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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역사 > 세계사 일반
· ISBN : 9788950919696
· 쪽수 : 440쪽
· 출판일 : 2023-06-01
책 소개
목차
서론: 자유시장 사상의 기원, 새로운 이야기 9
1장 키케로의 꿈 25
2장 신의 질서가 이끄는 경제 41
3장 중세의 시장 메커니즘에 작동하는 신 65
4장 피렌체의 부, 마키아벨리의 시장터 91
5장 국가를 수단으로 삼은 잉글랜드의 자유무역 107
6장 네덜란드공화국의 자유와 부 129
7장 장 바티스트 콜베르와 국가가 만든 시장 149
8장 태양왕이 가져온 악몽과 자유시장의 꿈 175
9장 행성의 운동과 잉글랜드 자유무역의 신세계 195
10장 영국 대 프랑스: 무역 전쟁, 부채, 낙원 발견의 꿈 209
11장 프랑스의 자연숭배와 계몽주의 경제학의 발명 223
12장 자유시장 대 자연 249
13장 애덤 스미스, 자애로운 자유무역 사회 265
14장 자유시장 제국 295
15장 미덕의 종말: 자유주의와 자유 지상주의 323
결론: 권위주의적 자본주의, 민주주의, 자유시장 사상 357
감사의 말 365
역자 해제 367
주 383
찾아보기 423
책속에서
고등교육에 입각한 철학적이고 도덕적인 농업사회를 세우고자 했으며, 또 시장의 자유를 위해서는 국가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믿은 키케로와 스미스와 같은 과두제적인 시장 설계자들이 도대체 어쩌다가 기업에 모든 자유를 허하라고 전투적으로 외치는 프리드먼과 같은 부류의 사람으로 맥이 이어지게 된 것일까? 그리고 오늘날의 자유시장 사상은 어떻게 해서 국가의 경제 개입이 무조건 부의 창출과 자유의 존재를 위협하는 행위라는 경직된 양자택일의 철학으로 진화하게 된 것일까? 이것이 이 책에서 대답하고자 하는 질문들이다.
키케로는 훗날 애덤 스미스가 내놓는 시장 사상의 중심적 신조를 미리 선취했다. 교육받은 엘리트 남성들이 농업에 초점을 두어 올바르고 윤리적인 방식으로 재화를 교환한다면 시장은 스스로 작동하고, 이에 따라 부를 생산해 내며, 결국에는 공화국이 번영하게 된다는 것이 키케로 사상의 요지다. 그리고 기독교가 서유럽을 지배하기 시작하면서 이러한 균형의 모델은 경제철학에서 가장 오래 지속되는 개념의 틀이 됐다.
기독교는 상업 교환이라는 개념에서 키케로의 시스템처럼 단지 의무와 미덕만이 아니라 인간의 욕망에도 기반을 두는 것으로 전환시켰다. 물론 이때의 욕망이란 지상의 쾌락을 추구하는 에피쿠로스주의자들의 욕망은 아니다. 기독교인들은 인간이 만약 부를 거부하고 경건한 삶을 선택한다면 “신의 보이지 않는 손”—성 아우구스티누스의 말로서 글자 그대로의 뜻을 담고 있다—이 천국의 보화를 가져다줄 거라고 했다. 구원이라는 기독교의 관념은 이렇게 훗날의 자유시장 사상의 개념적 모델을 제공한다. 개인의 선택에 따라 끝없는 천상의 부라는 낙원에 이를 수 있다는 말이다. 초기 기독교는 근대의 경제 문화에 중요한 유산을 남긴 셈이다. 비록 존재하는 것은 아니라고 해도, 완벽한 시장 조건에 도달하려면 사람들의 끊임없는 열망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생각이었다.