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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리 부는 여자들

피리 부는 여자들

(여성 간의 생활·섹슈얼리티·친밀성)

권사랑, 서한나, 이민경 (지은이)
  |  
BOSHU
2020-04-13
  |  
14,800원

일반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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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리 부는 여자들

책 정보

· 제목 : 피리 부는 여자들 (여성 간의 생활·섹슈얼리티·친밀성)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한국에세이
· ISBN : 9791197004728
· 쪽수 : 128쪽

책 소개

비혼 여성의 공동주거는 여성의 삶을 어떻게 바꿀까. 여자가 여자를 사랑하면 세상은 어떻게 바뀔까. <우리에겐 언어가 필요하다>, <탈코르셋 : 도래한 상상> 저자 이민경과 대전에서 비혼 여성 커뮤니티를 운영하는 BOSHU팀이 공동집필한 책이다.

목차

1) 소리가 나는 곳을 따라 / 권사랑
비혼 여성의 공동 주거

2) 끝나지 않는 춤을 추고 / 서한나
레즈비언 연애담

3) 긴 행렬을 부르는 그림 / 이민경
여성 간의 친밀성

저자소개

이민경 (지은이)    정보 더보기
연세대학교에서 불문학과 사회학을 공부했다. 한국외국어대학교 통번역대학원 한불과에서 국제회의 통역 석사학위를, 연세대학교에서 문화인류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지은 책으로 『게릴라 러닝』 『꼬리를 문 뱀』 『탈코르셋: 도래한 상상』 『우리에겐 언어가 필요하다』 『피리 부는 여자들』(공저) 등이 있고 옮긴 책으로 『컬티시: 광신의 언어학』 『워드슬럿: 젠더의 언어학』(공역) 『임신중지』 『가부장제의 정치경제학』(전 4권, 공역)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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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사랑 (지은이)    정보 더보기
BOSHU는 대전에서 활동하는 페미니스트 문화기획자 그룹이다. 2014년 지역 청년 잡지로 시작해 2016년부터 페미니즘 관점으로 잡지를 발행했으며 2018년부터는 오프라인으로 활동을 넓혀 우리에게 필요한 것을 직접 만들고 있다. 글쓰기 강연 “부감의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본 뒤 글쓰기”, 페미니스트문화기획자 학교 “우리가 좋아하는 기획이 있지”, 우먼온리DJ파티 “우리가 좋아하는 리듬이 있지” 등 페미니즘 관점의 문화예술기획을 시도해왔다. 여성축구팀 “FC우먼스플레잉”, 여성 주짓수팀 “OVERSET”을 창단하며 지역 여성청년의 커뮤니티를 만들기 시작했다. 2019년부터 비혼 여성 커뮤니티 ‘비혼 후 갬’을 운영하며 대전에 사는 비혼 여성들이 서로를 만날 수 있도록 돕는다. 지방에서 여성청년이 기반을 다질 수 있도록 정치세력화를 시도하는 동시에 지금까지 해온 대로 문화예술을 통한 연대를 꾸준히 꿈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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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에서

PART 1. 소리가 나는 곳을 따라 - 권사랑

이사 3일 전, 짐 정리를 하던 중 휘슬러 냄비 세트가 떠올랐다.
“엄마 나 이거, 휘슬러 세트 가져갈게.”
“그걸 왜 가져가? 너 시집 가면 주려고 한 건데.”
예상 못한 반응은 아니었으나 엄마는 생각보다 진지하게 말했다.
“엄마 나 어차피 결혼 안 한다니까?”
“결혼 안 하면 못 주는 거지. 결혼하면 주려고 산 거니까.”
나는 너무 어이가 없었지만 냄비 상자를 어쨌든 받아야 하는 입장이었으므로 최대한 어이없음을 숨기고 말해야 했다.
“엄마 난 앞으로도 결혼할 일이 없다니까, 어차피 내가 이 집에서 나갈 때 주려고 산 거면 지금 가져가야지.”
“아무튼 안 돼.”
“내가 결혼했을 때 이걸 주고 싶은 이유가 뭔데?”
“이거 가져가서 너네 남편이랑 자식이랑 오손도손 행복하게 사는 걸 생각하면서 산 거지.”
“엄마, 생각해봐. 내가 행복하게 잘 살길 바라면서 샀다며? 근데 나는 결혼을 안 한다니까? 결혼은 앞으로도 안 할 거고 친구랑 같이 산다니까? 내가 행복하게 잘 살길 원하면 지금 이걸 안 줄 이유가 없잖아?”
휘슬러 냄비 세트는 결국 이사 트럭에 실렸다. 이걸 쟁취하기 위해 같은 대화를 세 번이나 했다. 엄마가 딸을 위해 무언가를 미리 사놓고 행복을 비는 마음이 감사하기는 했다. 그렇지만 ‘너 결혼 안 하니까 못 주는 거지 뭐’하는 이야기를 들었을 땐 그 선물을 준비하는 이유는 대체 무얼까? 질문하게 됐다.


