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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나의 고양이를 만났기를

당신이 나의 고양이를 만났기를

우치다 햣켄 (지은이), 김재원 (옮긴이)
봄날의책
1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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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나의 고양이를 만났기를
eBook 미리보기

책 정보

· 제목 : 당신이 나의 고양이를 만났기를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외국에세이
· ISBN : 9791186372753
· 쪽수 : 264쪽
· 출판일 : 2020-04-20

책 소개

우치다 햣켄 산문집. 우치다 햣켄이 고양이 노라와 쿠루, 이렇게 셋이서 '함께' 지낸 시간은 없었다. 노라가 1년 반, 쿠루가 5년 3개월. 두 마리 고양이가 우치다 햣켄의 곁에 머물다 간 시간은 그리 길지 않았다. 그리고 그 짧은 시간에 대한 눈물겹지만 사랑스러운 기록이 반세기가 넘는 시간을 건너 여기 남았다.

목차

그는 고양이로소이다
노라야
노라야, 노라야
노라 위에 내리는 가을 소낙비
노라는 아직 돌아오지 않고
고양이 귀에 가을바람
네코로맨티시즘
쿠루야, 너니?
카터 쿠루츠, 남은 이야기
속새 수풀을 헤치고
「노라야」

저자소개

우치다 햣켄 (지은이)    정보 더보기
본명은 우치다 에이조内田榮造로 오카야미시 후루교古京정에서 술도가를 운영하던 부모 밑에서 태어났다. 햣켄은 필명으로 인근의 시내인 햣켄가와百間川에서 따온 것이다. 어린 시절 할머니의 맹목적인 사랑을 받았고 부유한 양친 밑에서 유복한 어린 시절을 보냈다. 중학 시절부터 『분쇼세카이文章世界』에 자연주의 작품을 투고해서 입선했고, 고교 시절에는 시다 소킨志田素琴에게서 하이쿠를 사사했다. 소킨의 권유로 자연주의 작품 「늙은 고양이老猫」를 문호인 나쓰메 소세키에게 보내면서 스승으로 모시게 된다. 도쿄제국대학 독문과에 입학하여 이듬해부터 소세키 산방激石山房을 찾아가 문하생이 되었다. 소세키 작품의 교정 작업에 헌신하면서 같은 문하생인 아쿠타가와 류노스케芥川龍之介 등과 자주 교류했다. 대학 졸업 후 육군사관학교, 호세이대학 등에서 독일어를 가르쳤으나, 아버지가 돌아가신 후 고향 친척의 뒷바라지를 떠맡아 금전적으로 힘든 세월을 보내며 주변에 거듭 돈을 빌렸던 경험은 이 책에 수록된 각 작품의 소재가 되기도 했다. 1947년 첫 창작집 『저승冥途』을 펴내 『열흘 밤의 꿈』의 계보를 잇는 작품이라는 호평이 이어졌으나, 간토대지진 이후의 혼란 속에서 책에 오식誤植이 많이 생겨 문단에서 무시를 당했다. 1958년 간행된 『백귀원(햣켄) 수필百鬼園随筆』 이래로 다시금 유머 넘치는 명료한 글을 쓰는 수필가라는 평가를 받게 되었다. 이후 『뤼순 입성식旅順入城式』(1959),『도쿄일기東京日記』(1963) 등을 펴내며 소설가 미시마 유키오三島由紀夫(1925~1971)로부터 “대단히 깐깐하게 어휘를 선택하고 반응이 빤히 예상되는 표현은 모두 버린다. 나아가 약간의 자아도취도 용납하지 않고, 절묘하게 딱 맞아떨어지는 분위기를 뉘앙스만으로 암시하는 더할 나위 없는 예술품을 한 편 한 편 완성했다”는 평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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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원 (옮긴이)    정보 더보기
부산대학교, 일본 와세다대학교 대학원 문학연구과 석사과정을 졸업한 후 번역가로 활동 중이다. 옮긴 책으로 다자이 오사무 전집 중 『유다의 고백』, 『생각하는 갈대』, 우치다 ㅤㅎㅑㅅ켄의 『당신이 나의 고양이를 만났기를』, 나쓰메 소세키의 『나쓰메 소세키 서한집』, 나카야마 가호의 『흰 장미의 심연까지』, 무라타 사야카의 『신앙』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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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에서

노라가 방석 위에 누우면 아내가 보자기 천을 가져가 이불처럼 덮은 다음 얼굴만 내어놓고 폭 감싸준다. 노라는 그 자세 그대로 잠이 드는데, 방석과 이불 사이에 끼어 두 귀를 쫑긋 세우고 진지한 얼굴을 하고 있는 게 퍽 우스꽝스럽다. 내가 욕실 수건에 손을 닦으려고 문을 열면 잠든 노라가 반쯤 실눈을 뜨고는 잠에 취한 목소리로 야옹, 하고 내게 인사한다.


어느 제약회사에 보내준 신경안정제 견본품을 먹고 잠을 청해볼까 싶다가도, 그 약이 잘 들어 깊이 잠들면 노라가 돌아와도 그 소리를 듣지 못할까 싶어 망설여진다.


욕조 덮개 위에는 노라가 자던 방석과 덮는 이불로 쓰던 보자기가 그대로 있다. 그 위에 이마를 대고 거기 없는 노라를 부르기 시작하면 노라야, 노라야, 노라야, 하고 멈출 수가 없다. 이제 그만하자고 생각하면서도 또 부르고 싶어져서 이마를 방석에 대고 노라야, 노라야, 부른다. 멈춰야 함을 알지만, 거기 없는 노라가 사랑스러워 멈출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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