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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역사 > 세계사 일반
· ISBN : 9791195874156
· 쪽수 : 516쪽
· 출판일 : 2016-10-20
책 소개
목차
이 책을 읽기 전에
들어가며 낭만과 반역 그리고 권력의 역사
제1장_위대한 야망: 대항해 시대의 밀수
탐험이 된 밀수|밀수의 카리브 해|식료품의 왕, 후추의 지배자|포르투갈의 헛된 노력|뛰는 스페인, 나는 밀수|메넨데스와 호킨스|존 호킨스의 밀수 모험|해적 사냥꾼
제2장_독점: 향신료 제도와 남중국해
네덜란드 동인도회사와 얀 피터스존 쿤|향신료 제도의 네덜란드인|잉글랜드인들의 활약|런 섬 이야기|독점이라는 맥락|남중국해의 캡틴 차이나
제3장_밀수의 바다: 카리브 해와 은의 강
네덜란드의 소금 밀수|프랑스의 밀수꾼들|영국 제국의 밀수 사업|모험 이야기의 주인공들|불법 담배|은 그리고 세계 경제의 탄생|독점 체제의 삼투 현상|밀수되는 사치품들
제4장_밀수의 사막: 스페인 제국의 영토
과히라 반도의 문학 상륙|표류와 기회|새로운 밀수품 지도|석탄과 소금|있어도 없는 밀수|전설의 밀수꾼들|밀수가 만들어낸 문화
제5장_밀수품의 맛: 전세계로 불어오는 밀수의 바람
밀수품에 열광하는 부르봉 왕국|말뿐인 법령들|라이벌들|파라과이 주식회사|브라질 연결망|몰려드는 밀수선|대륙을 넘나드는 밀수|피에르 푸아브르의 업적|또 다른 옮겨심기
제6장_혁명과 저항: 밀수가 전한 사상들
밀수와 혁명|검은 책들|사상의 밀수|밀수의 품격|밀수의 페르소나
제7장_해적과 애국자: 영웅이 된 밀수꾼들
밀수꾼 애국자|왕실의 비호|정부의 이중성|신세계가 가져다 준 기회|바라타리아의 지배자|기회주의적인 애국심|실패한 유토피아
제8장_통상적인 사업: 나폴레옹의 대 영국 밀수 작전
기니 런의 꼼수|밀수 도시|영리한 전술|가끔 우러나는 충성심|존경받는 밀수꾼들|양다리|기니 런의 반전
제9장_밀수로 채워지는 세계: 라플라타에서 홍해까지
부에노스아이레스|프러시아의 왕|무기 밀수꾼 랭보
제10장_어둠의 제국: 아편에 중독되는 중국
양귀비의 눈물|중무장 자유무역|아편 밀수의 최전선|몸부림치는 중국|전쟁 준비|제1차 아편 전쟁|일상이 된 사업|제2차 아편 전쟁
제11장 복원과 저항: 너무 많은 아편, 너무 적은 차
손댈 수 없는 곳|인도의 아편 밀수|아편 배달원|차 한잔의 반향|차만 가져온다면|이식되는 차
제12장_산업 혁명: 노예, 기나나무, 고무, 제조업
불법적인 미국의 산업 혁명|노예무역과 제조업|기나나무 밀수 프로젝트|이식되는 나무|고무 왕국|헨리 위컴의 고무 여행|이식되는 고무|밀수와 제조업
제13장_문화의 밀수: 약탈당하는 보물들
유물 밀수꾼|자랑스럽게 전시되는 도굴품|강박관념과 특권의식|트로피 여단
제14장_나리들의 탈출: 인간 밀수의 흑과 백
혜성 작전|F 통로|게슈타포 탈출 작전|또 다른 나리들|어둠의 전파|스위스의 진정한 중립|로마의 길
제15장_암시장: 가격만 맞으면 무엇이든
백마장 호텔|고매한 약탈품|가짜들의 반란|세계화의 일부|시스템 D|전세계의 암시장들|비공식 경제가 공식 경제를 만날 때
제16장_남쪽에서 남동쪽까지: 하늘을 나는 마약
하늘에 세운 밀수의 회랑|황금의 삼각 지대|공수되는 마약들|아편항공|베트남 공군의 마약 밀수|라오스의 마약 수송기|1967년 아편 전쟁|무엇이든, 어디든, 언제나 실어 나르는 항공사|비밀 전쟁|에어아메리카
제17장_냉전 시대의 밀수: 중앙아메리카의 폭풍 속으로
아메리카에 차려진 마약 밥상|실뜨기 놀이와 콘도르 작전|범죄 조직의 항공 연결망|콘트라 반군|미국의 계획|마약 기지|그 비행기에 그 마약|다시 찾아온 마약-게릴라의 유령
제18장_밀수품 전쟁: 미국의 사업과 아프리카의 다이아몬드
밀수로 만든 나라 미국|독립 전쟁의 밀수|남북 전쟁의 밀수|다이아몬드 밀수꾼들|지역의 문제에서 세계의 문제로|다이아몬드가 나오는 저주|썩은 국가 타락한 개인|피 흘리는 아프리카의 뿔
나오며_끝나지 않은 거래
주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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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책속에서
밀수는 용어의 뜻 그대로 은밀히 시행되기는 했지만, 보호무역주의에 반하는 자유무역주의자들의 노골적 반역 행위로서 국가에 대한 위협으로 간주되는 경우가 많았다. 밀수는 역사학자들 사이에서 초국가적인 교역의 가장 극단적인 형태로 분석돼왔고, 보호무역주의자들은 19세기 전반 내내 이뤄진 자유무역주의자들과의 논쟁에서 “밀수는 통치권을 약 화시키는 행위이자 국가의 권위에 도전하는 행위이며, 지역 사회를 위협하고 고귀한 애국심을 잠재우는 행위”라고 규탄했다. 이들에 따르면 밀수는 관세 수입을 격감시키며 비도덕적인 행위다. 천성적으로 반골 기질에 이기적이고 멍청하기까지 한 성격파탄자들의 전유물이다.
