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이미지
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외국에세이
· ISBN : 9791190533409
· 쪽수 : 176쪽
책 소개
목차
11p - 답변이 불가능한 질문 하나
25p - 사실 성인은 존재하지 않는다
39p - 달콤한 무無
51p - 일각수, 불도마뱀, 귀뚜라미
63p - 그림자로 가득한 몇 마디 말
77p - 보세요, 전 떠납니다
93p - 사천 살, 그리고 먼지
107p - 내 형제 당나귀
121p - 여자들의 진영, 하느님의 웃음
133p - 노쇠한 하느님
145p - 당신들은 저를 사랑한다 말하면서 제 마음을 슬프게 합니다
161p - 추한 이미지, 거룩한 이미지
169p 성 프란체스코, 가난한 자의 얼굴 (역자 후기)
리뷰
책속에서
일상의 삶에서 진정한 말들이 오가기란 아주 어렵다. 그런 말들은 몹시 드물다. 어쩌면 사랑에 빠지고 나서야 마침내 우리는 말을 하기 시작하는지도 모른다. 어쩌면 어떤 책의 페이지를 여는 순간 비로소 듣기 시작하는 건지도.
순수한 아름다움이 모두 사랑에서 비롯된다면, 사랑은 어디에서 오는 걸까? 사랑은 어떤 질료로 이루어지며, 사랑의 초자연성은 어떤 본성으로 이루어지는 걸까? 아름다움은 사랑에서 온다. 사랑은 관심에서 온다. 단순한 것에 대한 단순한 관심, 소박한 것에 대한 소박한 관심, 생명 일체에 대한 열렬한 관심.
예를 들어 우리가 누군가를, 사랑하는 여자를 기다린다고 하자. 그녀는 올 것이다. 그렇게 말했으니까. 약속했으니까. 이 길을 따라 올 것이다. 우리는 지평선에 눈을 고정하고 그 풍경을 바라본다. (그녀는 무얼 하고 있는 걸까? 이미 여기 와 있어야 하는데 말이다.) 풍경 속에는 다양한 규모의 대상들(숲, 집, 도로)이 있다. 마침내 그녀가 나타나는 순간 그것들이 풍경 속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뒤죽박죽이 되어 버린다. 길 끝에 보이는 가느다란 실루엣이 대번 숲과 집들과 도로보다 더 커다랗게 보인다. 측량 기사의 눈에는 먼 곳의 한 작은 점에 불과한 것이 사랑하는 사람의 눈에는 온 우주보다 더 큰 무엇이 된다. 우리는 바라는 것을 보기 마련이다. 우리의 희망에 상응하여 보기 마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