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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외국에세이
· ISBN : 9788932920795
· 쪽수 : 320쪽
책 소개
목차
들어가며
유동 사회
1부 늙은이와 젊은이
잘못 산 13년
옛날 옛날에 처칠이 살았다
아름다운 것은 추하고, 추한 것은 아름답다?
신은 안다, 내가 바보라는 걸
나는 트위터를 한다, 그러므로 존재한다
사생활의 상실
늙은이들이 살아남는 방법
2부 인터넷 세상
인터넷 과잉? 하지만 중국에서는……
인터넷으로 자료를 베끼는 방법
시인들은 어디로 가는가?
교사는 어디에 필요할까?
핸드폰을 삼키다
딸기 크림 케이크
핸드폰과 「백설 공주」에 나오는 왕비
3부 음모와 대중 매체
〈깊은 목구멍〉은 어디에 있는가?
음모와 비밀
아름다운 사회
우연의 일치를 믿지 마라
두 명의 빅 브라더
〈지적인 말〉
경찰의 탐문 조사와 무례한 인간
영웅이 필요한 나라는 불행하다
시간과 역사
4부 인종주의의 여러 형태
히잡을 쓰라고 누가 명령했을까?
반유대주의자들의 모순
알려지지 않은 아내와 남편들
톰 아저씨의 귀환
『쥐』에서 샤를리까지
5부 철학과 종교 사이
사랑과 증오
죽음은 어디에 있을까?
우리의 파리
순록과 낙타
쉿, 그런 이야기는 하지 않는 게……
동방 박사, 대체 그들은 누구인가?
6부 글을 쓰고 읽는 것에 대하여
아름다운 필체에 대한 단상
페스티벌에서 서로 얼굴을 본다는 것
범죄 소설과 철학
읽지 않은 책에 관하여
저장 매체의 불안정성에 관하여
들어 본 농담이라면 날 좀 멈춰 줘!
기념 논문집
늙은 홀덴
또 다른 아리스토텔레스의 발견
몬탈레와 딱총나무
거짓말과 〈마치 그런 것처럼〉의 세계
불신과 동일시
누가 종이호랑이를 무서워할까마는……
7부 뻔뻔하고 멍청한 인간부터 황당하고 정신 나간 인간들까지
로마의 한 미국 여인
우리가 B를 아예 무시해 버리면
좌파와 권력
용서를 구합니다
기적의 약, 모르타크
나폴레옹은 없다
골 빈 인간들과 신문의 책임
옮긴이의 말
리뷰
책속에서
인터뷰에서는 흔한 일이지만, 그저께 한 인터뷰어가 지금껏 살아오면서 내게 가장 큰 영향을 준 책이 무엇이냐고 물었다. 만일 평생 내게 결정적인 영향을 끼친 책이 정말 단 한 권만 있다면 나도 이 질문에 아무렇지도 않게 대답하는 다른 많은 사람처럼 바보 멍청이였을 것이다. 어떤 책은 내 20대에 큰 감명을 주었고, 어떤 책은 내 30대의 삶에 방향타가 되어 주었다. 그런 의미에서 나는 어떤 책이 1백 세 때의 나를 흥분시킬지 정말 궁금한 마음으로 기다린다.
1945년 1월 5일 나는 공작 수컷처럼 잔뜩 허세를 부리며 신부님에게 말했다. 〈신부님, 저 오늘 열세 살 됐어요!〉 그러자 신부님은 툴툴거리듯 툭 던지셨다. 〈잘못 살았네.〉 무슨 말일까? 무슨 뜻으로 그런 말을 하셨을까? 나이가 그쯤 됐으면 진지하게 고해성사라도 해야 한다는 말일까? 아님, 고작 남들 다 하는 생물학적 의무 수행이나 한 걸 갖고 칭찬받길 기대해서는 안 된다는 뜻일까? 혹은 속정을 숨긴 채 겉으로만 툴툴거리는 피에몬테 사람 특유의 방식대로 애정 담긴 축하의 말을 그렇게 에둘러서 표현한 것일까? 그러나 나는 안다. 스승이라면 의당 제자를 항상 시련으로 몰아넣어야 하고, 필요 이상으로 칭찬해서는 안 된다는 점을 신부님이 내게 일깨우려 하셨다는 것을.
나는 트위터도, 페이스북도 하지 않는다. 그건 헌법이 허용한 권리다. 그런데 트위터에 내 가짜 계정이 있는 게 분명하다. 그걸 안 순간 나는 꼭 카살레조의 짝퉁이라도 된 기분이었다. 한번은 어떤 부인을 만났는데, 느닷없이 내게 감사의 인사를 했다. 트위터에서 내 글을 잘 보고 있고, 심지어 가끔 나와 대화를 주고받으며 지적으로 많은 도움을 받고 있다는 것이다. 나는 트위터상의 그 인물은 가짜 에코가 틀림없다고 점잖게 설명했지만, 부인은 마치 자기를 자기가 아니라고 말하는 사람을 마주하고 있는 것처럼 나를 빤히 바라보았다. 트위터를 하지 않으면 존재하지도 않는다고 생각하는 사람의 표정이었다. 데카르트의 말을 변주하자면 〈트위토, 에르고 숨Twitto, ergo sum〉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