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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인문학 > 인류학/고고학 > 인류학
· ISBN : 9788932023380
· 쪽수 : 167쪽
책 소개
목차
서문 9
제1장 토템 환상 27
제2장 오스트레일리아 유명론 49
제3장 기능주의적 토테미즘 79
제4장 지성을 향하여 101
제5장 ‘안’으로부터의 토테미즘 125
옮긴이 해설 143
참고문헌 157
찾아보기 162
리뷰
책속에서
백인-성인으로 대표되는 정상적 인간의 사고 양식 체계를 수립하기 위해서는 그들 밖에 있는 인간의 인습과 종교를 수집하는 것만큼 편한 게 없었다. 사실 이런 것들은 매우 이질적이기 때문에 분류가 쉽지 않은 것인데, 우리 서구 문명을 비롯해 다른 문명에서 그들의 모습, 그들의 행동을 바로 인지할 수 있도록 그 이질적 요소들을 전혀 활성적이지 않은 한 덩어리로 뭉쳐 하나의 개념을 만들어낸 것이다. 그런데 이 개념이 공격적이지 않은 게 아니다. 토테미즘은 엑소시즘처럼 우선 우리 세계 바깥에 대한 생각을 투영한 것이다. 기독교적 사고의 핵심은 인간과 자연을 불연속적으로 놓는 것이다. 이 불연속성을 당연한 것으로 만들기 위해 이 ‘두번째 자연’의 특성을 거꾸로 뒤집어놓을 것이 요구된다. 자기 고유의 전개 과정이 있는 ‘원시적primitif’ 혹은 ‘태곳적archa?que’ 상태를 개화해 문명화된 인간을 만들면 불연속성의 문제로부터 해방될 수 있다는 헛된 희망을 가져서 그런 것일까?
토테미즘이 처음부터 모든 카드 패를 다 펼쳐 보인다는 것이다. 동물 혹은 식물 조상과 그 인간 후손 간의 이행 단계를 밝히는 데 유보적인 것은 없다. 이쪽에서 저쪽으로 가는 통행은 반드시 불연속적으로 파악된다(동시에 행해지는 같은 형태의 모든 통행). 최초 상태와 최후 상태 간의 모든 감각적 인접성을 배제하는 일종의 ‘막을 내리지 않고 하는 무대 전환’ 같다. 자연물 발생과는 거리가 먼 토템 발생은, 아니 그에 대한 환기는 적용, 투영 혹은 분리로 귀착된다. 그것은 환유 관계로, 그 분석은 ‘인류생물학ethno-biologie이라기보다 ‘인류논리학ethno-logique’에 가깝다. 말하자면 A족은 곰에서 ‘내려왔고,’ B족은 독수리에서 ‘내려왔다’고 할 때, 두 종 사이의 유사점은 A와 B 사이의 관계를 설정하기 위해 구체성을 띤 축약법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엘킨은 토테미즘을 변별적 두 실체로 분해한 후 너무 분리된 느낌이 들자 다시 하나의 단위체로 만들고자 했다. 모든 토테미즘 형태는 이중 기능을 한다. 하나는 자연과 인간의 연관성, 상생을 표현하는 것이고, 또 하나는 현재와 과거의 연속성을 표현하는 것이다. 그러나 그 형식은 너무나 모호하고 일반적이고 보편적이어서, 왜 시간적 지속성을 인간 최초의 조상은 동물 외양을 가진다는 식으로 표현해야 하는지 전혀 이해하지 못했을뿐더러, 사회 집단의 연대가 복수 토템의 숭배 형태 아래 필연적으로 확고해질 수밖에 없었는지도 이해하지 못했다. 이것은 그냥 토테미즘이 아니다. 그게 어떤 것이든 그것은 모든 철학, 모든 종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