부정적인 측면만 부각시킨다면 밀수꾼들은 불충한 인간들이다. 반면 긍정적인 측면에서 들여다보면 그들은 모험심에 가득 찬 자유주의자들이다. 그런데도 당시 보수주의자들의 시각에서 볼 때 그들은 국가는 물 론 지역 사회와 그 어떤 유대관계도 가질 수 없는 반사회적인 파렴치한이며 가족에게조차 아무런 가치를 두지 않는 독종들이었다. 실제로 9세기 밀수꾼들의 모습을 보면 그들이 보다 커다란 권력을 위해 합심해서 행동할 능력이 있었다고 생각하기 어렵다. 그때의 밀수꾼들은 기부자들이 아니라 약탈자들이었고, 무책임하고 난잡했으며, 오직 사리사욕에만 관심 있는 인간들이었다.
-「들어가며: 낭만, 반역, 권력」 중에서
밀수나 해적 활동을 그린 여러 흥미로운 소설이나 영화는 역사를 단순화해서 보기 때문에 꽤 낭만적이긴 하지만, 지정학적으로는 잘못된 환상을 만들어내서 실제 역사가 갖고 있는 명백한 불균형성과 복잡성을 놓치게 한다. 보다 넓은 시각에서 보면 이런 불균형은 네덜란드의 밀수꾼들과 팽창주의자들이 좋은 사례다. 네덜란드인들은 아메리카에서는 잉글랜드, 프랑스, 포르투갈과 어울려 밀수의 무대를 균등하게 나눠가졌지만, 동양에서는 무자비한 독점자였다. 프랜시스 드레이크나 존 호킨스의 낭만적인 밀수와 해적 활동도, 심지어 자신들의 제독인 피트 헨(Piet Heyn)마저 동방에 새롭게 성립한 네덜란드의 제국에서는 설 자리가 없었다. 그곳에는 요새화된 스페인의 항구를 벗어나 카리브 해처럼 느슨한 밀수의 영역이 존재하지 않던 대신 철저히 계산된 독점 체제가 들어섰다. 네덜란드인들은 한쪽 바다에서는 자유방임적인 약탈자들이었지만 다른 쪽 바다 에서는 편협한 독점자들이었다.
그렇다면 여기서 한 가지 의문이 생기는데, 카리브 해 그리고 향신료 제도가 위치하고 있는 반다 해 양쪽의 주민들은 16세기가 저물면서 밀수의 바다에 떠오르고 있던 새로운 오렌지색 태양에 대해 어떤 생각을 했을까? 카리브 해 사람들에게는 안도를 의미했겠지만, 반다 해 주민들에게는 안 그래도 나빴던 상황이 더 나빠지리라는 것을 뜻했다.
이제 네덜란드인들이 도착했다.
-「제1장: 위대한 야망」 중에서
콜롬비아 언론이 ‘말보로맨(Malboro Man)’이라는 별명을 붙여준 사람을 예로 들어보자. 사무엘 산탄데르 로페시에라(Samuel Santander Lopesierra)는 과히라에서 밀수 담배를 엄청나게 들여왔다. 듣기로 그 담배는 말보로 담배를 생산하는 필립모리스(Philip Morris)나 브리티시아메 리칸토바코(British American Tobacco, BAT)가 헐값에 덤핑한 물량 중 일부를 네덜란드령 안틸리스의 밀수꾼으로부터 면세로 사들였다고 한다 (필립모리스나 BAT는 자신들이 공급한 담배가 남미로 밀수된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로페시에라의 얼굴은 콜롬비아 잡지 〈캄비오(Cambio)〉의 2003년 5월호에 커버스토리로 실렸다. 이 사진은 그가 검거돼 미국에 인도되면서 마약 단속국(Drug Enforcement Agency, DEA)의 비행기에 탑승할 때 찍힌 모습으로, 빨강-하양 줄무늬 운동복에 야구 모자 차림이었고 두 군 데 모두 ‘말보로’ 상표가 새겨져 있었다.
로페시에라는 당당히 투표로 선출된 콜롬비아 의회의 상원의원이었다. 그러나 해당 호 기사에 따르면 그에게는 훨씬 더 어두면 일면이 있었다. 그는 1994년 에르네스토 삼페르 피사노(Ernesto Samper Pizano)가 대통령에 당선되기 전 선거 운동 기간에 마약으로 벌어들인 돈으로 정치자금을 전달한 혐의를 받고 있었다. 아루바를 근거지로 하는 만수르(Manzur) 족은 러페시에라가 과히라와 퀴라소에 넘기는 밀수 담배의 공급책이었는데, 그는 자신의 사업을 보호하려는 목적으로 이들을 통해 55만 달러를 제공했다. 더욱이 그는 피사노의 정적인 변호사 알바로 고 메스 우르타도(햘varo G?mez Hurtado)를 암살한 혐의도 받았는데, 이는 뇌물 행위를 감추기 위해 자행한 범죄였다.
-「제4장: 밀수의 사막」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