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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사소한 구원

가장 사소한 구원

(70대 노교수와 30대 청춘이 주고받은 서른두 통의 편지)

라종일, 김현진 (지은이)
  |  
알마
2015-01-10
  |  
13,800원

일반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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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사소한 구원

책 정보

· 제목 : 가장 사소한 구원 (70대 노교수와 30대 청춘이 주고받은 서른두 통의 편지)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일기/편지
· ISBN : 9791185430454
· 쪽수 : 254쪽

책 소개

대한민국 1퍼센트라 불리는, 이른바 성공적인 엘리트 코스를 밝아온 라종일 한양대 석좌교수와 10대 시절 <네 멋대로 해라>를 출간하며 큰 화제를 불러일으켰던, 자칭 집도 절도 빽도 없는 도시빈민이자 비정규직 노동자 에세이스트 김현진. 두 사람이 뜻밖의 책을 펴냈다.

목차

들어가며_내 남자 친구를 소개합니다

꽃 지는 날 그대를 그리워하네
웃는다면, 웃을 수 있다면
노래할 수 있다면
가는 길 험난해도 웃으며 가자
‘병맛’을 아십니까?
우리가 모르고 있었던, 알려고 하지도 않았던 것
훌륭한 어른이 되기 위해
여전히 어른이 되고 싶나요?
우리 죄를 용서하여 주시고
증오를 불쌍히 여기는 마음으로 바꿀 수 있다면
사소한 말들이 전해준 구원
스스로 생각하고 결정하고 행동할 수 있는가
구멍가게 앞에 놓인 평상을 기억하며
이 세상은 친절하지 않습니다
사랑에서 고약한 냄새가 나는 이유
아이는 어른을 사람으로 키웁니다
마음이 슬퍼지려고 할 때면
자랑하지 마라
어떻게든 위로, 더 위로
세상을 사는 방식
왜 아름다움을 추구할까요?
균형은 유지하는 것
싸구려 위안
이해하기 어려운 것을 이해하는 것
우리가 괴물을 키워낸 걸까요?
사람에 대한 사람으로서의 관심
소명을 따라서
경박한 오만
세상이 조금은 격정적이어야 하지 않을까요?
이야기가 주는 힘
따뜻하고도 달콤한 경험
끝이 없는 추신

저자소개

김현진 (지은이)    정보 더보기
에세이스트, 소설가. 한국예술종합학교에서 영화 시나리오와 서사창작을 공부했다. 17살에 에세이집 『네 멋대로 해라』로 데뷔해 이것저것 글을 쓰다 정신 차려보니 도낏자루 썩는 줄 모르고 20년이 지났다. 에세이 쓰기 클래스를 운영하고, 개 산책을 의뢰받아 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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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종일 (지은이)    정보 더보기
서울대학교 정치학과 및 동 대학원에서 정치학 학사 및 석사를, 영국 케임브리지대학교 트리니티 칼리지에서 정치학 박사를 취득했다. 경희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교수와 미국의 스탠포드대, 미시간대, 남가주대, 프랑스의 소르본대 등 해외 유수의 대학교에서 연구 및 교환 교수, 영국 케임브리지대에서 펠로우를 역임했다. 대통령직인수위원회 행정실장, 국가정보원 해외 담당 차장, 대통령 비서실 국가안보 보좌관, 국가안전보장회의 상임 위원장, 주영 대사와 주일 대사를 두루 지냈다. 현재는 우석대학교 총장을 거쳐 가천대학교와 국방대학교 석좌 교수로 재직 중이며, 이론과 실무를 겸비한 대표적인 외교안보전문가로 활동하고 있다. 주요 저서로 『하노이의 길』, 『장성택의 길』, 『낙동강』, 『세계의 발견』, 『사람과 정치』, 『끝나지 않은 전쟁』, 『현대서구정치론』 등이 있으며, 공저로는 『청년을 위한 정치는 없다』, 『한국의 발견』, 『한국의 불행한 대통령들』 그리고 번역서로는 『정치와 소설』(폴 돌란 저), 『정치학』(아리스토텔레스 저) 등이 있다. 그중 다수의 책이 미국과 중국, 일본, 헝가리, 러시아, 이란 등에서 번역 출간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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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에서