PART 2. 끝나지 않는 춤을 추고 - 서한나

“그 애와 관련된 세상의 모든 비밀을 혼자 짊어지고 있는 사람처럼 가까워지지도 멀어지지도 못하고 있었다. 그 애가 내 쪽으로 걸어오고 있다는 생각을 하면 모든 판단이 마비되고 본능만 남았다. 곧 정면에서 보게 될 것이었다. 숨을 크게 들이마셨다. 복숭아 향이 났다. 그 애는 손에 핸드폰을 쥐고 있었다. 번호를 안다고 해도 전화를 건다거나 문자를 보낼 수 없겠지만 그 애가 쓰는 숫자의 조합이 궁금했다. 번호가 무엇이든 내게는 필연적인 느낌을 줄 것이다. 그에 관한 정보는 아무리 사소한 것이라도 우리 사이에 존재하는 무언가를 지시하고 있었다. 믿는 그 애와 친구들이 사람들과 부딪치지 않도록 신경 쓰면서 지나갈 때, 그 애가 나를 보았는지 기억나지 않는다.

지우가 다시 학원에 나오는 날, 우리는 엘리베이터 앞에서 만났다. 지우의 친구들은 소개 받는 자리에 낀 사람들처럼 야, 우리 간다, 하고 사라졌고 둘만 남은 우리는 쑥스럽게 웃었지만 서로를 보는 일을 멈추지 않았다.”


PART 3. 긴 행렬을 부르는 그림 - 이민경

“기억에 남아 있는 순간부터 나는 늘 여자들과 같이 살고 싶어했다. 정확히는 여자들 사이를 눈으로 주파해 만든 순간 속에 영원히 남고 싶었다. 가나출판사에서 나온 만화 그리스 로마 신화가 유행이었으니 초등학교 삼학년 쯤이었다. 학급에서 여자아이만 열 명 남짓 교실 뒤편으로 불러 모았다. 아이들은 저학년이 짓기 마련인 맹한 얼굴로 순순히 말을 들었다. 너네 다 그리스 로마 신화 봤지. 거기서 여신 이름 하나씩 가져. 일단 나는 아르테미스 할게. 이 종이에다가 선서를 해. 그리고 내일까지 오백원씩 가지고 나와서 시영아파트 앞에서 파티하는 거야. 아이들에게 서명을 종용한 선서에는 남자를 사귀지 않는다, 서로 싸우지 않는다는 구절이 적혀 있었다고 기억한다. 창피해서 바꾸어 서술하고자 했지만 정확히 고백하자면 남자에 울지 않는다, 였다.
그들과 다음 날 실현하고 싶은 그림은 만질 수 있을만큼 선명했다. 아파트 앞 초록색 잔디밭, 초록색 잔디 위로 쨍하고 노랗게 부서지는 햇볕, 등을 보이고 둘러앉은 여자아이, 1.5리터 밀키스와 칠성사이다. 문제는 파편이 선명한 데 비례하여 그 외부를 구성하는 능력이 전무했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시영아파트에 살아보지도 않았으면서 어째서 그리로 모이라고 했을까? 그러고보면 상상력은 한 장면을 그리는 과정에서 고르게 퍼져 있지 않은 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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