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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일본소설 > 1950년대 이전 일본소설
· ISBN : 9791193130810
· 쪽수 : 148쪽
· 출판일 : 2024-07-29
책 소개
목차
서문
첫 번째 수기
두 번째 수기
세 번째 수기
후기
작가 연보
책속에서
정말이지 자세히 보면 볼수록, 그 아이의 웃는 얼굴에는 어쩐지 종잡을 수 없는 거북하고 으슥한 기운이 서려 있다. 애초에 그건 웃는 얼굴이 아니다. 이 아이는 조금도 웃고 있지 않다. 그 증거로 이 아이는 두 주먹을 불끈 쥐고 서 있다. 인간은 주먹을 꽉 쥐면서 웃을 수 있는 족속이 아니다. 원숭이다. 원숭이가 웃는 얼굴이다. 그저 얼굴에 추비한 주름을 만들고 있을 뿐이다. ‘주름살 부자 도련님’이라고 부르고 싶을 만큼 하여간 괴상한, 그러면서도 어딘가 불결하고 괜히 사람을 벌컥 화나게 하는 표정의 사진이었다. 나는 이제껏 이토록 불가사의한 표정을 짓는 아이를 본 적이 단 한 번도 없다.
_<서문> 중에서
남부끄러운 적이 많은 일생이었습니다.
저에게 인간의 삶이란 가늠할 수 없는 것입니다.
_<첫 번째 수기> 중에서
곰곰이 생각하면 할수록 점점 더 알 수 없어졌고, 혼자만 아주 별난 사람인 듯 느껴져 불안과 공포에 바들바들 떨 뿐입니다. 저는 주위 사람과 대화를 거의 나누지 못합니다. 무엇을 어떻게 말해야 좋을지 모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생각해낸 묘안이 광대였습니다.
그건 인간에 대한 저의 마지막 구애였습니다. 저는 인간을 극도로 두려워하면서도 인간을 아무래도 떨쳐버릴 수 없었나 봅니다. 그렇게 저는 이 광대라는 한 가닥 연결 고리로 간신히 인간과 이어질 수 있었습니다. 겉으로는 늘 웃는 얼굴을 만들면서도 속으로는 필사적으로, 그야말로 천 번에 한 번 성공할까 말까 하는 위기일발의 진땀 빼는 서비스였습니다.
_<첫 번째 수기>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