑이 많습니다, 쎄뇨르(선생). 구매한 사람을 자전
거와 함께 인증샷으로 남겨야 합니다. 그래야 선생이 자전거를 도난당했을 때, 경찰이 이 사진을 보고 선생이 자전거의 원래 주인이라는 것을 알 수 있으니까요.”
큰 혼돈의 세계로 잘못 진입한 느낌이다.
- 9월 2일
서반아인들이 왜 필수적으로 낮잠인 씨에스타를 취하는지 이해됐다. 씨에스타를 취하지 않고서는 몸이 취해 오후를 버텨낼 수 없는 탓이다. 게다가 해가 밤 9시에 떨어지니, 이토록 긴 하루를 감당할 수 없다. 저녁을 밤 9시에 먹고 늦게 자지만, 일어나는 시간은 다른 나라와 같다.
결국 매우 잠이 부족하다. 서반아인들의 열정적인 삶의 방식은 밤잠의 단축을 낳았고, 열정적으로 사람을 사귀고 싶은 마음은 낮술 문화를 낳았기에, 결국 한잔을 걸친 점심 후에는 잠이 쏟아질 수밖에 없다. 그러니, 씨에스타를 취하지 않을 수가 있나. 이 시간에는 은행이며, 관공서며 모두 문을 닫는다. 거국적으로 꿈나라에 가는 시간인 것이다.
- 9월 8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