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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외국에세이
· ISBN : 9791190234108
· 쪽수 : 400쪽
책 소개
목차
서문|9
긴 거절 편지의 여파|31
카셀다운에서 온 스무 대의 탱크|44
음악 없이는 힘들어|50
트레이스: 편집장의 글|56
와인으로 얼룩진 단상들|58
여섯 개들이 맥주팩을 마시며 시와 처절한 삶에 대해 끼적인 글|76
어떤 유형의 시, 어떤 유형의 삶, 언젠가 죽을 피로 채워진
어떤 유형의 생명체에 대한 변호|86
아르토 선집|97
운을 다 쓴 늙은 주정뱅이|104
음탕한 늙은이의 비망록|109
《짐 로웰을 기리며》의 무제 에세이|114
음탕한 늙은이의 비망록|117
내가 앨런 긴즈버그라는 사실을 아무도 믿어 주지 않은 밤|127
정부를 열 받게 만들어 볼까?|139
산타페의 은 십자가 예수|145
음탕한 늙은이의 고백|153
케네스의 시 낭독회와 번식|180
로스앤젤레스 상황|189
나이 든 시인의 삶에 관한 단상|204
올바른 호흡과 길을 찾는 법에 대하여|215
음탕한 늙은이의 비망록|224
음탕한 늙은이의 비망록|233
음탕한 늙은이의 비망록|244
윌리엄 원틀링의 《양식에 관한 일곱 가지 고찰》 미출간 서문|248
재거나우트|256
이기는 말 고르기|264
운동|273
사건의 경위|291
시간 때우기|301
문학 인생의 방해물들|313
스승을 만나다|325
이백에게 보여 주는 찰스 부코스키의 로스앤젤레스|361
거장을 돌아보며|363
또 다른 포트폴리오|368
또 다른 나|370
작가 훈련|389
감사의 말|395
자료 출처|397
리뷰
책속에서
밖을 돌아다니며 그 편지에 대해 생각했다. 여태껏 받은 거절 편지 중 가장 길었다. 보통은 ‘죄송하지만 출간할 수준이 아닙니다.’ 혹은 ‘안타깝게도 완성도가 높지 않습니다.’ 등 짤막하게 적혀 있다. 아예 지정된 거절 문구를 출력해서 보내 주는 경우도 허다하고. 그런데 이번 편지는 진짜, 그 어떤 것보다 길었다. 내 원고 《하숙집 50곳 탐방기》를 거절하는 편지다. 가로등 아래로 걸어가 주머니에서 편지를 꺼내 다시 읽어 보았다.
테이블의 커다란 와인병에 술이 좀 남았기를 바라며 내 방을 향해 미친 듯이 뛰었다. 나에게 그런 행운이 있을 거란 기대는 안 한다. 나는 특정 인간 군상의 일대기를 너무나 잘 보여 주는 존재 아닌가. 음흉함, 비현실적인 망상, 억압된 욕망으로 점철된 인간 말이다.
난 사람이 가늠할 수 있는 것보다 훨씬 엄청난 지옥을 거쳐 왔고, 나 말고도 그런 사람이 또 있을 거라 믿으며 호흡마다 웃음이 들어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책은 그렇지 않다고 말한다. 책은 아주 단조로운 것들을 단조로운 방식으로 이야기한다. (중략) 난 여기서 창녀들의 꽁무니를 쫓아다니고 주방 바닥에 걸레질을 했다. 이제 문제는 집세다. 일주일 뒤면 서른아홉하고도 일주일을 살았지만 여전히 집시처럼 떠돌아다니는 신세다. 시가 중요하다고 생각하면서 시에 모든 걸 던지지 않으면, 그 속을 별들과 거짓으로 가득 채우지 않으면 곤란하다. 시, 그림, 모래, 창녀…… 음식, 불, 죽음, 헛소리…… 돌아가는 환풍기…… 그리고 술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