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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역사 > 유럽사 > 중부유럽/북유럽사
· ISBN : 9791191432961
· 쪽수 : 640쪽
· 출판일 : 2023-01-06
책 소개
목차
1장 서적상 거리
2장 과거의 순수한 광휘
3장 경이로운 보물
4장 아르노강 변의 아테네
5장 동방에서 온 현자들
6장 책 탐식가 베스파시아노
7장 고서체
8장 고위층 친구들
9장 그리스 함락
10장 기적의 사내
11장 왕의 데카데스
12장 존엄과 탁월함의 운명
13장 플라톤의 혼
14장 “훌륭하고 박식한 사람들”도 이용할 수 있게
15장 세 번 위대한 헤르메스
16장 신성한 글쓰기 방식
17장 고대 이래 최고의 도서관
18장 재림
19장 “피렌체인의 재간 앞에 어려운 것은 없다”
20장 모든 학자들을 위하여
21장 산 야코포 디 리폴리의 인쇄기
22장 운수의 반전
23장 “용사들이 쓰러졌구나”
24장 망각의 나라
25장 오트란토를 위한 애가
26장 “저희를 용서하시고 구하소서”
27장 대합大合
에필로그
감사의 말
옮긴이의 말
주
참고문헌
도판 출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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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책속에서
1장 서적상 거리
상황은 곧 변할 참이었다. 1433년 과르두치는 베스파시아노 다 비스티치(Vespasiano da Bisticci)라는 열한 살 소년을 새로운 조수로 고용했다. 그리하여 베스파시아노는 책 제작자이자 지식상이라는 놀라운 경력을 시작하게 되었다. 머잖아 피렌체의 문인들은 가게 바깥 모퉁이가 아니라 가게 안으로 몰려들게 된다. 카르톨라이오의 세계, 양피지와 깃펜의 세계, 책상에 몸을 숙인 필경사들의 세계, 두툼하고 육중한 책들이 쇠사슬로 서가에 고정된 우아한 도서관들의 세계에서 베스파시아노는 지혜를 사랑하는 누군가가 일컬은 대로 ‘세계 서적상의 왕(rei de li librari del mondo)’이 될 운명이었으니까.
3장 경이로운 보물
처음에 그들은 눈앞에 펼쳐진 광경에 경악했다. 책들은 끔찍하게 방치되어 있었다. 탑은 벌레가 들끓고 먼지와 곰팡이, 검댕으로 지저분하기 짝이 없었다. 세 사람은 라틴 고전이 이렇게 야만적인 취급을 받는 데 분통이 터져서 왈칵 눈물을 터트렸다. 수도원장과 수도사들은 “지옥에나 떨어질 인간쓰레기들”이었다며 루스티치는 분을 삭이지 못했다. 물론 이탈리아인들 역시 자신의 찬란한 유산을 홀대해왔다고 시인할 수밖에 없었지만 말이다. 하지만 그들이 이 안타까운 폐허 속에서 무려 500년 넘게 모두가 찾아 헤맸던 책을 발견했을 때 슬픔은 이내 믿을 수 없는 환희로 바뀌었다. 퀸틸리아누스의 《인스티투티오 오라토리아》의 온전한 사본을 마침내 찾아낸 것이다. (…) 장크트갈렌에서 포조의 발견은 과연 획기적인 사건으로 널리 축하를 받았다. 이 발견을 전해 듣고서 브루니와 니콜리는 포조에게 다른 일은 모두 제쳐두고 그 필사본 사본 한 부를 피렌체로 보내달라고 채근했다. “오 경탄스러운 보물이여!”라며 브루니는 열광했다.
5장 동방에서 온 현자들
플라톤이 제시한 문제나 딜레마가 무엇이든 간에 플레톤과 과거 그의 제자인 바실리오스 베사리온─스승보다 훨씬 더 만만찮은 지성인─이 피렌체에 도착함에 따라 그 철학자는 새롭고 강력한 옹호자들을 얻었다. 바야흐로 플라톤은 아리스토텔레스의 그늘에서 빠져나올 참이었다. 사실 여태까지 플라톤을 둘러싼 논쟁의 대부분은 스승을 트집 잡는 아리스토텔레스의 논평에 의해 규정되어왔다. 플레톤의 《플라톤과 아리스토텔레스의 차이점에 관하여》는 아리스토텔레스의 비판을 샅샅이 검토함으로써 플라톤을 (특히 그의 형상론을) 결연히 변호했다. 플레톤은 스승에 대한 지적인 부채를 인정하지 않은 오만과, 플라톤이 아직 살아 있을 때 아카데미에서 떨어져 나와 새로운 학파를 세운 야심을 거론하며 아리스토텔레스를 공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