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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사회과학 > 비평/칼럼 > 국제사회비평/칼럼
· ISBN : 9791186036235
· 쪽수 : 240쪽
· 출판일 : 2016-08-22
책 소개
목차
한국어판 발행에 부쳐
머리말
1장 2013년, 신오쿠보에서
1. 만남
2. 헤이트 스피치
3. 시바키 부대
4. 카운터
5. 여론의 변화, 당황하는 재특회, 그리고 ‘도쿄 대행진’
6. ‘카운터 운동’은 무엇이었나
7. 카운터 운동의 성과
2장 헤이트 스피치의 심층에는 무엇이 있나
1. 헤이트 스피치의 본질
- 헤이트 스피치의 정의
- 헤이트 스피치는 ‘언론’인가
2. 인터넷과 헤이트 스피치
- 넷우익과 헤이트 스피치
- 넷우익은 누구인가
- 넷우익과 ‘반한’, ‘혐한’
3. 사회에 만연한 ‘혐한’과 헤이트 스피치
4. 헤이트 스피치가 만연하게 된 이유
- 사회불안과 헤이트 스피치
- 정치가의 발언과 헤이트 스피치
- 정부의 차별 정책과 반복되는 헤이트 스피치
- 조선학교에 대한 차별 정책과 헤이트 스피치
- 아베 정권의 성격
5. 정리
3장 헤이트 스피치는 법으로 규제될 수 있을까
1. 문제의 소재와 논점의 정리
2. 국제인권협약
3. 외국의 입법 사례
- 독일
- 영국
- 프랑스
- 캐나다
4. 미국의 특수성과 보편성
- 미국에서의 인종차별 철폐 노력
- 헤이트 스피치 규제를 위헌으로 규정한 판례의 등장
- 미국에는 왜 헤이트 스피치 규제가 없을까
- 정리
5. 헤이트 스피치 규제는 헌법에 반하는가
- 리버럴 원칙이란 무엇인가
- 자기의 민족적 정체성을 지켜 갈 권리
- 헤이트 스피치는 민족적 정체성을 지켜 갈 권리를 침해한다
- 헤이트 스피치 규제는 헌법 위반이 아니다
6. 헤이트 스피치를 어떻게 규제할 것인가
- 차별금지기본법의 제정
- 위법으로 규정해야 할 헤이트 스피치의 범위
- 형사 규제는 최후의 수단이어야 한다
7. 법적 규제는 얼마나 효과가 있을까
8. 정리
4장 헤이트 스피치를 둘러싼 최근 정세와 우리가 취해야 할 태도
1. UN 인종차별철폐위원회의 권고
2. 법적 규제에 나선 자민당
3. 규제 움직임에 내포된 위험성
- 본질 호도와 왜곡의 위험성
- 헌법 질서 파괴의 위험성
- 경찰 행정 권한 남용의 위험성
4. 헤이트 스피치 규제 논의에 대해 우리가 취해야 할 태도
- 대안의 제시, 원칙에 입각한 대응
- 정부 정책의 전환 요구
5. 9.11 이후의 미국에서 배운다
6. 정리
5장 최후의 해법은 시민의 힘
1. 법적 규제만 있다면 ‘카운터’는 필요 없어질까
2. 기대되는 카운터 활동
- ‘도쿄 대행진’과 ‘친하게 지내요 퍼레이드’
- 출판과 홈페이지를 활용한 계몽 활동
- 헤이트 스피치와 배외주의에 가담하지 않는 출판 관계자의 모임
- 축구를 통한 계몽 활동
3. 시민들의 횡적 연대
4. 카운터 활동가 인터뷰
- 노마 야스미치 씨 - ‘시바키 부대’ 창설자
- 기노 토시키 씨 - ‘플래카드 부대’ 발기인
- 야마시타 아유무 씨 - ‘차별 반대 여성조’ 대표
- 세이 요시아키 씨 - 스포츠 저널리스트
6장 ‘양심의 고리’에 미래를 걸며
1. 사람들의 양심에 의존하기
2. 만델라에게 배운다
3. 헤이트 스피치 문제에 대응하는 것의 의미
4. 정리와 결론
맺음말
옮긴이의 말
책속에서
재특회 시위대가 오쿠보 공원을 출발했다. 아직 행렬이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는데도 거리에는 옛 군가풍의 음악이 흐르기 시작한다. 우익들이 거리 선전차에서 틀곤 하는 군함행진곡처럼 사람들을 선동하는 음악과 함께 이윽고 경찰의 인도에 따라 그들이 등장했다. 시위대는 쇼쿠안도리의 횡단보도를 건너면서 완전히 모습을 드러냈다. 나는 그 모습을 돈키호테 신주쿠점 앞에서 바라보았는데, 그때의 충격을 지금도 잊을 수 없다. 시위대가 거리를 지나는 사람들에게 들어 보인 플래카드에는 다음과 같은 문구가 쓰여 있었다. “착한 한국인 나쁜 한국인 같은 건 없다, 다 죽여 버려!”
시바키 부대 대원들은 앞서 이야기했듯 트위터에서 노마 씨의 호소를 보고 모여든 사람들이다. ‘관저 앞 금요집회’에 참가하는 사람도 있다. 진보적인 사람, 보수적인 사람 등 사상적 스펙트럼도 다양하지만 ‘인종주의자가 싫다’는 공감대로 모였다. (...) 노마 씨는 카운터 활동을 오랫동안 해 왔기 때문에 허가받은 집회를 중지시키기 힘들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예전에는 직접 시위에 항의하다 체포된 사람도 있었지만, 그러면 오히려 인종주의자들을 기쁘게 할 뿐이었다. 따라서 그는 인종주의자들이 벌이는 불법적인 분탕질, 이른바 ‘산보’를 주 타깃으로 설정해 공격한 것이다. 노마 씨의 판단은 옳았다. 하지만 그 후 사람들의 운동은 노마 씨의 판단을 뛰어넘어 버렸다. 역사는 한 사람의 천재에 의해서가 아니라 여러 사람의 분노와 행동을 통해 만들어진다. 이후 신오쿠보에서 일어난 사건은 이를 증명해 주었다.
카운터 운동 또한 운동의 주체를 ‘차별에 반대하는 사람들’로 설정했던 까닭에 처음부터 문제를 명확하게 끌고 올 수 있었다. 카운터는 ‘재일(코리안)’ 대 ‘재특회’라는 구도를 뛰어넘어 ‘일본사회’ 대 ‘인종주의자’라는 구도를 형성시켰다. 여기서 말하는 ‘일본사회’란 ‘지리적으로 일본에 존재하는 사회’로서 일본인 외에도 재일코리안, 중국인, 필리핀인 및 기타 외국인이 공생하는 사회를 말한다. 재특회는 자신들에게 반대하는 것은 ‘특아(特亞)의 인간들(중국, 한국인들)’뿐이라고 반론했지만, 이런 규정 자체가 깔끔히 무너져 버린 것이다. 그들은 ‘올 재팬(All Japan)’의 반격을 받아 간단히 패배했다. (...) 일본인들은 사회적 부정의를 ‘몸으로 막아낸’ 경험이 거의 없다. (...) 민주주의가 단지 ‘선거’만을 의미한다고 생각한다면, 그것은 착각이다. 민주주의는 오직 사람들의 끊임없는 ‘운동’을 통해서만 발전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