들어가며_내 남자 친구를 소개합니다
남들 보기에 멀쩡한 남자 친구를 별로 사귀어보지 못한 것은 나의 오랜 콤플렉스다. 남자인 친구도 거의 없고, 연애는 실패만 거듭했다. 사랑해선 안 될 사람을 사랑해선 안 될 방법으로 사랑한 까닭이었다. 나 역시, 남에게 사랑을 줄 만한 사람이 못 되었다. 아귀처럼 끝없이 받기만 원하는 사람을 어느 누가 감당할 수 있겠는가. 그런 좋지 못한 성정과 운이 따라주지 않은 환경과 중독적으로 소비한 알코올이 합쳐져 나는 누구도 탓할 수 없이 제 손으로 평탄치 못한 삶을 만들어왔다. 게다가 최근 1~2년간은 흉사가 겹쳤다. 폭력을 동반한 이별, 가장 사랑했던 친구의 끔찍한 사고사, 실직…. 이따위 일들이 숨 가쁘게 일어나면서 나는 원래도 별로 괜찮은 상태가 아닌 주제에 더욱 신속히 망가져갔다.
마음을 의탁할 만한 종교도 없었고 몇 안 되는 친구들에게 언제까지 하소연을 늘어놓을 수도 없는 상황이었다. 마음에 깊이 베인 자상은 끊임없이 피를 흘렸다. 바닥에 질질 흘리고 다니는 그 피가 발바닥을 적시면 너무 미끄러워서 나는 자꾸만 넘어졌다. 피 묻은 발자국을 돌아보면 서 나는 생각했다. 다시 일어설 수 있을까.
지인이 많지 않아 마음을 터놓은 몇 사람에게만 사정을 말했는데 오랫동안 꺼놓았던 전화기 너머 들려오는 라종일 선생님의 목소리는 내가 기꺼이 그 고통을 쏟아놓게 되는 몇 안 되는 음성이었다. 구차하고 기나긴 사정을 다 듣고 난 선생님은 세 가지를 이야기하셨다. 첫째, 이제 아무 걱정 하지 마라. 둘째, 나는 네 편이다. 셋째, 글 쓰는 사람은 원래 어느 정도 불행해야 한다. 당신도 그것을 알지 않느냐?

살짝 궁금하지 않은가? 쭉 엘리트 코스를 거쳐온 탁월한 정치인, 행정가, 교육자이며 6개 국어를 구사하는 외교가에 대학 총장까지 지낸 석좌교수와, 몇 권의 안 팔리는 책을 내고 삼십 대 초반인데도 여태껏 진로를 고민하고 있는, 성격도 별로 좋지 않고 가끔 한국말도 제대로 못하는 날백수, 겹치는 데라곤 전혀 없는 두 사람이 네 계절 동안 서른두 통이나 되는 편지를 주고받으며 대체 무슨 이야기를 했을지.


꽃 지는 날 그대를 그리워하네
선생님께.
지난번 뵌 이후로 어쩐지 ‘꽃 지는 날 그대를 그리워하네’라는, 어디선가 읽은 구절이 떠올랐습니다. 꽃이 져도, 꽃이 피어도 선생님께서는 특유의 안온한 표정을 잃지 않으실 것만 같아 그런가 봅니다. 세상만사 삼라만상이 무서운 일은 없고 모두 우스운 일뿐이라는 말씀이 마음속에 깊이 박혀서 그런 모양입니다. 저에게 이런 말씀을 하셨지요. “세상에 무서운 일은 없고, 우스운 일뿐이다. 살아오면서 참되고 바르고 아름다운 기억은 그다지 생각나지 않는다. 그렇지만 누가 물어보면 나는 그냥 즐겁고 행복하다고만 말한다.” 선생님은 엷게 웃으며 이게 무슨 말인지 알겠냐고 물으셨죠. 그때 선생님의 미소가 깊은 바닷속을 담담히 흐르는 거대한 해류와 같아서 저는 한참 말을 잇지 못했습니다. 이 나이 먹고도 인생이라는 바다의
얕은 물에서 발목이나 찰랑거리며 모래나 간질이고 있는 저로서는 결코 엄두가 나지 않는 그런 심해의 물결 말입니다.
산다는 것의 엄중함이 무엇인지 생각하니 숙연해졌습니다. 집에 돌아오는 길에도 한참을 되뇌어보았습니다.

