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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한국소설 > 2000년대 이후 한국소설
· ISBN : 9791197138256
· 쪽수 : 292쪽
책 소개
목차
Lemon _ 10
행성 정렬 _ 58
어스 _ 114
그해 겨울 눈 덮인 해변에서 _ 180
당신이 모르는 달에 관한 108가지 이야기 _ 242
저자소개
책속에서
이상하게 여긴 점은 보통 레몬은 청으로 만들어 먹거나 샐러드 또는 생선에 뿌려 먹는데, 아내는 생으로 먹는다는 것이다. 마치 사과를 먹듯이. 직접적으로 비타민 섭취를 하려는 건지, 아니면 매운맛 대신 신 맛에 빠진 건지 헷갈렸다. 혹은 손가락 재활치료에 좋은 음식인지도 모른다. 그날도 어김없이 생으로 레몬을 먹는 아내에게 물었다.
"무슨 레몬을 그렇게 먹어?"
"과일인데 뭐."
"과일도 과일 나름이지. 그 신 레몬을 생으로 말이야. 안 셔?"
"아니. 많이 셔."
"그런데 왜 그렇게까지. 나는 벌써부터 침 고인다."
"민수씨, 레몬 뜻 알아?"
"레몬에 뜻이 있어?"
「Lemon」 중에서
"너는, 나는 쥐약도 안 먹고, 대학도 가고, 연애도 하고, 여행도 많이 다니고 재밌는 시간들을 많이 보내게 돼."
35살 미정은 애써 미소 지어 보였지만 지금 자신의 처지를 생각하니 가슴이 미어져 얼굴이 미묘하게 일그러졌다.
"스스로 예뻐하라는 말, 너무 막연하지. 그럼 이건 어떨까. 거울 자주 보면서 예쁘다 말하고, 도서관도 자주 가. 너 스스로 너와의 약속을 많이 만들어. 수첩에 기록을 해도 좋겠지. 도서관에서 책 한 권 빌리기, 다음날이나 다음 주에 그 책 반납하고 다른 책 빌리기, 스마트폰, 아니 핸드폰으로 매일 같은 장소 사진 찍기. 인스타그램 아니, 싸이월드 하루 30분 안 넘기기. 매일 세 줄 아무 글이나 쓰기, 책을 베껴 써도 좋아. 교과서 말고 도서관에서 빌린 책을 필사하는 거지. 유행가 댄스 동작 한 부분 따라 해보기. 그렇게 너 자신과 약속을 자꾸 만들고 지키다 보면, 무조건 공부해야지라고 계획할 때보다 훨씬 더 재밌는 시간들이 늘어나게 될 거야."
「행성정렬」 중에서
어지러운 뭍의 세계를 떠나 잠잠한 바다로 들어오니, 그는 한결 편안 해졌다. 할 수만 있다면 영영 바다 속에서 머무르며 살고 싶었다. 별다른 에너지 공급 없이 이 속에 갇혀 인공파도만 타고 다닐 수 있다면 행복할 것 같았다. 저들은 이 감정을 느껴본 적이나 있을까?
「어스」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