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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인문학 > 교양 인문학
· ISBN : 9791189799106
· 쪽수 : 400쪽
· 출판일 : 2019-06-15
책 소개
목차
1장 제멋대로인 섬들
• 암초 섬에 얽힌 지정학적 욕망 |맹키에군도
• 섬들의 연합체를 만드는 일에 관하여 |미국령 군소 제도와 범대양 군도 초소형국가체 연합
• 누가 섬을 건설하려 하는가 |스프래틀리제도
• 바다에서 섬이 솟아나고, 섬이 육지가 된다면 |보트니아의 떠오르는 섬들
• 섬의 개수는 어떻게 세는가 |필리핀에서 새로 발견된 534개의 섬들
• 버림받은 도시 공간을 보살피는 방법 |교통섬
2장 고립지와 미완의 국가들
• 사라져 가는 소수 언어의 행방 |라딘어의 골짜기들
• 서핑 천국에 숨어 있는 기묘한 종교 구역 |본다이 해변의 에루브
• 복잡하고 위험한 국경선 긋기 |페르가나 분지
• 그들의 국경은 왜 인정받지 못하는가 |사하라의 모래벽
• 분리주의는 어떻게 싹트는가 |신러시아
• 영토가 없어도 주권을 인정받은 나라 |몰타기사단
• 브렉시트 이후, 영국은 분열되고 있다 |스트랫퍼드공화국
3장 유토피아의 장소들
• 종교적 야심이 낳은 암울한 유토피아 |이라크-레반트 이슬람국가
• 가상현실이 우리를 해방시킬 것이라는 신화 |사이버토피아
• 어떤 곳에도 얽매이지 않는 삶은 행복한가 |신유목민
• 합리성과 비합리성의 유쾌한 이중주 |넥 찬드의 록가든
• 도시 한복판에서 자유로운 삶을 실험하다 |크리스티아니아
• 야생식물 채집의 자유를 기본권으로 보장하는 나라 |헬싱키의 야생 식량 수확 체험기
• 헬리콥터는 어떻게 최상위층의 전유물이 되었는가 |헬리콥터의 도시
• 수직 도시는 무엇을 놓치고 있는가 |지면이 없는 도시
4장 유령과 환영이 떠도는 장소들
• 도시는 사람을 집어삼킨다 |신주쿠역의 유령 터널
• 성급한 개발계획의 잔재, 흉물로 남다 |고가 보도
• 폐허가 매력적인 이유 |보이즈빌리지
• 망각과 기억 사이에서 방치된 식민지의 흔적 |심라의 영국인 묘지
• 무대 위에 재현한 ‘멋진 신세계’ |〈다우〉 영화 세트장
• 땅의 신성한 기운을 읽기 위한 지리학 |주술의 도시 런던
• 머나먼 미래 세대에게 어떻게 경고할 것인가 |쓰나미 비석과 핵폐기물 표식
5장 감춰진 장소들
• 누가 이 도시를 더럽다 하는가 |카이로의 쓰레기 도시
• 구글 어스 시대의 빈틈 |스트리트뷰에 나오지 않은 히든힐스와 와나타물라 빈민가
• 지도에 숨어 있는 덫 |트랩스트리트
• 미지의 땅은 왜 사라지지 않는가 |미개척지 콩고
• 검은 돈이 머무는 곳 |에든버러 로이스턴 메인스가 18번지 2호
• 보행자의 움직임은 어떻게 통제받는가 |스파이크 지대
• 비밀 영토에 도사린 야망 |하이난섬의 유린 지하 해군기지
• 왜 잠들어 있는 유적을 깨우려 하는가 |예루살렘 땅 아래
• 가라앉은 땅으로 떠난 짧은 여행 |도거랜드
• 기회의 땅이 빚어낸 욕망의 정치학 |북극의 신세계
• 지구의 마지막 미개척지를 향한 열망 |콘셸프 해저 기지
리뷰
책속에서
이 모든 지정학적 책략들은 내가 지금 있는 이 평화롭고 고요한 모래톱에서 백만 킬로미터는 족히 떨어진 먼 곳의 일처럼 느껴진다. 밍키스에서는 1분마다 새로운 해안선이 자라난다. 혹처럼 튀어나온 섬의 황금빛 척추에서 흘러나와 서로 뒤엉킨 실개천이 비단처럼 곱게 젖은 모래 위를 수놓는다. 나는 마음이 놓여, 그제야 몸을 눕힌다. 뜨거운 태양 아래 누워 있자니 잠이 온다. 이 세상의 모든 물이 배수구로 빨려 들어간다. 곧 물이 전부 사라질 것이다. 그러나 이 같은 환상은 그와는 정반대인 현실을 일깨워 정신을 번쩍 들게 한다. 금방 밀물 때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밀물이 올라오기 시작하면 나는 얼른 잠에서 깨 어딘가 안전한 곳, 확실한 곳으로 배를 타고 나가야만 한다.
(1장_암초 섬에 얽힌 지정학적 욕망)
사랑에는 여러 종류가 있고, 이들 사랑은 갖가지 유대로 연결되어 있다. 자연에 대한 사랑을 뜻하는 바이오필리아(biophilia)와 장소에 대한 사랑을 뜻하는 토포필리아(topophilia)는 특히 밀접한 관계에 있다. 우리 인간이 평생에 걸쳐 동식물에게 느끼는 친밀감은 열렬한 헌신을 낳으며, 그런 헌신은 우리가 장소에 대해 느끼는 소속감으로 넘어가고 스며든다. 이 두 열애 감정은 유서 깊은 장소이자, 인간의 안녕을 상징하는 정원에서 만나 하나가 된다.
그리고 이것이 우리가 현대 도시를 못마땅하게 여기는 이유이기도 하다. 황량한 돌투성이의 땅, 예컨대 교통 체증으로 제멋대로인 섬들 꽉 막힌 도로 사이에 고립된 버림받은 땅 조각이나 끝없이 파헤쳐지는 쓰레기투성이 ‘개발 예정지’ 옆을 걸어서, 또는 차를 몰고서(이쪽일 때가 더 많을 것이다) 지나갈 때마다 우리는 마음이 불편하고 아리며, 더 나아가 죄책감과 상실감을 느낀다.
(1장_버림받은 도시 공간을 보살피는 방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