세상에 무서운 일은 없고, 우스운 일뿐이다.

선생님께서는 우리나라 역사의 격변기를 직접 보셨고, ‘킹메이커’라 할 만큼 정치판에서도 큰 역할을 하셨고, 커다란 대학의 총장도 역임하셨지요. 그러면서 온갖 사람들이 머리 쓰며 제 이익을 좇는 광경을 무수히 보셨을 텐데, 어떻게 하면 제 이득을 위해 눈에 불을 켠 무서운 사람들을 우습다고 여길 수 있을까요. 아주 사소한 불행 하나도 저는 사실 두렵습니다. 이것들을 우스운 일로 여길 수 있는 마음 자세는 과연 어떤 것에 있을까요. 저는 정말 알고 싶습니다. 아직 삼십 대 초반에 앞다투어 찾아온 반갑지 않은 일들, 이런 제 개인의 상처까지도 모두 우스운 일로 만들고 싶습니다.
아카시아 꽃이 다 져버린 날, 선생님을 생각하면서.


웃는다면, 웃을 수 있다면
현진에게.
현진의 편지를 받고 문득 생각나는 어휘들이 있었어요. “탈출” “탈옥” 같은 말들이었습니다. 그보다 놀라운 것은, 이야기 중에 별생각 없이 한 말이 그렇게 날카로운 화두로 되돌아오리라 생각하지 못했던 것입니다. 작은 일도 예사롭게 넘기지 않는 강렬한 문제의식에 정신이 들었습니다.

몇 해 전 처용 이야기를 써서 외국 잡지에 기고한 일이 있습니다. 제목이 “오쟁이 진 처용 이야기Choyong, the story of a cuckold”였어요. 외국 친구들은 대부분 이 이야기를 재미있게 읽었다면서도 솔직히 이해하기는 힘들다는 반응이었습니다. 그래서 다른 이야기를 해주었습니다. 서양 사람들이 잘 아는 오셀로 이야기였습니다. 오셀로는 신통치 않은 악당이 쳐놓은 신통치 않은 함정에 빠져 엄청난 비극을 일으킵니다. 그러나 다시 생각해보면 이 ‘함정’은 이아고가 만들어놓은 것입니까? 아니면 사랑하는 사람에게 비열한 의심을 품을 수 있는 천격의 인물이 스스로 만든 것이겠습니까? 간통 현장을 목격하고 춤을 추고 노래를 부른, 그래서 비록 무속의 세계에서일지라도 벽사진경僻事進慶의 상징이 된 처용과는 어떻게 다릅니까?
웃는다면, 웃을 수 있다면 주변의 추루함도 사랑할 수 있습니다. 사람에 대한 사랑은 고결하고 유능한 곳에 있지 않고 누추한 곳에 있는 것이 아닌가 합니다.
감옥은 권력을 놓고 적나라한 각축을 벌이는 정치권에만 있는 것이 아닙니다. 학교, 회사, 학계, 사적인 친구 사이나 가정 내부에, 사람들이 함께 사는 모든 곳에 스스로 만든 감옥이, 그리고 그 안에 갇혀 무서워하고 무섭게 하는 사람들에게 있습니다. 때때로 그 감옥에 갇혀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람들도 있고요. 웃음이 수인에게 자유를 가져다줄 수 없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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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 DB 제공 : 알라딘 서점(www.alad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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