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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한국에세이
· ISBN : 9791196295523
· 쪽수 : 248쪽
· 출판일 : 2018-10-29
책 소개
목차
추천사 7
쏟아지는 생각을 멈추지 않으며 12
일단은 어쨌든 조만간에 20
니가 있는 마을 28
이렇게 살아도 괜찮아 36
볼 수도 만질 수도 설명될 수도 없는 42
가만히 바라볼 수 있다면 50
오늘은 희망을 잠시 58
엄마와 3일간의 기차여행 64
자주 만나는 건 아니지만 언제 만나도 한결같은 72
만나고 배우고 이야기하고 웃고 80
아무것도 안 하는 시간을 함께했던 96
경계 없이 손 내밀 준비가 된 102
부족함은 상상력이 될 수도, 불편함은 재미가 될 수도 110
사람과 사람 사이의 의존 없이 살아갈 수 없다는 116
햇살이 좋으니 산책을 하자고 122
‘가장 무용(無用)한 시간’으로 지금을 견디겠노라며 128
늘 노래가 흘러넘치기를 134
일상을 노래로 만들고 140
고마움이 쌓여서 다음을 146
두려운 것을 마주했더니 예쁘고 반짝이는 154
기타 한 대와 노래만 가지고도 160
계속해서 걷고 이야기하고 168
할 수 있는 만큼의 작은 결과물 174
폐를 끼칠 수 있는 용기 180
모든 시도는 따뜻할 수밖에 186
오래된 매일을 노래할래 192
허술한 장소에 모두 모여 온기를 200
누군가의 시간과 기억을 빼앗긴 자리마다 206
부산발 진주행 212
연극이 끝나고 난 후 218
이 꾸준하고 번거로운 역할에 대하여 224
힘 앞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목소리를 230
되고 싶은 노래 236
에필로그 245
리뷰
책속에서
둘러 돌아가고, 틈을 비집어 들어가는 삶의 태도는 비효율적이다. 시간이 돈으로 환원된다고 말하는 세상에서 시간을 돈으로만 돌려받고 싶지 않은 사람들이 있다. 시간은 웃음과 이야기가 되어 소리로도 변할 수 있고, 눈물과 위로가 되어 온도로 바뀌기도 한다. 재밌게 살기 위해 하고 싶은 일을 한다는 것은 편하게 살겠다는 뜻이 아니다. 거기에도 하기 싫은 노동이, 애씀이, 고통이, 갈등이, 낙담이 따라온다. 먹고사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만이 아닌, 하고 싶은 일을 이루기 위한 대가를 치를 준비가 된 사람들은 도대체, 어떻게 살아남을 수 있을까.
창원에서 보낸 시간은 반나절 정도였지만 어느새 마음이 가득 채워져 있었다. '자본주의의 교환경제' 따위로는 대체할 수 없는 무언가가 분명히 있다. 사실 나의 노래여행기는 그런 이야기들을 기록하는 게 목적이었는데, 그건 볼 수도 만질 수도 설명될 수도 없는 것 같다. 돌아오는 시외버스 안에서 '선물을 주는 마음'을 계속해서 생각하다가 우리 동네에 도착해서는 언젠가 그 제목으로 노래를 만들어야지, 하면서 길에 웃음을 뚝뚝 떨어뜨리며 걸었다. 이것은 절대 은유가 아니다
책임을 묻고 물으며 사건에 대한 '대안'과 '결과'에 집중하게 되면 약한 한 사람으로서는 감당할 수 없는 무력감이 찾아온다. 적어도 나는 그렇다. 강해지고 싶긴 하지만 한 번도 강했던 적은 없는 나 같은 사람에게 결국 내 자리에서 내가 취할 태도를 돌아보라는, 그러면 충분히 움직일 수 있다는 토닥임 같았다. 내 자리에서, 진지하게, 할 수 있는 만큼, 기억하기 위해, 즐겁게, 아프게, 아름답게, 가끔이라도, 혹은 자주, 강렬하게, 조용하게, 잔잔하게, 꾸준하게, 함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