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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청소년 > 청소년 고전
· ISBN : 9791192085173
· 쪽수 : 168쪽
· 출판일 : 2022-03-20
책 소개
목차
머리말
만복사에서 저포 놀이한 이야기
만복사저포기 萬福寺樗蒲記
이생이 담 너머를 엿본 이야기
이생규장전 李生窺牆傳
부벽정에서 취해 놀았던 이야기
취유부벽정기 醉遊浮碧亭記
남쪽 저승을 구경한 이야기
남염부주지 南炎浮洲志
용궁 잔치에 초대받은 이야기
용궁부연록 龍宮赴宴錄
해설 《금오신화》를 읽는 즐거움
저자소개
책속에서
만복사에 향 올리고 돌아오던 길이던가
가만히 저포를 던지니 그 소원을 누가 맺어 주었나.
꽃 피는 봄 가을 달밤 그지없는 이 원한을
술동이 열어 한 잔 술로 녹여 없애세.
복사꽃 붉은 뺨에 새벽이슬이 젖건마는
깊은 골짜기라 한봄 되어도 나비조차 아니 오네.
기뻐라, 이웃집에서 백년가약 맺었다고
새 곡조를 다시 부르며 황금 술잔이 오가네. _〈만복사저포기〉 중에서
이생은 거친 들판에 숨어 겨우 목숨을 보전하다가, 도적이 다 사라졌다는 소식을 듣고 부모님 사시던 옛집을 찾아갔다. 그러나 집은 이미 불타고 없었다. 최랑의 집에도 가 보니 행랑채는 황량했으며 쥐와 새들의 울음소리만 들렸다.
이생은 슬픔을 이기지 못하고 작은 누각으로 올라가 눈물을 닦으며 길게 한숨을 쉬었다. 날이 저물도록 우두커니 홀로 앉아 지나간 일들을 생각했다. 한바탕 꿈만 같았다.
이경쯤 되자 희미한 달빛이 들보를 비추는데 행랑에서 발소리가 났다. 멀리서부터 들려오다가 차츰 가까워졌다. 이르고 보니 바로 최랑이었다.
이생은 최랑이 이미 죽은 것을 알고 있었지만, 너무도 사랑하는 마음에 의심하지도 않고 물어보았다.
“당신은 어디로 피난 가서 목숨을 건졌습니까?” _〈이생규장전〉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